옥영대 경기북부보훈지청 주무관
옥영대 경기북부보훈지청 주무관

[고양일보] 7월 27일은 동족상잔의 고통을 준 6.25전쟁의 ‘정전협정’이 체결된 날이며, 동시에 유엔 참전용사의 희생과 공헌에 감사하는 ‘유엔군 참전의 날’이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6.25전쟁에 유엔군이 참전했다는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그 희생을 기리는 '유엔군 참전의 날'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70년 전, 이름조차 생소한 대한민국이라는 낯선 땅에 해외의 젊은이들 발을 내딛었습니다. 오로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수호와 우리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목숨을 담보로 싸워나갔고 수많은 희생이 뒤따랐습니다. 만약에 당시 유엔군 참전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의 모습은 크게 달라져 있을지도 모릅니다. 6.25전쟁에 참전한 유엔군은 총 22개국(병력지원국이 16개국, 의료지원국이 6개국)이며, 물자를 지원한 국가는 40여개의 나라에 이릅니다. 전 세계가 우리를 도와준 것입니다.

2020년 5월, K-방역으로 코로나19 극복에 선두에 서 있는 대한민국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6.25전쟁 참전국에 100만 장의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 방역물품을 전달했습니다. 이는 70년 전 우리나라를 도와준 UN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고 보답하겠다는 정부의 보은(報恩)의 의지가 담긴 보훈외교로, 전체 참전용사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에 50만 장, 그 외 21개국에는 참전 인원과 코로나19 확진자 현황 등을 고려해 50만 장을 적절히 배분하여 전달했습니다.

휴전협정을 조인하는 유엔군 사령관과 북한 측 대표
정전협정을 조인하는 유엔군 사령관과 북한 측 대표

아울러 지난 3월에도 6.25전쟁에 참전한 195만여 명의 유엔참전용사에 대한 정부차원의 예우와 22개 유엔참전국과의 우호증진 등을 내용으로 하는 「유엔참전용사의 명예선양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면서 또 하나의 보은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이번 법률 제정으로 기존 유엔참전국 및 참전용사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업무를 추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은 물론,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신 유엔 참전용사와 유가족에게 경의를 표하고 그 희생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계기가 마련됐습니다.

6.25전쟁은 7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해결되지 않은 우리들의 아픈 과거사입니다. 매년 돌아오는 7월 27일이지만, ‘유엔군 참전용사의 날’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며, 그들의 숭고한 희생과 공헌에 경애하고 감사하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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