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포드대 임상 시험
옥스포드대 임상 시험

[고양일보]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5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는 가운데 각국의 백신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세계 20여 개 기관과 기업이 속도전을 펼치면서 영국과 미국에서 올해 안에 백신 개발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영국 옥스퍼드대와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1차 임상시험 참가자 모두에게서 항체가 형성됐다고 21일 발표했다. 옥스퍼드대 연구를 주도하는 세라 길버트 교수는 이날 “연내에 백신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영국 BBC에 따르면 참가자 1077명의 체내에 코로나19 독성을 방어하는 항체와 T세포(감염 세포를 없애는 세포)가 형성됐다.

또 이날 중국 제약사 칸시노바이오로직스(시노백)와 베이징생명공학연구소는 참가자 500명의 대다수에게서 높은 면역 반응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미국 화이자는 실험용 코로나19 백신의 두 번째 초기 시험에서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피실험자 60명 중 백신 접종군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중화항체가 형성됐으며, 특히 코로나19에 대항하는 고도의 T세포 반응을 만들어냈다.

국내의 한 전문가는 “아스트라제네카―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만드는 백신이 성공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국내에서도 백신 개발의 속도를 높이고 해외 백신 확보에도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말까지 백신 개발이 성공할 경우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접종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해외에서 백신이 개발되면 국내 공급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문제다. 이미 주요 선진국들은 백신 선점 경쟁에 돌입했다. 우리나라 정부도 21일 SK바이오사이언스, 아스트라제네카와 백신의 국내 생산 및 공급에 협력하기로 하는 의향서를 체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후보물질을 생산하게 되는데 이 중 일부를 국내에 공급하도록 한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최종 임상시험 완료 전인 9월부터 백신을 미리 생산할 계획이다. 연간 20억 명분 생산이 목표인데 이미 8억 명분은 주인이 정해졌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이 계약을 체결했고 브라질과 일본이 백신 공급을 예약했다.

전문가들은 백신보다 코로나19 치료제의 연내 개발 가능성을 더 높게 본다. 한 전문가는 “치료제는 투여 후 환자가 낫는지 보면 된다. 하지만 백신은 병에 걸리지 않은 사람에게 접종한 후 정말 감염되지 않는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안전성·유효성 검증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백신과 달리 국내 여러 제약사도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이달 17일 기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승인된 임상시험은 모두 11건이다. 정부는 올해 혈장치료제, 내년 항체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저작권자 © 고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