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엽 대장 별세, 6.25 전쟁 영웅 vs 친일행적자 논란
백선엽 대장 별세, 6.25 전쟁 영웅 vs 친일행적자 논란
  • 최국진 편집국장
  • 승인 2020.07.1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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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부동 전투 백 장군, "내가 물러나면 나를 쏴라“
항단원, 간도특설대 복무 독립군 토벌한 친일파

[고양일보] 백선엽 예비역 육군 대장이 지난 10일 오후 11시경 100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장례는 5일간 육군장(葬)으로 치러지고 장지는 서울현충원이 아닌 국립대전현충원 장군 묘역으로 정해졌다.

일제 만주군에서 복무한 친일 이력으로 생전부터 현충원 안장(安葬)을 두고 잡음이 있었다. 안장 문제는 올해 백 장군 자신이 직접 현충원에 묻히고 싶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본격화됐다.

고 백선엽 예비역 육군 대장, 지난 10일 100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고 백선엽 예비역 육군 대장, 지난 10일 100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미래통합당은 백 장군을 서울현충원에 안장하고 장례도 국장으로 격상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민주당은 당내 일부 의원들이 친일인사 파묘(破墓, 무덤을 파냄)를 주장(김병기·이수진 의원)하며 관련 법안(친일반민족행위자의 국립묘지 안장 배제, 정용기 의원)까지 발의했다.

육군 예비역 단체인 대한민국육군협회와 대한민국재향군인회(향군)는 “백선엽 장군은 6·25전쟁에서 승리를 이끌었던 전쟁 영웅”이라며 서울현충원 안장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나 25개 독립운동가 선양단체로 이뤄진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항단연)은 “간도특설대 장교로 복무하면서 독립군을 토벌하던 악질 친일파를 후대에 6·25 공로가 인정된다고 국립현충원에 안장하는 것이 정령 나라다운 나라인가”라고 되물으며 백 장군 현충원 안장 결정을 취소할 것을 촉구했다.

백 장군은 생전에 자서전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간도특설대 복무 경력과 관련해 “간도특설대 부임 당시 항일 독립군은 일본군의 토벌 작전에 밀려 다른 지역으로 옮아가고 없을 때였다”고 말했다.

1920년 평남 강서군 덕흥리에서 탄생한 백선엽 장군은 6·25 전쟁 초반인 1950년 8월 대구에 진출하려던 북한군을 다부동 전투에서 물리쳤다. 이 승리로 한국군과 유엔군은 낙동강에 교두보를 마련했고, 인천상륙작전을 통해 반격할 수 있게 됐다. 다부동 전투에서 그는 패퇴 직전인 아군에게 "내가 물러나면 나를 쏴라"고 말하며 인민군이 점령한 고지로 뛰어 올라갔고 전세를 역전시켰다. 나중에 다부동 전투의 승리는 미(美)군사학교 교재와 전사(戰史)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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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다부동 전투 당시 대구에서 백선엽

1952년 7월 육군참모총장에 임명, 1953년 1월 한국군 최초 4성 장군이 됐다. 정전 회담 때는 한국군 대표로도 참가했다. 1959년 합참의장을 지낸 뒤 1960년 5월 31일 예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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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 7월 10일 첫 정전회담을 위해 이륙하기 전 백선엽 육군 소령, 미 공군 H-5 헬기 앞에 서 있다.

태극무공훈장과 미국 은성무공훈장을 받았고, 전역 후 외교관, 교통부 장관, 경영인으로 활동했다. 유족으로 부인 노인숙 씨, 아들 백남혁·남홍 씨, 딸 남희·남순 씨가 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11일 백 장군에 대해 "진심으로 그리울 영웅이자 국가의 보물"이라며, "백 장군은 오늘날 한미동맹을 구체화하는데 믿을 수 없는 공헌을 했다"며, "6·25전쟁 당시 군인으로 복무하고, 한국군 최초 4성 장군으로 육군참모총장까지 한 백 장군은 영웅"이라고 말했다.

1953년 한국에 주둔하고 미국 군대를 사열하고 있는 백선엽 장군
1953년 한국에 주둔하고 미군을 사열하고 있는 백선엽 장군

한편, 합참차장 출신의 신원식 의원은 12일 오후 성추행 의혹으로 고소된 직후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서울특별시장(葬)과 관련해 "파렴치한 의혹과 맞물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자치단체장은 대대적으로 추모하면서, 구국의 전쟁 영웅에 대한 홀대는 도를 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은 편협한 정치적 논리에서 벗어나라. 문 대통령이 직접 조문하고, 여당도 진심 어린 공식 애도 논평을 발표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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