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일보] 고양시 덕양구 원당성당 교인 7명이 2일부터 9일 사이에 잇따라 코로나19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아 성당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교인 7명과 가족 2명 등 모두 9명이나 된다. 

문이 굳게 닿혀 있는 고양시 덕양구 소재 원당성당
문이 굳게 닫혀 있는 고양시 덕양구 소재 원당성당

고양시 소재 종교시설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은 처음으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확진자 7명은 모두 원당성당 미사 참석자들이다. 원당성당은 7일 오전 확진자가 나온 후 폐쇄됐다.

고양시는 7일 오전 확진자 2명 이외에 오후 9시30분 원당성당 교인 2명(덕양구 성사동, 주교동 거주)이 코로나19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무증상 상태였으나 같은 성당 교인들이 이날 오전부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덕양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코로나19 검사를 한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원당 성당 신자들 가운데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자 방역 당국은 7일 오후 성당에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최근 미사에 참석한 620명 중 595명에 대해 전수검사를 실시했다.  10일 오전 9시 기준 595명 중 1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594명은 음성판정을 받았다.  

시는 10일 오전까지 검사를 받지 않은 25명은 모두 전화번호 오류 등 불통자라고 밝히고 언론과 SNS를 통해 이번 주말을 포함해 다음 주 초까지 덕양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즉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적극 홍보에 나섰다. 이들 25명은 원당성당 교적자가 아니고 연락자체가 되지 않는 등 특정할 수 없는 인원으로 분류됐다.

경기도 역학조사관의 조사 결과 감염경로가 미사보다는 종교활동 및 소규모 종교모임에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나면서, 고양시는 모든 시민에게 소모임, 통성기도, 성가대활동 등 각종 대면 모임 활동과 단체 식사를 자제하는 문자를 통보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0일 오후 6시 이후 정규 예배(미사 등) 외의 모임, 행사, 단체식사를 금지하고, 상시 마스크 착용 등의 방역수칙 준수를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고양시는 또 원당성당 관련 확진자가 늘어나자, 인근 원당시장에 대한 특별 방역대책을 마련했다. 우선 시장 출입문 4개소에서 마스크 미착용자의 출입을 통제하고 재래시장 방문자 관리를 위해 QR코드 관리시스템 도입을 의무화했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고양시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첫 사례이니 만큼, 대규모 행사, 밀폐된 장소에서의 장시간 소모임 등은 자제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고양시에 따르면 덕양구 성사동에 거주하는 A씨와 B씨가 고양시의 69번째와 70번째로 확진자로 각각 판정됐다. A씨와 B씨는 앞서 확진 판정을 받은 고양시 68번째 확진자의 원당성당 교우로, 접촉자로 분류되어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확진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B씨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성당미사에 나갔다. 동거인으로는 A씨에게 가족 한 명이 있어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덕양구보건소는 A씨는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 격리병상에, B씨는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에 이송하고 자택 등 주변에 대해 방역을 실시했다.

원당성당 선별진료소
원당성당 선별진료소

고양시에서 코로나19 확진자수는 지난 3월 25일 20명에서 해외 유입자의 증가세로 4월말 39명으로 늘어났다가 5월들어 국내 확진자가 15명에서 25명으로 급증하면서 49명으로 늘어났다. 쿠팡 고양 물류센터 직원 확진 판정 후 5월 28일 물류센터가 폐쇄된 뒤 6월들어 국내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고양시의 국내 확진자수는 6월 초 24명에서 한 달 동안 12명이나 늘어났고 7월 들어서도 일주일 동안에 확진자가 12명이 늘어나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  8일 현재 코로나19에 감염된 고양시민은 74명(국내 감염 49명, 해외감염 25명)으로 늘었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산을 주도하는 것이 변이된 바이러스로 전염력이 매우 강하다는 점에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초기 우한 교민과 구로콜센터 집단 감염에서는 S형 바이러스가, 신천지교회와 청도 대남병원 감염 등에선 V형이 주로 검출됐다. S형과 V형은 코로나 유행 초기 주로 중국과 아시아 지역에서 확인된 바이러스다. 그런데 4월부터 미국과 유럽에서 먼저 돌던 변이된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나라로 들어와 광주와 대전을 휩쓸고 있다. 경북 예천 집단 감염부터 5월 이태원 클럽과 쿠팡물류센터 감염, 최근 광주 광륵사와 대전 방문판매업체 감염까지 모두 미국과 유럽을 휩쓴 G형의 일종인 GH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최근 주로 GH그룹이 도는 것은 3-4월에 유럽이나 미국이나 이런 해외에서 굉장히 많은 입국자가 있었고 그때 유입됐던 바이러스들이 최근에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6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GH 그룹의 바이러스가 주로 유행 중"이라며 "GH 그룹 바이러스는 S(그룹 바이러스) 유전자의 변이로 세포에서 증식이 보다 잘되고, 인체세포 감염 부위와 결합을 잘해 전파력이 높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4월 초 경북 예천 집단발병과 5월 초 서울 이태원 클럽 발생 사례 이후부터 대전 방문판매업체, 광주 광륵사 관련 사례를 포함해 최근 발생 사례는 GH 그룹에 속하는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검출한 바이러스 526건에 대한 유전자 분석 결과 GH 그룹의 바이러스가 63.3%인 333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V 그룹 바이러스 127건, S 그룹 바이러스 33건, GR 그룹 바이러스 19건, G 그룹 10건, 기타 그룹 4건 등의 순이었다. GH 그룹 바이러스는 전체의 약 63%를 차지하는데 이태원 클럽과 경기도 부천 쿠팡물류센터, 수도권 개척교회, 서울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 삼성서울병원, 양천구 탁구장, 도봉구 성심데이케어센터, 서울시청역 안전요원 등 최근 발생한 수도권 집단감염 사례에서 주로 검출됐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7일 오후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현재도 국지적으로 유행 중인 지역사회 감염이 언제 전국으로 확산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전국적으로 이동량이 늘어날 수 있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주의와 경각심이 다시금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활 속 코로나19 백신은 실내외에서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손 씻기 등 위생수칙을 준수하는 것"이라며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고 대화나 휴대전화 통화 시에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코로나 19 확진자 유래 바이러스 분류>
분류 체계 분석건수 역학정보
S 그룹 33 초기 해외유입 사례, 우한 교민, 구로콜센터, 해외입국자 등
V 그룹 127 수도권
 - 분당재생병원, 성남 은혜의강교회, 의정부 성모병원, 구로 만민중앙교회
영남권
 - 신천지 대구교회, 청도 대남병원, 경북 성지순례단, 부산 온천교회, 봉화 푸른요양원
중부권
 - 천안 줌바댄스, 정부세종청사(해양수산부)
기타
 - 해외입국자
G 그룹 10 해외입국자
GH 그룹 333 수도권
 - 이태원 클럽, 쿠팡물류센터, 수도권 개척교회, 리치웨이, 군포·안양 목회자모임, 삼성서울병원, 원어성경연구회, 행복한 요양원, KB 콜센터, 한국대학생선교회(CCC), 양천구 운동시설, 성심데이케어, 부천 구성심리상담소, 서울시청역 안전요원, 마포구급대원
영남권
 - 경북 예천, 대구 달서구 일가족
중부권
 - 대전 꿈꾸는교회, 대전 방문판매업체
호남권
 - 광주 광륵사 광련(금양빌딩, 제주여행)
기타
 - 해외입국자(미국, 유럽 등)
GR 그룹 19 부산 김천항 입항 러시아 선박 선원, 해외입국자
기타 그룹 4 일본현지 확진자 접촉자, 싱가포르 출장 관련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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