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출하라

모든 수험에서 기출에 대한 학습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런데 기출을 단순히 푸는 것만으로 그에 대한 학습이 마무리되었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기출을 학습하는 데 있어서 학생들이 주의할 점은 문제에 반영된 출제의 원리, 문제에 숨어 있는 함정, 문제에서 주어진 조건 중에서 핵심이 되는 key-word, 문제에 반영된 개념, 학습자 본인이 부족한 개념은 무엇인지를 분석하는 것이 기출 학습의 주안점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학생들 입장에서 이와 같은 사항들을 전부 분석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수험생 입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학습의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해 본다.

① 점수대별 학습법

수능 모의고사 기출 문제의 배점에 따른 기준을 살펴보면 2점-3점-4점으로 구성된다. 그런데 4점 문항을 좀 더 세분화하여 다시 분류하면 [2점-3점-쉬운 4점-준킬러 4점-킬러4점]으로 구성된다고 할 수 있다. 이 때 1회 기출 학습을 할 때는 [2점-3점-쉬운 4점]까지 한 바퀴를 돌려본다. 2회 기출 학습시에는 [쉬운 4점 오답-준킬러 4점-킬러 4점 맛보기]. 3회 학습시에는 [준킬러 4점 오답-킬러 4점]. 이렇게 단계별로 학습을 실천해 본다. 특히 킬러 4점 학습시에는 10분~15분을 정해서 풀어보다가 안 풀리면 해설을 참조하여 문제 풀이의 과정을 역추하는 방식으로 학습하고 문제 조건 중에서 핵심 키워드를 요약정리하며, 본인이 부족한 개념을 정리해 본다.

② 출제기관별 학습법

기출문제는 출제기관에 따라 평가원 모의고사, 교육청 모의고사, 수능으로 분류된다. 이 중에서 수능의 출제를 주관하는 기관인 평가원 모의고사가 수능 학습에 좀 더 중요한 기출이긴 하다. 그러나 교육청 모의고사 중에서도 평가원이나 수능 기출의 출제 원리가 동일하게 반영된 우수 문항들도 많다. 따라서 1회 학습 시에는 출제기관을 구분하지 않고 교육청, 평가원, 수능 기출을 함께 학습한다. 2회 학습 시에는 교육청 기출은 오답만 정리하고 평가원, 수능 기출 위주로 복습한다. 수능을 앞두고는 수능 기출만 위주로 복습하도록 한다.

③ 기간별 학습법

수능 기출은 개정교육과정에 따라 출제의 경향의 변화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대표적인 유형이 추론능력을 테스트하는 빈칸추론형 문항이 2011학년 수능까지는 등식이나 부등식을 증명하는 과정으로 출제되었고, 2016학년 수능까지는 수열 점화식에서 식을 정리하는 과정에서의 빈칸추론으로 출제되었으며, 지난 4년간 수능에서는 확률과 통계 과목의 풀이과정에 대한 빈칸추론형으로 출제되었다. 따라서 개정 교육과정에 맞지 않는 연도의 기출까지 모두 공부하는 것은 지나친 시간 낭비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과목 특성, 단원 특성에 따라 학습의 범위를 정해서 푸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수2, 미적분에 포함된 미분, 적분 단원은 최근 5~7개년 범위, 수1 지수로그함수 단원은 최근 4개년 범위, 수1 수열 단원 역시 최근 4개년 범위, 확통 과목도 최근 4개년 범위에서 학습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다만 수1 삼각함수의 활용은 이번 개정 교육과정에서 수능범위에 포함되어 옛날 기출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기출 문제집에 실려 있는 분량만큼 학습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2] 개념하라

모든 수험에서 개념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을 것이다. 학생들에게 개념학습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반문하면 돌아오는 답변은 대부분 다음과 같다. 공식의 암기, 공식 유도과정의 암기, 개념예제의 암기, 개념문제 풀이의 반복. 틀린 답변은 아니지만 조금 더 구체적인 학습의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해 본다.

① 개념서의 학습법

우선 개념서를 학습하는 것은 문제집을 푸는 것과는 다르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문제집을 푸는 것은 문제를 푼 뒤 맞고 틀리는지를 점검하는 것이 주요한 점이지만 개념서는 말로 듣는 설명을 글로 읽고 스스로 이해하는 과정에 대한 학습이 주요한 점이다. 그래서 개념서는 문제 풀이가 적힌 부분보다는 이론이 정리되어가는 과정에 대한 설명, 대표예제의 바로 하단부에 있는 ‘접근법’, ‘정석’, ‘approach’, ‘bible’ 등등으로 소개되고 있는 부분을 자주 읽는 것이 중요하다. 단원의 순서에 상관없이 매일 10분~15분씩 개념서를 읽는 시간을 가지도록 한다. 문제를 풀지 않고 읽는 것만으로도 차곡차곡 쌓이는 내공의 힘이 시험장에서 문제풀이를 하다가 막히는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으로 발휘될 것이다.

② 수능 만점 개념 노트의 활용법

요즘 학생들은 학교 수업, 학원 수업, 온라인 학습, 과외 등등 다양한 수업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도처에 널려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수없이 우수한 선생님들이 정리해 주시는 개념들을 하나의 노트로 만들어서 자신만의 만점 개념 노트를 작성해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극대와 극소의 개념을 정리한다고 할 때 개념서에 정리된 내용으로는 “f’(x)=0 의 부호변화”라고만 나와 있지만, 다양한 수업과 기출 문제의 학습을 통해 그 구체적인 기출의 표현들을 노트에 담아낼 수 있다. 노트 정리의 구체적인 사례를 덧붙여 본다.

[3] 연계교재 마스터!

수능에서 EBS 70% 연계 출제 정책이 시행된 지도 10여년이 되었다. 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반드시 EBS 교재를 풀어야 하느냐는 질문이다. 70% 연계 출제라는 의미는 뒤집어보면 30%는 연계가 아니라는 의미인데 과연 어떤 의미로 연계 출제를 인식하고 학습해야 하는 질문이다. 대답은 명료하다. 낯선 신유형 문항을 시험장에서 당황하지 않고 풀기 위해서는 반드시 연계교재를 마스터해야 한다. 연계 출제 정책이 자리 잡으면서 좋은 문제를 개발하던 출판사들이 연계 교재 변형 문제집 위주로 출판하기 때문에 시중에 양질의 문제집이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수능적인 문제들의 학습은 연계교재로 국한될 수밖에 없다. 올해 6월 평가원 출제문항을 분석해 보면 신유형 문항들의 연계 출제가 도드라지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올해처럼 과도기적인 수능의 범위 체계 아래서는 연계 교재 위주로 학습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일 것이다.

[4] 실전 연습하라!

시험이 끝나고 나면 대표적인 아쉬움이 준비 부족, 그리고 시험장에서의 시간안배 실패로 인한 시간 부족일 것이다. 실전 시간이 부족한 이유는 한 문제 한 문제를 해석하고 풀이 과정을 떠올리는 데 걸리는 시간이 쓸 데 없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30문제 중 24문제는 반복 출제되는 유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과정을 떠올리는 몇 초간의 시간도 아까울 정도로, 굳이 표현하자면 ‘무조건반사’적인 반응에 의해 풀어 나가야 하는 문제들이다. 이는 진도에 따른 문제집의 순차적인 학습보다는 실전 연습을 통한 전범위에 대한 학습이 이루어질 때 가능한 풀이 스피드가 나온다. 이를 위해서 다음과 같은 실전 학습법을 소개해 본다.

① 3Days – 1Set 학습법 (1) - 50/50/50

3일에 1세트의 실전 모의고사 훈련법이다. 아직 100분의 풀타임을 소화하기 벅찬 학생들은 첫째 날 50분을 시간을 재고 푼다. 다만 첫째 날은 절대로 채점을 하지 않는다. 이유는 다음날 몇 점을 더 맞아야 하는지에 대한 쓸데없는 잔상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이다. 둘째 날 나머지 50분의 시간을 재고 풀고 채점까지 한다. 마지막 셋째 날 오답을 정리하는 방법이다. 학기 중이나 7월말까지 시행하기에 좋은 방법이다.

② 3Days – 1Set 학습법 (2) - 100/50/50

첫째 날 풀타임으로 100분 시간을 정해서 모의고사를 푼다. 둘째 날 오답 정리를 한다. 셋째 날은 고난도 문항에 대해서만 복습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것도 가능하다. 8월 이후 수능 전까지 시행하기에 좋은 방법이다.

③ 수능 평가원 모의고사 풀세트 훈련

앞서 기출 문제집을 통해 단원별로 기출을 학습했어도 30문제 풀세트로 현장감을 살려서 다시 기출문제를 학습하는 방법이다. 시중에 출판된 실전형 기출문제집 또는 EBS 사이트 등에서 시험지를 다운받아서 연습해 볼 수 있다. 수능 시험 1달 전부터 시행하기에 좋은 방법이다.

④ 실전 모의고사의 선별

연계 교재인 수능완성에 실전 5회분, EBS Final 실전 모의고사 문제집 7회분은 수능 준비에서 필수적으로 풀어야 할 실전 세트이다.

[5] 등급대별 학습법

① 4~5등급

기본서와 기출 3점, 쉬운 4점 위주로 반복적으로 출제되는 기출문제 유형을 익숙하게 만들어야 한다. 수능특강 레벨 1~2, 수능완성의 한 유형당 3문제 중에 2문제 위주로 반복적으로 풀어보길 권한다. 시험에서의 목표는 2점 3문항, 3점 13문항, 4점 7문항 합쳐서 23문항 76점을 1차적인 목표로 삼고 학습하도록 한다.

② 2~3등급

준킬러 4점 위주로 업그레이드를 목표로 학습을 하도록 한다. 당장 21번이나 30번 같은 킬러에 대한 도전이 어렵다면 19번, 20번, 28번, 29번에 대한 마스터를 권한다. 조금 더 구체적인 문제 유형으로 제시하면 도형에 관한 활용 문제들(수1 시그마용법과 도형, 수2 함수의 극한과 도형, 미적분 수열의 극한과 도형), 확통 고난도 문항들, 미분이나 적분의 ㄱㄴㄷ 합답형 문항들에 대한 마스터를 통해 등급을 업그레이드하도록 한다.

③ 1등급~100점

92점이나 96점을 받아 1등급이 나오지만 100점을 받고자 하는 학생들은 오히려 기본 문제에 대한 점검을 탄탄히 할 것을 권한다. 그동안 지도해 온 수많은 학생들 중에 100점을 기록하는 학생들의 모의고사 시간 안배를 분석해 보면 50분 안에 26문항의 기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한 후 3~4문제를 40~50분 동안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풀고 검토까지 하는 방식으로 시간을 사용하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에 100점에 오르지 못하고 불안한 1등급을 받는 학생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기본기는 어느 정도 되었다는 생각 속에 킬러 문항 학습에만 몰두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이 학생들은 오히려 시험현장에서 앞부분의 기본 문제들에서 시간이 걸려 평소에 연습해 두었던 킬러 문항에 대한 접근조차 시도하지 못한 채 시험 종료 벨이 울리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100점의 완벽함은 밑바닥부터임을 잊지 않고 학습에 임하길 바란다.

[6] 맺으면서...

“공부에 왕도는 없다.” 필자가 학창시절 학습했던 영어 기본서에 있는 문장이다. 본지에 소개한 공부방법이 왕도일 수는 없다. 아무리 좋은 방법이라도 학생 개인에게 맞지 않는 방법이라면 소용조차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감히 이 방법들이 최소한의 기본이라는 점은 강조하고 싶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실천! 꾸준한 실천! 당장 오늘부터 위 내용을 바탕으로 실천에 들어가고 최소한 일주일간의 꾸준한 실천을 통해 학습의 습관을 마련하고 그 습관이 루틴이 되어 수능 시험 전까지 이어지길 바란다. 당연히 좋은 결실도 맺기를 바란다.

이투스네오 이상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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