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원장
김태영 원장

[고양일보] 가히, 코로나19 시대라 할 만하지 않을까? 태풍은 육지에 도착하면 위력이 꺾이는데, 더위가 오면 꺽일 것이라던 코로나19는 아직이다. 우리들의 일상생활도 조금 느슨해지긴 했었다. 확진자 소식이 끊임이 없는 것도 걱정이고 백신이 언제 완성되어 일상이 복구될 것인가 경제활동은 다시 재궤도에 오를 것인가도 걱정이다.

한창 공부에 집중해야할 입시생을 둔 학부모의 걱정은 또 하나 더 늘었다. 학교 수업을 온라인으로 대체한 교사들은 생경한 온라인 수업 준비로 얼마나 많은 걱정을 가졌을까 알고도 남는다. 하지만 입학을 위해 내신 성적과 비교과 활동 내용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나서는 학생 개개인은 그 걱정이 더 크다.

입학전형은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쉽사리 변경하지 않지만, 2017년 포항 지진으로 수능일이 일주일 연기되었던 초유의 사건은 이제 별 것 아닌 일이 되어버렸다. 코로나19는 올해 대입 일정을 한 달 정도 순연시키는 부담스런 일을 유발했다. 무엇보다 앞서 말한 것처럼 학교 출석, 세부특기사항, 실험, 동아리 활동이 전무한 상황에서 진로탐색의 1학기 활동 기회가 없어졌다는 것은 매우 민감한 문제일 수 있다.

우리는 학생부 기록과 관련해 ‘누군가의 자식들은 특혜를 받았다’라는 추측 기사를 일 년 내내 들었기 때문에 더 심각한 걱정거리라고 할 수 있다.

수시 전형의 수정 사항은?

몇몇 대학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고3 재학생은 학교 출석 수업이 부족하기 때문에 학력 증진의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결국 수시를 지원하는 재학생이 N수생에 비해 불리하다는 여론이 늘었는데, 비교과 영역 뿐 아니라 수능 최저 등급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이 가능하다.

21학년도 서울대, 고려대 수시 최저등급 완화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서울대와 고려대에서 최저등급을 완화했다. 먼저 서울대는 코로나19로 인한 정상적인 교육에 제약이 발생했기에 부득이 <지역균형선발>전형의 최저 등급을 아래와 같이 수정했다. 음악대학을 제외한 전 모집단위에서 4개영역(국어, 수학, 영어, 탐구) 중 3개 영역 이상 3등급이내, 탐구 과목에서도 2개 영역 3등급 또는 4등급 이내로 완화되었다. 또 음악대학 작곡과는 4개영역 중 3개 영역 이상 2등급 이상이었으나, 2021학년도의 경우에는 3개 영역 3등급 이내로 탐구 영역 등급 충족 인정 기준도 2개 과목 등급 합 4등급에서 2개 과목 3등급으로 완화했다. 그리고 음악대학의 성악, 기악, 국악과는 2개영역 이상 4등급 이내로 완화했고 탐구영역은 2개 과목 4등급에서 2개 과목 모두 3등급 이내로 변경되었다.

한편, 서울대 정시모집 일반전형에서도 ‘출결, 봉사, 교과이수기준 항목’에서 모두 충족하지 못할 경우 수능 점수에서 감점 처리하였었는데, 2021학년도에는 교과외영역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과거엔 출결, 봉사, 교과이수기준 등이 기계적으로 반영되어 감점이 있었으나, 올해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단, ‘수업’은 물론 ‘창의적 체험활동’ 등 학교의 교육 활동이 코로나19로 인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학생들의 경험과 성취를 교사들이 기록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고려대 수시 전형에서는 4개 영역 등급의 합6 정도였으나, 21학년도에는 수시 교과 전형(학교추천)에서 인문계 3개 영역 합5, 자연계 3개 영역 등급 합6, 의과대학은 4개 영역 등급의 합5 이내 및 한국사 4등급 이내로 완화했다. 그리고 학생부 종합전형(일반, 학업우수형)에서는 인문계 4개 영역 등급 합7, 자연계 4개 영역 등급 합8, 의과대학 4개 영역 등급 합5, 반도체공학과 4개 영역 등급의 합7로 변경했다.

인하대, 중앙대, 숙명여대, 서울시립대 변경 사항

위 대학들은 최저 등급 합의 변경이 없다. 즉, 숙명여대의 교과전형, 논술전형 2개영역 합4(탐구 1과목 반영), 서울시립대 교과전형 문과 3개영역 합6(탐구 1과목 반영), 자연 3개 영역 합7(탐구1과목 반영), 인하대 교과전형 인문은 3개 영역 합 7등급(탐구 1과목), 자연 2개 영역 합 4등급 이내, 의예과 3개 영역 각 1등급, 중앙대는 3개 영역 합 7등급 등 기왕의 발표된 내용과 같다. 단, 중앙대의 경우 학생부 교과, 논술전형, 실기 전형의 지원자 모두에서 봉사활동 점수를 만점 처리하여 사실상 평가를 제외하는 것으로 보아 대부분의 대학이 ‘교내대회, 창체활동, 교내외 봉사활동 등이 어려운 상황이므로 ‘주어진 여건을 감안하여 공정하고 세심하게 평가’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불리하지만은 않다.

대학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재학생의 학생부를 ‘감안’ 평가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내신 성적 관리는 필요할 것이고, 서울대, 고려대는 최저등급을 완화했으니 불리하지만은 않다. 또한 3학년도 마찬가지이지만 1, 2학년의 경우에도 ‘창의체, 특기사항’의 기록은 온라인 수업과 짧은 출석 수업이었더라도 과제물 제출, 질의, 진로에 대한 관심을 표현한다면 충분히 반영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문제는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고, 1~2년 후 입시를 치를 현 고1, 2학생에게도 해당하는 문제라는 점에서 대학이나 교육당국 모두가 보완할 점이 있는지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 같은 점이 명확해지면 학종에 대한 걱정은 괜한 기우로 바뀌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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