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모의고사) 공부는 하겠는데, 내신은 정말 못하겠어요~!” 
“내신 위주로 공부해서 수능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고양일보] 종종 학생들에게 듣는 말이다. 들을 때마다 참으로 안타깝다. 제대로 로드맵이 잡혀있었다면, 수능과 내신을 굳이 나누지 않아도 됐을 텐데. 특히 가장 안타까운 경우는 2학년 때까지 암기 위주의 내신 학습에만 치중하다가, 막상 3학년이 되어 받은 첫 모의고사에서 3-4등급이 나오는 경우이다. 과연 누가 내신과 수능을 나누었는가.

1. 수능과 내신은 하나의 유기체다!

(1) 절대 평가 시대의 수능 영어의 목표

수능 영어가 절대 평가가 된 이후로, 영어 과목은 수능에 전략적 과목이 되었다. 모든 수능 과목 중에서 고3이 되기 전까지 끝낼 수 있는 과목은 영어가 유일하다.

고3때 영어가 흔들리지 않는 1등급 – 어느 난이도의 시험에도 95점 이상을 유지한다면 – , 그 학생은 남들보다 한 과목이 적은 수능을 치는 것과 같다. 심리적 안정감과 , 안정된 등급을 바탕으로 수시 쓸 때 호기롭게 지를 수 있는 원서 한 장은 덤이다.

(2) 수능 영어 고득점을 위한 두 개의 축 – 영어력과 사고력

수능을 전쟁터에 비유한다면, 영어력을 총알에, 사고력을 총에 비유하고 싶다. 총의 성능(사고력)이 우수하면 연사도 가능하고(문제도 빨리 풀고), 타깃에 대한 정확도(정답률)도 높아지지만 막상 총알 (영어력)이 없으면 위태롭다. 반대로, 총알(영어력)은 충분하지만, 총의 성능(사고력)이 약하면, 적중률(정답률)이 떨어진다. 내신 영어는 학생들에게 ‘영어력’이라는 총알을 마음껏 비축할 수 있는 기회다. 막상 고3이 되면 할 것이 많아서 영어를 꼼꼼하게 점검하고 공부할 마음의 여유와 시간이 아쉬워진다. 1-2학년 때, 내신 범위 지문들을 심도 있게 뜯어보고 분석하는 호사를 누려보자. 내신 준비 기간은 장기적으로 수능을 대비할 근본적인 기회다. 1~2학년때 올바른 학습법으로 제대로 준비하면, 고3때 편안하게 수능 1등급에 다가갈 수 있다.

2. 나는 어디에 있는가. 어디로 가야 하는가.

- 나의 위치 파악과 그에 따른 내신&수능 로드맵 전략

(1) 학생 수준과 학교 시험 수준에 따라 선택해야 할 로드맵

A. 객관적 영어력이 약하고, 학교 시험 문제가 어렵지 않은 경우

학생에게 기회다. 학교 시험문제가 어렵지 않으므로, 시험기간에 성실히 하면, 최대한 따라잡을 수 있다. 학교 자료 위주로 성실하고 꼼꼼하게 세세히 분석해보면서, 스스로 약점을 찾아가는 것이 좋다. 우선 지금 학교 공부를(문법과 해석) 제대로 질적으로 소화하고, 교과서외 ‘단어’를 필사적으로, 꾸준히 비축해두자. 그것이 내신이자 수능 공부다.

B. 객관적 영어력이 높고, 학교 시험 문제가 쉬운 경우

학생의 영어력이 정체될 위기 상황이다! 이 학생들에게, 학교 영어 내신 시험이란, 그저 얼마간 집중해서 공부하면 비교적 쉽게 등급을 딸 수 있는 과목일 것이다. 그러나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말자. 지금 고3 평가원 모의고사 1 등급을 편안히 유지할 수 있는 실력인가? 영어를 고3이 되기 전에 끝낼 수 있다는 목표를 자꾸 상기시켜야 한다. 내신에 안주하지 말고, 내신 기간엔 적절히 집중력 있게 학습하되, 나머지 기간엔 EBS 연계 교재 등 외부 지문을 공부하며 어려운 지문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활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3) 객관적 영어력이 낮고, 학교 시험 문제가 어려운 경우

이 학생들을 위로해 주고 싶다. 중학교 때 학교에서 시키는 것‘만’ 성실히 공부해서 등급을 잘 받았던 학생들이 시험문제가 어려운 고등학교에 진학했을 경우, 처음 받는 문화 충격을 종종 목격했다. 문제는 동기가 하염없이 하락한다는 것. 영어가 싫어진다는 것. 한 가지 위안을 주자면, 이렇게 어려운 학교 시험문제를 접할 수 있는 것이 장기적으로 봐서 기회일 수 있다. 당장 내신 등급만 보지 말고, 이 교육과정을 통해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을 보고, 눈 딱 감고 1-2년, 필사적으로 노력하자. (때로는 외부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 수능에 가까운 내신 과정을 밟을 수 있는 것은 다른 의미에서는 큰 행운이다.

(4) 객관적 영어력이 높고, 학교 시험 문제가 어려운 경우

이 친구들이 제일 많이 하는 말이 “내신 영어는 영어가 아니다” 라는 말이다. 게을러지지 말자.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걸 안다. 내신도, 수능도 1등급 잡을 수 있다. 단, 꾸준히 소화한다면. 내신지문은 배운 즉시 분석해놓고, 적절히 암기해두자. 미리 해놓아야 나중에 하기 싫다는 마음이 들지 않는다. 꾸준히 EBS 연계지문도 소화하고, 수능 기출의 기본 논리력을 습득할 발판을 충분히 다진다면 충분히 고3때 영어를 안정되게 준비할 수 있다.

3. 실전적인 내신 활용법

(1) 출제 경향을 파악하라!

무조건 암기부터 시작할 것이 아니라, 문제 경향을 보고 분류를 한번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학교가 외부지문을 많이 반영하는지 교과서를 주로 반영하는지 같은 범위 분석도 좋고, 문제 유형별 분석도 좋다. 또한 본인이 약한 영역은 어딘지를 먼저 살펴보고, 매 시험 때마다 개선하자.

(2) 소리 내어 읽자!

내신 수업 과정에서 가장 안타까운 것은, 학생들이 암호 해독 하듯이 막무가내로 외우려고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돌아서면 잃어버린다) 요즘 어플 중에서도 교과서를 소리로 지원하는 많은 어플이 있고, 적극 활용하기를 권장한다. 그냥 분석하는 것은 ‘이해’하는 것이지만 여러 번 반복해서 읽고 듣는 것은 ‘체화’하는 것이다. 체화되어야 시험에서 실수할 확률도 현저히 낮아진다.

(3) 수능 관점으로 이해하고, 내신 관점으로 분석하라!

요즘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내신 문제가 주제/ 요약 문제다. 한 문장씩 뜯고 분석해서 어법을 익히는 미시적인 관점의 내신 학습법도 중요하지만, 지문을 다 읽고 나서 주제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고, 전개 방식을 이해하고, 나라면 어떻게 출제할까를 고민하는 거시적인 수능적 공부법을 내신에 반드시 접목하길 추천한다. 통으로 암기하는 그 수고를 하고도 주제나 요약 문제를 틀려오는 억울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말이다. 내신 지문을 공부하면서 수능적 접근법을 익히는 것이니 더욱 좋은 학습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투스네오 박정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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