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일보] 도시에서 사람들과 함께 살게 된 반려견들은 여러 가지 상황을 겪게 된다. 마음대로 짖고 싶은데 짖을 수 없는 소음 문제, 많은 사람과 함께 살아야 하는 적응 문제 등이다.

이런 반려견들이 가지는 문제에 의해 발생하는 행동을 '행동문제'라고 한다. 대부분 보호자들이 미숙한 케어(care) 방법으로 크고 작은 ‘행동문제’를 발생시킨다.

어떤 훈련사들은 강압적으로 강아지들을 굴복시켜, 하고 싶은 행동을 못하게 막고, 때리거나 가둬서 길들이는 행동교정(行動矯正, behavior modification) 방법을 통해 사람들과 함께 살아도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만든다.

사나운 반려견에 대한 행동교정에는 강압적인 방식과 행동주의 학습이론에 따른 긍정 강화 테크닉이 있다.
사나운 반려견에 대한 행동교정에는 강압적인 방식과 행동주의 학습이론에 따른 긍정 강화 테크닉이 있다.

'애견훈련사'라는 직업이 존재한다. 반려견(伴侶犬, companion dog) 관련 프로그램을 통해 유명 훈련사가 반려견과 기(氣) 싸움을 하고 강제적으로 제압하며 반려견의 문제 행동을 억제하며 행동을 교정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반려견이 소파(sofa)에 올라가려고 하자 못 올라가게 격렬하게 제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반려견의 기운을 빠지게 해서 원하는 행동을 할 수 있게 교정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리고 보호자에게 이런 과정을 거쳐야지 앞으로 같이 살 수 있다고 설득한다.

물론, 사람과 반려견이 함께 살기 위한 목표를 가지고 어떤 방법이 틀렸다거나 혹은 정답이라고 말을 할 수는 없다.

분명 과거 오랫동안 훈련사들이 사용해 온 반려견을 제압하고 행동을 교정하는 방법은 이미 큰 효과를 보이는 방법으로 인정받는 훈련법이고, 또 이 방법을 노하우로 전수하고 있었으며 현재도 사용하고 있는 기법이다.

다만 세계 여러 학자들과 전문가들의 논문을 통해 이 방법의 문제점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그 방법을 방송에서 눈물을 흘리는 보호자의 모습에서 온전히 보호자가 그대로 실천하며 반려견 트레이닝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들게 한다.

미국에서도 과거 한동안 각광(脚光)받던 도그 위스퍼러(Dog Whisperer)의 진행자 시저 밀란(Cesar Millan)의 경우도 알파독(Alpha Dog) 이론으로 큰 인기를 얻었으나 과도한 강압적인 방법을 활용하여 동물 학대 혐의로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트레이너가 행동 수정을 도와주는 시간은 반려견 인생에서 아주 짧은 시간이다. 결국은 보호자가 가능한 방법으로 교육을 할 수 있게 알려주는 것이 트레이닝의 진정한 목표이다.

씨티평생교육원 반려견 트레이닝 전공 이순영 교수는 "우리 교육원이 사용하는 교육법은 파블로프(Pavlov), 스키너(Skinner)로 대표 되는 행동주의 학습이론을 토대로 만들어진 긍정 강화 교육법을 차용하여 반려견 트레이너를 양성하고 있다"고 한다.

행동주의 학습이론은 학습을 경험이나 관찰의 결과로 유기체에게 일어나는 비교적 영속적인 행동의 변화 또는 행동잠재력의 변화로 정의 내리며, 유기체를 자극에 대해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존재라고 본다.

행동주의 심리학자 스키너는 긍정 강화 이론의 개념을 동물 행동에 확대하여 미국 코넬대 출신의 동물 행동 전문가인 카렌 프라이어(Karen Pryor)와, 콘라트 로렌츠(Konrad Lorenz)와 공동연구를 하여 반려동물을 위한 긍정 강화 행동훈련 방법을 개발하였다.

긍정 강화란 스키너의 조작적 조건형성 이론에 나오는 개념으로 긍정적인 조건이나 상황이 발생하면 이에 따라 어떤 행동이 강화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어떤 행동의 결과에 대한 반응에 의해 학습되는 자발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긍정적 강화 훈련과 기존의 강압적 교육의 가장 큰 차이는 반려동물의 자발적인 긍정적인 행동을 이끌어 내는 방법의 차이이다.

긍정 강화 훈련은 반려견이 좋아하는 자극(보상)을 더해 트레이너가 원하는 행동의 빈도를 높이는 교육 방법이다. 반려견을 스스로 생각을 할 수 있게 하고 반려견과 사람이 서로 신뢰가 형성되어 소통이 가능하게 하는 방법이다.

긍정적인 강화 교육 테크닉(technic)은 강아지의 의식 속에 긍정과 부정이 양립하지 않는 비(非)대립적인 방법으로 훈련 프로그램에 의해 강아지의 분노와 좌절감을 감소시키고 좋은 생각과 행복감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

강아지의 행동을 긍정적으로 강화하면, 나쁜 행동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게 된다. 위협과 무력이 아닌 강아지 스스로 판단에 의한 의사결정으로 보호자에 대한 신뢰감은 깊어질 수 있다.

무조건적인 칭찬이나 무조건적인 억압으로 단순히 눈앞에 보이는 문제 행동을 감소시키는 것이 아닌, 근본적으로 반려견 스스로 생각을 하고 사람과 함께 사는 삶의 방식에 문제를 일으킬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교육 방법이다.

긍정 강화 트레이닝(Training)은 세계적인 추세로 카렌 프레이어 외에도 테리 라이언(Terry Ryan) 그리고 영국의 빅토리아 스틸웰(Victoria Stilwell), 수의사이자 트레이너 인 소피아 잉(Sophia Yin) 등이 긍정 강화 트레이닝을 지향하고 있다.

이순영 교수는 “우리 교육원도 기존의 서열 중심이며 강압적 방식으로 애견훈련사의 훈련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미국 KPA 최고과정을 이수하고 온 해외파 클리커(Clicker) 트레이너를 중심으로 행동 문제를 수정하고 학습할 수 있는 원리를 깨닫게 하는 긍정 강화 교육을 지도하고 있다”며 “애견훈련사가 아닌 반려견 긍정 강화 트레이너를 양성하는 것이 교육목표”라고 말했다.

참고로 씨티평생교육원 긍정 강화 교육 테크닉을 배우고 싶다면 6월 27일 교육원 입시설명회에 참여해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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