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일보]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는 1일 기자회견을 통해 “윤미향과 정의연은 천인공노할 집단”이며 “그동안 수많은 세월 동안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혈을 빨아 왔다”고 했다.

양순임(76) 유족회장은 이날 오후 2시경 인천 강화군 선원면 알프스 식당에서 기자회견은 열어 “윤미향과 정의연은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단체가 아니라 권력 단체가 됐다”며 “지난 30년 동안 위안부 문제를 악용(惡用)한 윤미향 의원은 즉각 사퇴(辭退)하고 정의연도 해체(解體)하라”고 주장했다.

01
태평양전쟁희생유족회는 1일 강화군 선원면 알프스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미향 의원 즉각 사퇴(辭退), 정의연 해체(解體)”를 주장했다.

양 회장은 “윤미향과 정의연은 할머니를 위한 최소한의 예의도 다하지 않은 천인공노(天人共怒)할 집단”이며 “이번에 드러난 윤미향 의원의 비리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며, “그동안 수많은 세월 동안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혈(膏血, sweat and blood)을 빨아 왔다”고 했다.

양 회장은 “정의연이 그동안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 이용수 할머니가 한 말이 다 맞다. 윤미향이 거짓말만 안 했다면 지켜보려고 했는데, 거짓말을 하니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의연이 계속 존속된다면 “이제 몇 분 남지 않은 할머니들의 마지막 고혈까지 빨리며 이 단체의 내일을 살찌우는데 희생되어 쓸쓸히 죽어가는 비극적인 결말에 다름아니다. 즉각 해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의연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대표하는 단체로써 도덕성(道德性, morality)을 상실했다. 모든 국민으로부터 레드카드를 받은 이 단체가 존속되는 것은 앞으로도 국민을 계속 속이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30년간 오롯이 할머니들을 위한 운동을 했다고 눈물로 퉁치지 말라. 30년 동안 할머니를 위해 도대체 무슨 성과를 거뒀는가? 우리 유족회가 추진해 온 역사와 기회를 중간에서 가로챈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해체 외에는 답이 없다”고 했다.

윤미향 의원에 대해서도 “국회에 들어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며 “지금까지 일본 관련해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데, 그런 사람이 국회에 들어가서 뭘 하겠는가?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에 대해 “더 이상 이 단체에 지원금을 보내서는 안된다. 국민을 상대로 한 기부금도 모금해서는 안된다”며 “왜 할머니들을 앵벌이시키며 모금을 하고 할머니들이 이용하지 못할 시설에 거액을 투자해야 하나? 정작 할머니들은 아무것도 누리지 못했다”고 했다. 기자회견 개최에 대해서도 “오늘 기자회견 못하게 계속 전화를 받았다”며 집요하게 방해작업이 있었음도 시사했다.

여성가족부(장관 이정옥)의 치부(恥部)도 서슴지 않고 드러냈다. 유족회는 그동안 수집한 자료를 중심으로 ‘빼앗긴 세월, 일본군대 위안부를 찾아서’를 준비했지만, 여성가족부가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출판에 협조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 회장은 “정의연에게는 연간 10억원이나 지원했다. 우리 유족회는 달랑 5000만원 지원해 놓고 그것도 반환하라고 해서 현재 우리 집을 압류해 놨다. 당시 한일 과거사 단체는 한 푼도 지원하지 않는다면서 어떻게 정대협에게는 그 많은 돈을 지원할 수 있었나?”며 정부의 처사에 대해 극심한 불만을 드러냈다.

02
양순임 회장은 유족회가 수집한 자료로 ‘빼앗긴 세월, 일본군대 위안부를 찾아서’를 준비했지만, 여성가족부가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출판에 협조하지 않았다”고 했다.

양 회장은 “일본이 고노 담화 이후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지급되기로 예정된 ‘아시아여성기금’을 할머니 일부는 이 돈을 받기 원했다. 그러나 정대협은 이를 격렬히 반대했다. 이로인해 많은 할머니가 생계(生計, living)를 위한 보상조차 받지 못했다”면서, “더구나 이 기금을 받은 7명의 할머니에게 일본 극우가 위안부 할머니에게 사용한 말(言)인 ‘공창’ ‘매춘부’라고 매도(罵倒)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정대협은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고 그 돈을 받았다고 ‘남산기림터’에 위안부 명단에 해당 할머니의 이름을 빼는 “천인공노할 비행(卑行, wrongdoing)을 저질렀다”고도 말했다.

지난 2015년 박근혜 정부 당시 한일 양국이 정부 차원에서 도출해 낸 ‘한일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아쉬워했다. 당시 일본은 10억엔 출자로 ‘화해와 치유재단’을 설립, 위안부 피해 생존자와 사망자 유족에게 치유금 명목의 현금을 지급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당시 정대협은 위안부 할머니에게 지원금 지급을 반대하고 10억엔 반환과 국민 모금을 제안했다. 양 회장은 “할머니들은 부분적으로나마 보상받기 원했지만, 정대협의 적극 반대로 ‘화해와 치유재단’도 결국 해산하게 됐다. 이는 피해자인 할머니들의 안타까운 상황을 외면한 것”이라고 했다.

양 회장은 “유족회는 13년간 일본 내 법정 투쟁도 했다. 우리는 일본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무조건 친일로 몰아 부쳤다”며 “도대체 무엇이 친일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07
기자회견장에서 자신의 견해를 담담히 밝히는 양순임 유족회장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는 태평양전쟁 당시 군인, 노무자, 여성근로정신대, 일본군 위안부 등으로 끌려간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1973년에 만든 단체다. 유족회는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를 강조한 정의연(정대협)과 달리 생활고를 겪고 있는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경제적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족회는 기자회견에서도 기금을 할머니에게 전부 주지 않고 정의연(정대협)이 중간에 떼가는 것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제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위안부 피해자 유가족인 고(故) 김양엽 할머니의 딸 김성자 씨와 아들 김광영 씨 2명도 광주에서 올라와 참석했다. 김성자 씨는 “분하고 억울하다. 혼자 욕심 챙기더니 결국에는 국회의원이 됐다. 나도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이지만, 윤미향이 그 자리에 있는 것 싫다. 그렇게 수십억씩 마음대로 쓰고, 지원금을 받아야 할 사람은 10원도 못받고 있다. 윤미향은 할머니들을 팔아 자기 자식은 유학 보내고 집도 여러 채 구매하며 사리사욕(私利私慾)을 채웠다”고 강변했다. 김관영 씨도 “한 살 때 어머니가 위안부에 끌려갔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이용한 윤미향이라는 사람의 이름은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김성자 씨
김성자 씨 "분하고 억울하다. 나도 민주당 지지자지만, 윤미향이 그 자리에 있는 건 싫다. 그녀는 사리사욕을 채웠다"며 울먹이고 있다.
서울에서 상당히 먼 거리인 강화도에서 기자회견이 진행됐음에도 방송사, 중요 신문사 등의 언론 반응이 뜨거웠다.
서울에서 상당히 먼 거리인 강화도에서 기자회견이 진행됐음에도 방송사, 중요 신문사 등의 언론 반응이 뜨거웠다.
저작권자 © 고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