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관리시설물로 인한 손해,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
국가관리시설물로 인한 손해,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
  • 장병수 법학박사
  • 승인 2020.05.23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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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수 법학박사
장병수 법학박사

[고양일보] 최근 우리 사회의 화두는‘안전’이다. 2014년 4월 16일 진도앞 해상사고(세월호), 경주 대학생 오리엔테이션장 천정붕괴 사고, 판교 지하철 환풍구 사고 등 각종 공작물과 영조물로 인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오래 전 사례를 살펴보면, 종암동 육교붕괴사건, 성수대교 상판 붕괴사고가 있다. 최근에는 밀양세종병원 화재, 제천스포츠센터 화재, 이천물류창고 화재로 인해 대형인명사고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화재사건은 별론으로 하고, 우리나라 국가배상법은 영조물로 인한 사고로 손해를 당한 경우 국가에서 배상을 해 주도록 되어 있다. 우리 국가배상법은 일본 국가배상법을 계수하면서 법조문 위치만 바뀌었을뿐 내용은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같은 법 제5조 제1항 소정의 "공공의 영조물"이라 함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의하여 특정 공공의 목적에 공여된 유체물 내지 물적 설비를 지칭하며, 특정 공공의 목적에 공여된 물이라 함은 일반 공중의 자유로운 사용에 직접적으로 제공되는 공공용물에 한하지 아니하고, 행정주체 자신의 사용에 제공되는 공용물도 포함하며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소유권, 임차권 그밖의 권한에 기하여 관리하고 있는 경우뿐만 아니라 사실상의 관리를 하고 있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해석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공작물은 토지 위에 부착된 모든 시설물을 의미하며, 설치관리자가 일반 국민이나, 행정기관인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될 수도 있지만, 영조물의 경우는 그 설치관리자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이다. 영조물의 설치와 관리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인 공권력을 지니는 기관의 책무이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영조물의 설치와 관리를 통하여 급부행정을 하게 되는데, 급부행정은 현대 민주국가 행정의 최종목표이다.

도로는 대표적인 영조물이다
도로는 대표적인 영조물이다

이러한 영조물의 불비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면, 일반국민은 마음놓고 경제활동을 할 수 없게 되는 심리적 위축을 가져오게 되며, 그에 따라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지대하다고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영조물은 도로이다. 도로에 설치되어 있는 시설물은 모두 영조물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우리 헌법은 우리나라가 법치국가임을 전제로 하고 있고, 법치국가 원리는 당연히 기본적 인권을 보장하고 사유재산제도를 인정하고 나아가 개인의 재산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따라서 국가의 행위로 인하여 개인이 침해를 받은 경우에는 그 개인이 국가에 대하여 해당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 또한 당연히 법치국가 원리의 내용이 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하여 개인이 국가에 배상책임을 묻는 제도로서 손해배상제도와 손실보상제도가 있다. 여기서는 손해배상제도인 국가배상법제5조(공공시설 등의 하자로 인한 책임)에 대하여 논하고자 한다.

국가배상제도는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나 공공시설의 설치 또는 관리상의 잘못(하자)으로 인해 손해를 입은 국민을 위하여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배상을 하여 주는 제도를 말한다. 국가배상제도는 재산권보장을 내실로 하는 법치국가에서 당연히 요청되는 제도이다. 한편, 손해배상에 관한 일반법이 국가배상법이다. 헌법 규정에 따라 제정된 국가배상법에 따르면, 국가배상책임은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 집행행위로 이한 배상책임(동법제2조제1항)과 영조물의 설치․관리상의 하자로 인한 배상책임(동법제5조제1항)의 두 가지를 규정하고 있다. 영조물 설치관리상의 하자에 대한 국가배상법 5조에 대하여 살펴본다.

국가배상법 제5조는 1항에서 “도로, 하천 기타 공공의 영조물의 설치 또는 관리에 하자가 있기 때문에 타인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하였을 때에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이 경우에는 제 2조 1항 단서, 제3조 및 제3조의 2의 규정을 준용한다”라고 규정되어 있으며, 통상적으로 영조물의 하자로 인한 배상책임으로 논의되고 있다. 이는 그 내용에 있어서 국가배상법 제2조의 경우와는 달리 영조물로 인한 행정작용과 관련되는 것이며, 이 점에서 오히려 민법 제758조의 공작물책임과 유사한 성질을 갖는 것이다. 국가배상법 제5조의 특징은 공공영조물의 설치 ․ 관리에 있어서의 하자를 요건으로 하는 무과실책임을 인정하는 데 있다. 즉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영조물의 설치나 관리상의 하자가 있는 이상 관리자의 과실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도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물적 시설을 설치하여 국민의 이용에 제공하고 있는 이상, 그 안전성을 확보할 고도의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는 것이라고 생각되어 엄격한 책임을 과하는 것이라고 한다.

헌법은 정당한 배상을 지급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국가배상법은 생명․신체에 대한 침해와 물건의 멸실․훼손으로 인한 손해에 관해서는 배상금액의 기준을 정해놓고 있다(국가배상법제3조). 그 밖의 손해에 대해서는 불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범위 내의 손해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기준이 배상액을 한정하는 것인가 아니면 단순한 기준에 불과한 것인가의 문제가 있으나, 우리 대법원은 이것을 기준액으로 보고 있으며, 국가배상법 제4조에는 생명․신체의 침해로 인한 국가배상을 받을 권리는 이를 양도하거나 압류하지 못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며, 이는 사회보장적 견지에서 피해자 또는 피해자 유족의 보호를 위한 것이다.

배상금 청구절차로는 행정절차와 사법절차 2가지 방법이 있으며, 국가배상법 제9조에 의해 배상원인 발생지를 관할하는 지구배상심의회에 배상신청을 하도록 되어 있으며, 사법절차인 국가배상법에 의한 손해배상 소송은 배상심의회에 배상신청을 하지 아니하고도 이를 제기할 수 있다

또한 피해자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뿐 아니라 가해 공무원에 대해서도 직접 청구할 수 있는가의 문제가 있다. 판례에 따르면, 공무원에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으면 선택적 청구가 가능하지만, 공무원에게 경과실만 있는 경우에는 피해자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만 청구할 수 있고 공무원에게는 청구할 수 없다고 한다(대판 1962.2.15, 95다38677).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배상을 하였을 경우에, 그리고 가해 공무원에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그 공무원에게 구상할 수 있다. 국가배상법이 경과실의 경우에 구상권을 인정하지 아니한 것은 공무원으로 하여금 공무에만 전념케 하기 위한 입법정책적인 고려의 결과이다. 하여튼, 국가책임원칙과 공무원 개인의 구상의무 인정은 효과적인 국가작용의 요구, 공무수행자의 개인적인 책임, 그리고 소속 공직자에 대한 국가의 배려의무의 타협의 결과이다.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와 영조물의 설치․관리의 하자가 경합하여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피해자는 국가배상법 제2조와 제5조 중 어느 것에 의하더라도 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나, 입증책임과 관련하여 국가배상법 제5조는 무과실책임주의를 인정하고 있으므로 피해자는 이를 주장하는 것이 보다 용이하다.

복잡 다양한 현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우리 주변에는 인위적인 사고에 비해 자연적 재해에 의한 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 추석 전후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인해 수많은 시설물들이 파손되고 안전사고 등이 발생하는 재해가 있었다. 이러한 시설물의 파손으로 인한 사건들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공공의 목적에 기여하기 위해 설치한 영조물의 설치관리상의 하자로 인한 손해로서, 각종 영조물 관리자들의 안전의식 고취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향후에는 국가배상법제5조제2항에 명시된 바와 같이 영조물의 이상으로 타인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하였을 경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배상한 손해액에 대하여 관계공무원 또는 시공사에게 구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그러한 구상권 행사로 인하여 배상을 당하기 전에 시공사는 견실시공을, 관계공무원은 각별하게 국민에게 봉사하는 자세가 더욱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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