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된 공간에서 영화, 드라마, 공연을 즐기는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선호가 앞으로 더 뚜렷해진다(SM엔터테인먼트의 온라인 콘서트 Beyond Live)
독립된 공간에서 영화, 드라마, 공연을 즐기는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선호가 앞으로 더 뚜렷해진다(SM엔터테인먼트의 온라인 전용 콘서트 Beyond Live)

[고양일보] 세계를 휩쓰는 코로나19가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일상의 변화 외에 경제의 패러다임과 세계 질서를 바꾸는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미국의 헨리 키신저는 코로나 팬더믹이 세계 질서를 영원히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19가 세계 경제와 산업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경기연구원이 공개한 “포스트 코로나19, 뉴노멀 시대의 산업전략”이라는 보고서를 중심으로 코로나 19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알아본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올해 전세계 경제성장률은 –3.0%, 한국은 –1.2%로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4분기에 한국의 수출은 이미 –1.4%로 감소했다. 경기도의 중소기업은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전년 동분기 대비 국내 매출액이 –9.1% 감소하고 수출은 –6.3%로 감소, 현금성자산은 –4.3%로 감소하는 등 경영상황이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연구원은 그러나 한국이 전 세계의 방역 표준모델이 되어 국가브랜드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다. 지정학적 안보 위험 등으로 국가의 품격이 저평가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한국의 선진적인 의료시스템, 신속하고 투명한 진단⋅방역, 높은 시민의식 등으로 인한 코리아 프리미엄을 기대했다. 이번 기회로 우리나라의 바이오⋅헬스기업 및 관련 제품⋅서비스(의료기기, 의약품원료, 치료제, 원격의료 등)산업이 글로벌 변방에서 중심으로 진입할 호기가 될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글로벌 기업들의 경영전략은 절대적인 효율성보다는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투명성, 신뢰성, 개방성이 보장되고 기술력을 갖춘 국가에 생산기지를 확보할 것으로 보이며 한국이 글로벌 첨단기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경기연구원은 예측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는 첨단공장, R&D센터, 데이터센터의 유치와 외국인투자 인센티브 및 국내 U턴 기업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이후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비즈니스와 온라인 서비스의 가속으로 디지털 경제가 촉진될 것이다. 특히 디지털을 기반으로 온라인 유통, 디지털 컨텐츠 산업, AR⋅VR을 활용한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 에듀테크 및 화상회의 관련 산업이 코로나19 이후 신산업으로 급부상하고 탈세계화와 제조업 리쇼어링으로 글로벌 가치사슬보다는 자국 가치사슬을 강화하여 안정적인 제조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로 앞으로 성장하는 산업은 의료, 정보통신, 무점포 소매업 등이 꼽힌다. 전국적으로 1/4분기에 전자부품⋅컴퓨터(26.3%)의 생산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였고, 다음으로 의료용물질⋅의약품(12.7%), 기타 기계(6.6%) 등의 순으로 생산이 증가했다. 경기도는 1/4분기에 기타 기계(101.5%)와 전자부품⋅컴퓨터(34.6%)의 생산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였고, 다음으로 식료품(5.8%), 의료용물질⋅의약품(5.3%) 등의 순으로 생산이 증가하였으며, 자동차(-14.3%) 등은 감소했다. 소매 판매액은 감소하고 있으나 무점포 소매는 1/4분기에 16.7%나 큰 폭으로 증가했다.

무점포 소매는 인터넷쇼핑, 홈쇼핑, 방문 및 배달 판매로서 비대면 소비활동을 가능하게 하여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 무점포 소매판매액 지수는 ‘20년 2월에 전년동월비 27.6%, 3월에 20.7%나 증가했다. 전국적으로 ’20년 1/4분기 소매 판매액 지수는 전년동분기 대비 –2.9%로 감소하였으나, 무점포 소매(16.7%), 슈퍼마켓 및 잡화점(4.8%), 편의점(3.2%) 등은 증가했다. 경기도에서는 ’20년 1/4분기 소매 판매액 지수가 전년동분기 대비 –2.3%로 감소하였으나, 슈퍼마켓⋅잡화점⋅편의점(9.7%), 대형마트(2.1%) 등은 증가했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비대면 소비활동이 급증한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비대면 소비활동이 급증한다(세계 최초 무인 수퍼마켓 아마존고)

대면 접촉을 꺼리는 소비자의 증가로 O2O(Online-to-Offline)를 기반으로 하는 신선식품 배달 비즈니스는 가속화할 전망이다. 신선식품, 가정간편식 등의 온라인 쇼핑은 ‘20. 3. 22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의 성장률을 보였고 그중에서도 식품 구매는 51% 성장하였으며 HMR의 성장률은 전년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신선식품 새벽배송 스타트업 마켓컬리의 경우 코로나19 이전에는 월 거래액이 400-500억원대에 머물렀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월 1,000억에 육박했다.

개인주의 성향 및 IT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배달음식과 넷플릭스⋅유튜브 등 개인화 영상플랫폼, 화상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정보기술(IT)⋅전자산업 등이 위기 상황에서도 성장하고 있다. 오프라인 소매는 IT⋅온라인과 융합되는 추세이며, 금융 부문에서도 스마트뱅킹과 핀테크가 확고한 대세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온라인 유통의 매출이 급성장하고 오프라인 매장(예: 아마존고)의 경우에도 IT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매장이 점차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IT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컨텐츠 산업이 강세를 보인다. 온라인 동영상, 게임, 웹툰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 성장에 따라 미디어 콘텐츠 및 광고 분야도 큰 성장을 이룰 것이다. 2020년 2월 OTT 기업의 트래픽(인터넷 사용량)은 1월 대비 최대 44.4% 증가했으며 OTT와 연계성이 높은 온라인 광고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영화관⋅공연장은 기피하고, 독립된 공간에서 영화⋅드라마⋅콘서트 등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선호 현상이 뚜렷하다.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게임과 웹툰에 소비하는 시간이 증가 게임 및 웹툰 시장이 성장한다. 시장조사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2월 넷째 주 국내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수(1,510만건)는 지난해 주간 평균(1,090만건) 대비 약 35% 증가했다. 네이버와 다음 등 국내 웹툰 플랫폼사는 월정액과 광고 비즈니스 외에도 오리지널 콘텐츠인 IP의 활용 범위를 넓히고, 드라마⋅영화 등 2차 콘텐츠 제작과 유통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비대면 의료서비스인 원격진료가 본격적으로 활발히 이루어지고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이 성장한다. 코로나19는 헬스케어 산업의 패러다임을 단순한 치유⋅치료 중심에서 예방과 진단으로 바꿔놓는 계기가 되었다.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이 큰 폭으로 증가한다.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에듀테크는 효과적으로 교육 콘텐츠를 습득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로 이러닝(e-Learning⋅온라인 교육) 기반의 인공지능(AI), AR⋅VR(증강⋅가상현실), IoT(사물인터넷)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에듀테크는 전통적인 교육 현장뿐 아니라 온라인 시장으로 확산하고 있으며, 대학, 성인 취미, 재교육 분야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이후 화상회의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기관과 일반기업에 이르기까지 화상회의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대책

경제적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에 대비한 지원체계 구축과 글로벌 첨단기업의 거점화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에 대비하여 소상공인에게는 온라인 판로 개척지원, 중소기업에게는 스마트워크 투자 확대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온라인 판매망이 없는 소상공인에게 지역 소비 감소는 치명적이므로, 이들에게 온라인 판매 창구 마련은 매우 중요하다. 중소기업은 스마트워크 적극 도입 등 일하는 방식에서 혁신이 필요하다. 업무의 스마트화가 비교적 낮은 중소기업은 재택근무, 화상회의 등 스마트 워크에 대한 투자 및 직원 교육이 필요하다. 중소 제조업체는 생산현장에 스마트공장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나아가 스마트공장 고도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디지털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데이터 융합단지를 구축하고 스마트도시를 조성하는 것을 검토해야 하며 첨단공장, R&D센터, 데이터센터 등의 체계적인 유치 전략 수립과 국내 U턴 기업 제도 및 외국인 투자지역 지정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미래 스마트도시는 교통, 환경, 안전 등의 미래형 도시관리 인프라와 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하여 상용화된 기술 기반으로 신속하게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디지털경제 시대의 경쟁력은 데이터 확보와 활용에 있으며, 경기도 내에 데이터 융합단지를 조성하여 연구소, 기업 등을 유치하고 데이터 산업을 활성화해야 하며 데이터 융합단지 내 데이터센터를 만들어 교통, 환경, 보건, 산업 등 다양한 원천 데이터를 중앙집중형으로 수집⋅관리⋅유통하는 허브 역할을 수행하게 한다.

경기도가 첨단산업의 글로벌 거점화가 될 수 있도록 체계적인 투자유치 전략이 필요하다.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U턴기업지원법)”에서 국내기업의 U턴 인정범위를 수도권 지역도 포함하도록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 첨단공장, R&D센터, 데이터센터, 소재부품장비 기업 등에 국한하여 수도권내 외국인투자지역 신규지정 요건을 비수도권과 동일하게 완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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