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바벨탑이 가져온 재앙
현대의 바벨탑이 가져온 재앙
  • 조규남 목사/우림복지법인 대표
  • 승인 2020.04.22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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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욕심이 화근, 극도의 이기적으로 살아와
조규남 우림복지재단 대표이사
조규남 우림복지재단 대표이사

[고양일보] 중국 영화 Wolf totem(울프 토템, 2015년)은 내몽고 초원과 유목민의 삶을 배경으로 늑대와 사람 사이의 생존방식에 대한 갈등을 그려낸 서정적 영화입니다.

드넓은 초원에서 인간은 양과 말을 키우면서 유목민의 삶을 살아가고 있고, 늑대들은 사람을 피해 자신들의 방식대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육식동물인 늑대들의 주된 먹이는 초원을 뛰어다니는 가젤이었습니다. 늑대들은 가젤들이 모여서 이동하는 시기를 기다렸다가 가젤을 공격하여 꽤 많은 사냥을 합니다. 그리고 겨울을 대비해서 얼음구덩이 땅을 파고 저장하여 먹이를 비축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늑대의 양식인 저장된 냉동 가젤들을 탈취해갑니다. 자신들이 먹을 만큼만 갖고 가는 게 아니라 욕심을 부려 몽땅 갖고 갑니다.

비축해놓은 양식에 인간이 손대지 않았을 때는 늑대들은 인간의 터전으로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인간이 양식을 탈취해가고 자신들의 새끼를 무참히 죽여버리는 시점에서 늑대들은 사람의 거주지로 내려와, 양과 말을 공격하여 배고픈 배들을 채우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 인간과 늑대들의 전쟁이 시작됩니다. 사실 이 싸움의 발단은 인간의 욕심 때문이었습니다. 필요 이상의 욕심으로 늑대들의 생존체계를 흔들어 놓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불필요한 과욕은 늑대들에게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인간에게도 생각지 못한 많은 불행을 가져왔습니다.

바이러스(virus)는 DNA나 RNA를 유전체(genome)로 가지고 있으며, 단백질로 둘러싸여 있는 구조입니다. 바이러스는 세포가 아니기에 스스로 세포증식이 아니며 숙주에 의해서만 증식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바이러스는 처음엔 박쥐와 같은 동물을 숙주로 삼아 증식하던 것이 이제 사람에게까지 침투해오기 시작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요? 자연생태계의 파괴로 인한 먹이사슬의 체계가 깨진 탓입니다.

인간에 의해 자연산림의 생태계가 깨지면서 동물은 먹을 것을 찾아 인간이 사는 마을 가까이에 서식하게 되었고 인간의 삶과 밀접하게 되었습니다.

집단서식지의 박쥐에 붙어 있던 코로나바이러스는 인간 가까이에 머물게 된 박쥐에 의해 인간을 숙주로 삼게 되었습니다. 바이러스로서는 인간처럼 모든 조건이 잘 갖추어진 숙주가 없었기에 얼씨구나 하고 인간의 몸에 달라붙어 새로운 증식을 시작한 것입니다.

인간의 욕심이 화근입니다. 지금까지 인간은 극도의 이기적인 생각으로 살아왔습니다. 싸워서라도 남의 것을 더 갖기 위해 자체적 힘을 길러야 했습니다. 폭력을 증오한다고 하면서도 실상은 사람을 죽이는 살상 무기를 경쟁적으로 생산해왔습니다.

인간이 서로를 죽이는 사이, 보이지 않는 우리 안의 적들을 지극히 과소평가 해왔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어이없게 당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어이없게 죽어갈지 아무도 모릅니다. 두려움만이 사실로 남습니다.

인간은 스스로 문명발달을 자랑하며 과신하고 있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인간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 인정해야 합니다.

최첨단 의료 시설로 감염자를 가려내는 일은 했지만, 사망자 수는 줄이지는 못했습니다. 아직도 치유의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으니까요. 의료 과학적인 분야의 한계뿐만 아니라 물건 사재기 등 도덕이나 윤리 면에서도 부끄러운 이기적 모습들을 보였습니다.

언제쯤이나 코로나바이러스가 자취를 감추고 인간의 삶에서 사라질지 알 수 없습니다. 좀 으시시한 이야기이지만 그러나 이건 분명합니다.

자체적인 생존과 번식 능력이 없는 채 타 생물체에 기생하여 살아가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숙주로서의 인간이 죽게 되면 자연 그 안에서 함께 죽어 소멸됩니다. 인간의 몸에 달라붙어 인간을 괴롭히는 코로나바이러스의 박멸은 숙주가 된 인간이 죽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우리 모두 죽어야 하겠습니까? 인간이 점점 욕심에 취해 쌓아 올린 바벨탑은 오늘 우리에게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이없게도 그 작고 작은 미세먼지보다도 더 작은 코로나바이러스 앞에 형편없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돈으로도 과학의 힘으로도 이기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함께 공생하고자 하는 공동체 정신에서도 우리의 내면의 수치스러운 실상을 여지없이 드러냈습니다.

이제 조용히 모든 인간의 약함을 회복하고 이 모든 두려움에서 자유롭게 할 길로 돌아갈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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