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교육칼럼] 코비드19, 역병의 시대
[김태영 교육칼럼] 코비드19, 역병의 시대
  • 김태영 원장
  • 승인 2020.03.30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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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원장
김태영 원장

[고양일보]

코로나19, COVID-19

2019년 11월 중국 우한에서 신종코로나가 유행한다는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다. 애초, 중국에서 알려진 바로는 전염 속도가 그 이전의 어떤 바이러스보다 빠르고, 사망률이 높다는 것이었고, 거리에서 비틀거리며 쓰러지는 가짜 뉴스까지 등장해 불안을 가중시켰다.

1월 말, 우리나라에서도 감염자가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발 빠른 전문가들 덕에 염기서열이 밝혀지고, 항바이러스제가 곧 나온다는 뉴스를 접하며 안심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 안심에는 우리 대통령의 발언도 한몫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2월 중순에 ‘신종코로나(발표 당시의 용어)의 끝’이 보인다는 언급이 뉴스를 탔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대통령의 발언 직후, 거짓말처럼 신천지교에 의한 집단 발병이 터졌고, 말 그대로 중국의 우한처럼 대구의 아파트가 ‘코호트(Cohort Isolation)’ 격리되는 일이 발생했다.

코호트 격리는 2015년 메르스가 발생했을 때 몇몇 병원에서 시행되기는 했지만, 이번처럼 아파트 2개 동에 격리를 실시한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함을 반증한다. 덕분에 야당 정치인들의 공세가 날카로워졌지만, 메르스가 유행했을 때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못했던 것과 비교해 보면, 방역 대처가 잘못되었다는 정치적 공방만큼은 지금 할 일은 아니다. 논쟁은 사태가 완결된 후에 해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의 뉴스 기사를 볼 때, 불행 중 다행이지만 기저 질병이 있는 노년층을 제외하곤 대부분 치유가 된다는 점과 사망률이 예상보다 높지 않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또, 바이러스의 전파를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를 두자’는 생활 수칙이 곳곳에서 실천되기 시작했다. 손 자주 씻기, 악수는 사양하고, 2m 이상 거리를 두기, 밀집 공간에 가지 않기 등으로 다수가 모이는 각종 모임이 취소되고, 일행들끼리 일렬로 앉아 식사하는 진풍경도 보였다.

‘코로나19’는 이제 정확히 ‘COVID-19’라는 명칭으로 확정되었다. 우한바이러스라는 명칭이 코로나19를 거쳐 코비드19로 확정된 것은 WHO의 권고로 ‘인종과 지역 갈등을 조장’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우리는 사회적 갈등을 경험하고 있다.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는 가짜 뉴스, 의도적으로 조작 된 사실들, 편파적이거나 갈등을 조장하는 매체들은 우리를 더 분열시키고 있다.

특히 모 목사가 빨갱이 대통령을 벌하는 하나님의 징벌이라 주장하기도 하고, 유사 기독교 단체에서는 자신들의 성장을 악마가 질투한 것이라며 순교자 행세를 한다. ‘코로나 퇴치 부적’을 판매하는 종교인이 출현하기도 하고, ‘아멘’만 하면 다 낫는다며 불안에 떠는 사람들을 현혹한다.

전입가경이다. 선교를 탄압한 댓가라고, 이슬람 난민을 받아서라고, 할랄 음식을 제조 판매해서 이런 사단이 생겼다며 타 종교를 비방하기도 한다. 한 걸음 더 나가 동성애 등의 성 소수자를 인정해서라고 하는 등 사회적 차별을 종용하는 주장이 나오기도 한다. 하다못해 모 정치인은 ‘총리 이름 때문에 전염병이 발생했다’고 농을 하는 세상이다.

전염병이 있던 어느 때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가령 조선 시대라고 해 보자. 우리가 아는 병명이나 질환과 연결하기는 어렵지만 소위 ‘역병 또는 역질’은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그 이름 또한 요란하다. 계절에 따라 온역, 조역, 한역 등으로 불리거나 병이 확산되면 통상 돌림병이라 했다. 요샛말로 천연두나 인플루엔자에 의한 증상 쯤으로 비견해 볼 수 있었던, 병명도 불투명하고 치료법도 제대로 없었으니, 사후처리조차 벅찼던 그 시절. 조선 시대에 이 같은 전염병이 돌면 오늘날 국립병원이라 할 수 있는 전의감과 동서대비원, 그 밑에 동서활인서, 혜민국이 나섰다. 특별한 치료제는 없었지만, 찜질 요법으로 병을 치료한다는 ‘경중한증소’라는 독특한 장소도 있었다. ‘역병’이 돌면 ‘조선의 나리들’은 당연히 적극적인 대처 방안을 세웠다. 구휼과 진료를 위해 약과 침을 쓸 뿐 아니라, 성급하지 않은 성곽 구축 등의 노역은 중지하기도 했고, 그래도 안 되면 독경을 하고, 무당을 찾아 굿을 하고 창과 방패를 들고 역병을 위협해 쫒는 의례를 하는 등 역병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며, 민심이 이반되지 않도록 노력을 했다. 물론 조선 시대의 이야기가 그렇단 말이다.

팩트는 이것

코비드19 관련한 뉴스가 나올 때마다, 퍼뜩 떠오르는 천주교의 ‘내 탓이오’ 운동이다. 지금의 상황에 적용해보면 사이비 유사 종교가 출현한 것도 내 탓이오, 정치판이 혼란한 것도 내 탓이오라니 이 만큼 용기있는 말이 어디 있는가? 코비드19의 실체는 파악이 되었으나 아직 치료제가 나오지 않았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당국의 방역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이며 서로를 위로하고 도우며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세계가 감탄하고 있다.

애써 가능한 일상을 필사적으로 지켜나가고 있는 보통시민들의 불안 심리를 정쟁으로 이용하지 말라. 잘잘못을 따지고 싶다면 코비드19 종언 이후에 하자. 국가적 위기를 기회로 이용하는 당신들의 모습을 접할 때마다 토악질이 나온다. 나라에 전염병이 돌면 그 옛날 조선 시대 ‘나으리’들도 당쟁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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