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부터 홍정민 후보, 김영환 후보, 박수택 후보
좌측부터 홍정민 후보, 김영환 후보, 박수택 후보

[고양일보] 경제학 박사, 법률 스타트업(start-up) 대표 VS 4선 의원, 전 과기부장관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고양시병 선거구에서는 국회의원 5선에 도전하는 정치적 편력이 화려한 60대 정치인과 경단녀(경력단절여성)의 처지와 육아의 어려움을 잘 아는 41세의 인텔리 여성이 유권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 야당 미래통합당을 대표한 두 후보간 싸움에 정의당 박수택 전 SBS기자가 끼어들어 3파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양시병 선거구는 식사동, 중산동, 정발산동, 풍산동, 마두1동, 마두2동, 장항1동, 장항2동, 고봉동, 일산2동 등 10개동을 포함한다. 최근 선거구 개편으로 백석 1동, 2동이 고양시을로 옮겨가고 대신 식사동이 들어왔다. 선거인수는 20대 22만5454명에서 21만8,876명으로 약간 줄었다.

민주당 6호 인재 영입 케이스로 전략 공천된 홍정민 후보는 국회의원 선거가 처음인 정치 초년생이다. 통합당의 김영환 후보는 4번 국회의원을 했고 김대중 정부에서 최연소 과학기술부장관을 지낸 거물급이다. 표면적으로 둘의 싸움은 체급이 맞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누구도 고양시병 선거 결과를 장담하기 힘들다.

우선 고양시병은 유은혜 교육부장관의 지역구였던 전통의 민주당 텃밭이다. 19대와 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민주당의 유은혜 후보가 2등 후보와 19대 선거에서 6,423표차(득표율 51.59%)로, 20대 선거에서 14,929표차(득표율 47.73%)로 압도적 승리를 거둔 곳이다. 뿌리깊이 박혀있는 숨은 표심을 김영환 통합당 후보나 박수택 정의당 후보가 얼마나 흔들 수 있을지 의문이다. 후보의 경력과 출마선언문, 언론과의 인터뷰 내용을 들여다보고 선거구 일산의 현안에 대한 시각과 공약을 비교하면서 후보의 강점과 약점을 가늠해볼 필요가 있다.

홍정민 후보 “자족도시 완성되면 집값 하락 염려 없어”

홍정민 후보는 육아를 위해 직장을 그만두었다가 다시 학교로 돌아가 경제학 박사까지 학업을 이어갔다. 박사가 됐지만 경단녀가 사회에 돌아가는 일은 쉽지 않아 5년의 공백이 있었고 고민을 하다가 둘째가 10개월 되었을 때 쯤 사법고시 공부를 시작했다. 사법고시 합격 후 연수원에 들어간 그녀는 개별 소송 업무보다는 기업자문 및 규제연구 쪽에 관심이 많았고 연수원 수료 후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일했다.

홍 후보는 법률 분야에 IT 서비스가 활성화되지 않아 이를 해결해보자는 생각에 회사를 그만두고 AI를 기반으로 저렴하고 신속하게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스토리를 설립했다. 홍 후보는 4차산업에 대한 경제적, 법적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일산 발전의 기틀이 될 일산테크노밸리, 방송영상밸리, CJ라이브시티, 킨텍스 제3전시장 건립 등 현안들을 꼼꼼하게 다각적인 관점에서 정치적으로 처리해 나가는데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창릉신도시에 대한 불만은 결국 ‘교통문제’와 ‘집값 하락’이다. 정부여당에 책임을 물으면서 현재 추진되고 있는 교통계획은 절대 늦춰지지 않도록 하고, 검토 중인 것들은 최대한 실현되도록 앞장서겠다. 집값은 도시 경쟁력의 문제다. 자족도시가 완성되면 창릉신도시가 있다하더라도 집값하락은 염려하지 않으셔도 된다. 자족도시 실현, 기업유치를 위해 모든 역량을 모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김영환 후보 “일산을 살리는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

김영환 후보는 치과의사로 일하며 시집과 책을 많이 냈고 정치에 입문해 민주당 소속으로 15대에서 19대까지 안산시 상록구을에서 4선의 관록을 쌓았다. 19대 국회의원 때 국민의당으로 가서 2017년 국민의당 대선기획단장을 지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바른미래당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왔다가 고배를 마시고, 당대표에도 출마했다가 손학규에게 패했다. 낙선 후 치과의사로 돌아간 김 후보는 지난 1월 새로운 보수당과 자유한국당 등이 모인 통합추진위원회에 합류해 미래통합당 소속이 돼 지역구를 안산에서 고양시병으로 옮겨 전략 공천됐다.

진보, 중도에서 보수로 변신한 이유에 대해 “정치를 시작하면서부터 중도개혁의 노선을 지금까지 견지해왔다. 나무는 움직이지 않았는데 바람이 불어서 풍파를 겪어왔다. 그런 과정에서 당적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당적 이동이 부끄러운 이력일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 영화를 위해 당을 바꾼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도 했다.

김 후보는 “그동안 정치권은 수도권 규제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전혀 마련하지 못했다. 94년 고양시는 인구 30만 명일 때 과밀억제권역으로 묶었다. 인구나 산업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정책이었지만, 불행히도 고양시는 지금까지 인구만 100만 명으로 늘었고 산업은 전혀 들어온 게 없다. 말도 안 되는 정책이었고 역차별이라는 것이 확실한데도 정치권은 지금까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이제는 싸워야 한다. 고양시의 권리를 위해 나서야 한다. 제가 일산을 살리는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고 말했다.

박수택 후보 “대곡에 국제터미날 유치”

정의당 박수택 후보는 “전혀 다른 일산, 변화의 출발, 그린뉴딜-박수택”을 선거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일산의 고질적인 3가지 큰 문제가 교통, 일자리, 생태환경이라고 지적한 그는 일산의 교통문제 해결, 신산업 유치를 통한 좋은 일자리 만들기, 생태 환경 그린 뉴딜 실현이라는 3대 목표와 과제를 제시했다.

대곡 지구에 국제철도터미널을 유치해 고양을 국제도시로 만들고 서울지하철 6호선 새절역에서 고양시로 들어오는 고양선을 식사지역으로 잇도록 정의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서 완수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후보는 “고양선의 식사지역 연결은 심상정 국회의원과 박시동 시의원을 중심으로 상당한 진척을 이뤘고 실현을 위해 순항 중”이라고 덧붙였다. 난개발 지역인 장항1동 저지대를 정비해 인공지능과 바이오기술을 융합하는 ‘개량신약(제네릭)’ 클러스트를 조성하고 그린 뉴딜의 실현을 위해 2030년까지 태양광발전 확대, 효율화로 고양의 전력에너지 자립도를 40%까지 끌어올리고 고봉동 등 ‘계획관리지역’의 난개발과 환경 오염을 막고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도시의 품격을 높일 수 있도록 관련 법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환경기자를 하다가 정의당의 고양시장후보로 나서 8.36%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3위를 했던 그가 이번에 어느 정도 득표력을 보여줄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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