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일보] 고양탄현 공공주택지구 개발 시 금정굴 관련 유해안치 평화공원이 들어올 것이라는 우려가 일산서구 탄현동과 일산동구 중산동 주민들 사이에서 증폭되고 있다.

주민들은 장기미집행시설인 탄현근린공원을 도시공원으로 하는 것은 찬성하지만, 이 지역을 공공주택개발과 연계해 도시공원이 아닌 유해가 안치되는 추모공원 조성에 대해서는 강한 반발이 일어날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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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서구 황룡산 입구에 "통한의 금정굴을 평화의 공원으로"라는 금정굴 안내 표식이 보인다.

고양시의회는 지난해 8월 ‘고양시 6.25전쟁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 등에 관한 조례안’을 가결했다.

지원조례 통과 후, 2018년 11월 6일 금정굴 근처에서 열린 첫 위령제에서 유족들은 “유해를 현장에 안치하는 것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탄현 주택개발과 관련하여 “유해를 안치하려면 임야를 묘지로 바꾸어야 한다. 공원 내에 유해를 안치할 예정이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고양시 평화미래정책관 인권팀 관계자는 “유해안치를 위해서는 묘지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은 맞다. 평화공원 설립과 위령시설 설치에 대한 권고안을 국토부에 전달한 것은 사실이나, 구체적으로 유해를 안치할지에 대한 결정이 통고되거나 고양시에서도 결정된 바가 없다”고 원칙론적인 답변을 했다.

금정굴 사건은 1950년 후방으로 후퇴하던 경찰과 우익단체가 부역 혐의자와 가족을 재판 없이 즉결 처형하여 금정굴에 암매장한 것을 말한다. 금정굴에서는 153명의 유해가 발굴된 바 있으며, 유해는 하늘문 추모공원을 거쳐 현재는 세종시 추모의 집에 안치되어 있다.

작년 12월 19일 국토부는 장기미집행공원이었던 탄현근린공원 부지 일부를 포함하여 32만1000㎡(약 9만7200평)에 3132가구가 조성되고, 개발대상부지 중 78.8%인 25만3000㎡(약7만6660평)가 공원으로 조성된다고 발표했다.

탄현근린공원 조성 사업은 지역 주민의 오랜 숙원사업이었지만, 고양시의 재원부족으로 장기미집행됐다. 또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등에 의해 2020년 6월 30일까지 사업계획이 마련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해제되는 일몰제 대상 사업이었다.

이 문제는 지난 12일 킨텍스에서 ‘고양탄현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설명회’를 계기로 다시 논란이 점화됐다.

고양시는 올해 2월 7일 국토부에 “LH공사에 ‘금정굴 지역에 평화공원을 설립하고 적절한 위령시설을 설치할 것’이라는 권고사항”을 전달했다.

김완규 시의원은 지난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장기미집행시설인 탄현근린공원을 도시공원으로 조성하고 자연친화적인 단지를 조성하겠다는 LH의 제안에 도시공원 일몰제로 난개발이 우려 되어 명확한 입장을 표명 하지 못했다”며 “만약 도시공원이 아닌 유해가 안치되는 추모공원이 들어온다고 하면 가뜩이나 잘못된 부동산규제 정책으로 어이없이 폭락한 집값에 주택담보대출 빚만 남은 고양시민과 탄현동 주민들의 억울함과 분노에 함께 동참하여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또한, 김의원은 “당초 건립세대수가 3132세대에서 3628세대로 약 500여 세대가 증가했다”며 “이는 유해를 안치하는 금정굴 추모시설과 평화공원 조성에 들어가는 비용을 LH에 부담하려는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 고양탄현 공공주택지구가 고양시민과 사업지 내의 탄현동 주민을 위한 공익사업(도로 확충 등)보다는 LH 등 시행자들의 수익사업으로, 그리고 특정 정치인의 정치적 이념을 실현시키는 사업으로 변질되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은 이미 교통상황이 포화상태다. 출퇴근 시간에는 주민들 말에 의하면 '교통지옥'을 겪는 지역이다. 공공주택이 건설되어도 도로가 확충될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다. 이 부분에 대해 도시계획과 3기 신도시팀 관계자는 “이 사업과 관련하여 인천 2호선이 중산탄현 지역에 계획된 것은 의미있다”며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추진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세대수가 증가된 부분에 대해서 3기 신도시팀은 “고양탄현 공공주택지구는 임대주택이 당초 계획보다 늘었다고 봐도 된다. 이것 때문에 세대수를 늘려준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와 LH가 중요한 사항은 대부분 결정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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