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은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멸종위기종 ‘백두산호랑이’가 국립백두대간수목원(경북 봉화 위치) 호랑이 숲에 안착했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한국호랑이 <사진 제공 = 산림청>

백두산호랑이가 한반도 남쪽 숲에 방사되는 것은 100여 년 만으로, 안정과 적응 훈련을 거친 뒤 국민에 공개될 전망이다.

이번 이송이 의미 있는 것은 한반도에서 사라졌던 ‘백두산호랑이’를 백두대간 숲에 첫 방사하고,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전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산림청은 향후 유전형질이 우수한 호랑이 십여 마리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호랑이 숲이 있는 산림청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경북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에 아시아 최대 규모로(면적 5179ha) 조성됐다.

‘백두산호랑이’는 ‘한국호랑이’라고도 불린다. 현재 전 세계에는 수마트라 호랑이, 인도벵골호랑이, 말레이호랑이, 아모이남중국호랑이, 인도차이나호랑이, 백두산(시베리아)호랑이 등 여섯 종류의 호랑이가 살고 있다. 이 가운데 만주와 연해주 그리고 우리 한반도에 살고 있는 백두산호랑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열대지방에 살고 있다.

백두산호랑이는 열대지방 호랑이와 다르다. 우선 몸무게가 최대 300kg 이상으로 열대지방 호랑이에 비해 30% 이상 크며 활동영역 또한 인도의 벵골호랑이가 20㎢지만 백두산호랑이는 1,300㎢로 약 70배나 넓다. 3개도 4개 군에 걸쳐 있는 지리산 국립공원의 면적이 472㎢인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넓은 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의 마지막 호랑이는 1921년 경주 대덕산에서 잡힌 호랑이로 알려져 있다. 

남한 마지막 백두산호랑이 <사진 제공 = 산림청>

그러나 2010년 서울대 이항 교수팀 연구에 의하면 한반도 호랑이의 유전자와 현존하는 시베리아호랑이의 DNA 염기서열이 100% 일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백두산호랑이는 남한에서 사라졌을 뿐 멸종된 것은 아니다. 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괴와 먹잇감 감소, 밀렵으로 멸종위기에 있지만 아직 450마리 정도의 백두산호랑이가 연해주를 중심으로 러시아, 중국, 북한 접경에 살고 있다.

이 호랑이가 한반도로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 호랑이는 수컷이 1,300㎢, 암컷은 400㎢에 달하는 행동반경을 가지고 있다. 부모를 떠나면 영역개척을 위해 400㎞씩 이동하기도 한다.

그들에겐 중국 동북부와 한반도의 경계가 무의미하다. 연변에서 백두산까지는 200㎞. 머지않아 이 호랑이들이 다시 한반도로 돌아 올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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