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피스-메이커(peace-maker)
진정한 피스-메이커(peace-maker)
  • 조규남 목사/우림복지법인 대표
  • 승인 2019.10.3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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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일보] 나라와 나라, 집단과 집단 사이에서의 전쟁과 나라 안, 조직 안에서의 분쟁이 끊이지 않는 세상은 평화를 원합니다. 그러나 세상은 평화롭지 못합니다.

걱정, 근심, 염려, 의심, 불안, 절망, 공포, 두려움 등의 삶을 망가뜨리는 부정적 단어들이 우리의 삶 전체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삶 자체가 생존경쟁이고 약육강식의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여지기에 힘을 소유하려 하고 그 힘으로 평화를 유지하려 합니다. 평화를 지키기 위해 힘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높이 올라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평화
재외동포 중고등학생들이 평화를 기원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세상은 평화를 원하면서도 평화를 지키기 위한 명목으로 가장 비평화적인 폭력의 살상 무기들을 만들고 그래서 무시무시한 핵무기들을 개발합니다. 이것들을 만드는 데 필요한 천문학적 숫자의 제조생산비를 조달키 위해 국민에게 막대한 국방비 세금을 걷어야 하고, 국민은 국민대로 국방의 의무와 조세의 의무를 감당하여 이 치열한 생존경쟁의 사회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아침 저녁으로 파김치가 되도록 죽어라 돈을 벌기 위해 뛰어다녀야 합니다. 악순환의 고리입니다.

위와 같이 평화를 위한 세상 논리의 대표적 사례가 로마 시대의 평화유지 정책인 Pax-Romana입니다. 무력으로 평정하여 힘의 논리에 의한 평화를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독재 체제의 나라들이 사용하고 있는 수법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힘의 논리로 만들어진 평화는 거짓 평화로서 결코 평안할 수 없음에도 이 힘의 구조 안에서 무력평화로 길들여진 국민은 오히려 평안하다며 안정감을 누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미 잘못된 지배구조에 익숙해져 버려 자신들의 생존을 책임져주기만 한다면 무엇이든 좋다는 식으로 애써 새로운 변화를 원하지 않는다는데 더 심각함이 있습니다. 강한 자의 힘에 의존하여 기대어 사는 것이 내 힘으로 먹고사는 것보다 쉽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세상은 강자 천국이 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됩니다. 강자와 약자는 수직관계 선상에서 보호와 의존 상태로 서로의 공생관계를 유지하려 하지만, 강자와 강자끼리 모여 사는 사회는 이 안에서 또 다른 무력투쟁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강자들의 공방전은 더욱 치열하고 갈수록 엄청난 파급효과로 주위의 약자들을 안절부절 더욱 위축시킵니다. 평화는 더욱 깨지고 전쟁의 소문만 늘어납니다. 낮은 곳에 사는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조용히 있을 뿐입니다.

진정한 평화가 없기에 평화를 원하는 세상에서 누가 평화를 만드는 사람들일까요? 분명한 것은 평화를 말하고 평화의 이름으로 전쟁 무기를 만들고 전쟁을 일삼는 사람들(국가)은 절대 아니라는 것입니다.

힘이 있는 강자가 주변의 약자들에게 그 힘을 나누어주지 않고 더욱 또 다른 힘을 움켜쥐려 하는 끝없는 힘의 집착과 욕심은 주위를 힘들게 할 뿐 아니라 결국은 본인에게도 멸망으로 치닫게 합니다. 그런데도, 그걸 알기도 하면서 그들은 스스로 멸망의 늪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권력의 맛을 본 사람들은 그 지배력의 본능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힘의 논리가 팽배하게 움직이는 사회에서 힘이 없는 약자로 살아가는 것은 아주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강자들의 각축전에서 물러나 있는 약자들은 자신의 생존문제도 급급하기에 남을 이기고 죽이고 할 만한 정신력도 없고 또 그렇게 살고 싶지도 않습니다. 내 힘을 이용해 이웃을 죽일 힘도 그리고 도울 힘도 없기에 오히려 나의 어려움을 생각하고 이웃의 어려움을 이해하며 동참하게 됩니다. 힘이 없는 나지만 나보다 더 어려운 이들을 위해 다가갈 때 새로운 생존방식으로 살길을 찾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노약자나 장애인들은 평화의 사도들입니다. 강자를 중심으로 한 곳에는 암투와 분쟁이 끊임없지만, 약자를 중심으로 한 주변은 항상 평화가 깃듭니다. 빼앗을 것도 빼앗길 것도 없기에, 그리고 공격받을 위험도 없기에 자연스레 평화가 유지됩니다.

약자는 가난하고 힘이 없기에 이들에게 찾아가는 사람은 험악한 얼굴로 경계심을 갖지 않고, 대신 온화한 미소로 측은지심의 친밀감을 갖고 찾아갑니다. 뭘 달라고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갖고 있는 것 중 그 무엇이든 함께 나누고 싶어 찾아가니까요. 그러니 이들의 주변에는 긍휼함과 친밀함 그리고 마음의 따뜻함이 전해지고 경계태세 무장해제의 평화가 지속됩니다.

내 주변 인물과 친해지고 싶습니까? 가난한 마음이 되어 약한 자의 모습으로 그 자리에 서 계십시오.

때가 되면 나의 가난함 때문에, 나의 연약함 때문에 사람들이 찾아와 오히려 내가 서 있는 나무의 그늘에서 평안의 안식을 누리고 치유를 경험하며 기쁜 마음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돌아가면서 그들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아~ 여기에 참 평화가 있다. 여기 낮은 곳에

평화의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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