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일보] 한국갤럽이 1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39%로 나타났다. 레임덕 조짐의 전조이자 심리적 저지선인 40% 이하로 떨어졌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 대통령 지지율(39%)이 민주당 지지율(36%)에 근접함으로써, 야당뿐 아니라 여당의 목소리도 커지는 레임덕 조짐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레임덕(권력누수)은 대통령의 권위나 명령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 현상을 의미한다. 여론조사전문가들은 당·청 지지율이 역전되는 순간을 레임덕 진입 시기로 본다. 민주당 지지율이 36%에서 머문다고 전제한다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4%포인트 더 하락하면 레임덕 진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모 교수는 "문 대통령의 첫 번째 고비는 내년 총선이다. 제1당을 놓치면 레임덕 초기, 대패하면 레임덕 중기다"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40%선 붕괴는 이미 지난달 23~24일 실시한 중앙일보 조사 결과(37.9%)와 지난달 26일~지난 2일 한국리서치 조사 결과(32.4%)의 연장선상이란 점이 중요하다. 더구나 고양시민을 대상으로 지난 10일~11일 본지의 설문조사 결과도 24%였다.

한국갤럽 조사는 지난 10월~17일 사이, 전국 만19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표본오차: ±3.1%포인트, 95% 신뢰수준)으로 한 결과로, 39%가 긍정 평가했고 53%는 부정 평가했으며 8%는 의견을 유보했다. 즉 긍정 평가가 지난주 대비 4%포인트 하락, 부정 평가는 2%포인트 상승해 부정-긍정률 차이가 8%포인트에서 14%포인트로 벌어졌다.

(자료 = 한국갤럽)
긍정률과 부정률 변화 (자료 = 한국갤럽)

이번 주 대통령 직무 긍정률 하락 폭은 30대(60%→46%), 성향별로는 중도층(46%→36%), 지역별로 보면 광주·전라(76%→67%) 등에서 상대적으로 컸다.

이런 결과는 ▲경제의 침체 우려, ▲조국 전 장관 불명예스러운 사퇴와 그 가족의 비리 의혹 증폭, ▲평양에서 열린 남북 축구 경기의 무관중·무중계·폭력축구에 대한 반감, ▲광화문 집회 등의 국민의 반발에도 대통령의 고집스러운 국정운영 등이 총체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25%), ▲'인사(人事) 문제'(17%), ▲독단적·일방적·편파적'(13%) 등의 순이었다.

갤럽 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4.27 남북정상회담·판문점 선언 직후인 2018년 5월 첫째 주 직무 긍정률 83%로, 역대 대통령 취임 1년 시점 긍정률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작년 12월부터 올해 9월 추석 직전까지 긍·부정률 모두 40%대인 상태가 지속됐다.

18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 조사 결과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인 39%로 나타난 것에 대해, 청와대는 "일희일비 하지 않겠다"며 "국민 목소리를 참고하고 면밀히 분석하고 보고 있지만 결국 결론은 결과로 보여드려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에 대해서는 64%가 '잘된 일', 26%는 '잘못된 일'이라고 봤으며 10%는 의견을 유보했다. 조국 전 장관 사퇴를 잘된 일로 보는 이유는 ▲'도덕성 부족/편법·비리 많음'(23%), ▲'국론 분열/나라 혼란'(17%), ▲'가족 비리·문제'(1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36%, 한국당 27%, 무당(無黨)층 23%, 바른미래 7%, 정의 6%, 민주평화·우리공화 각각 1%다. 지난주 대비 민주·정의는 각각 1%p씩 하락. 바른미래당은 2%포인트 상승, 한국당은 변화가 없었다.

(자료 = 한국갤럽)
연령별 분석 (자료 = 한국갤럽)

조국 전 장관이 사퇴한 이후에도 광화문에서는 문 정부에 대한 반대 집회는 계속되고 있다. 40%선이 붕괴된 시점에서 과연 어디까지 지지율 하락이 지속될지 아니면 다시 반등하여 문 정부의 정책이 힘을 받을지 지켜볼 일이다. 반등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한편,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에도 서울 곳곳에서 ‘검찰개혁’과 ‘정부 규탄’을 외치는 상반된 집회가 열리는 가운데, 북한 선전 매체인 노동신문은 논평을 연달아 내고 있다.

17일자 노동신문은 범보수 단체 주도로 정부를 규탄하는 광화문 집회를 “재집권야욕에 환장한 정치깡패들의 란동(난동), 히스테리적 광기”라 하고, 검찰개혁을 외치는 촛불집회를 “적폐검찰 청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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