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고양작가회의 주관의 문학강연회에 유승호 평론가가 초청되어 강연을 펼치고 있다.
14일 고양작가회의 주관의 문학강연회에 유승호 평론가가 초청되어 강연을 펼치고 있다.

[고양일보] 한국작가회의 고양시지부(이하 고양작가회의)는 14일 ‘원로 및 중견작가 초청 문학강연회’를 열고 유승호 문학평론가를 초청해 문학강연회를 개최했다.   

이날 강연회에는 정수남·허형만 고양작가회의 상임고문, 최준수 고양평화누리 사무총장, 문명순 더불어민주당 고양갑 위원장, 이경열·정다운·이종선 시인 등 여러 문학인이 참여한 가운데 이뤄졌다. 

이날 강연한 유승호(55세) 평론가는 서울 출신으로 서울신문 문학평론에 당선해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한양대 국문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박남희 고양작가회의 회장은 유승호 평론가에 대해 “평론가로 문단활동 20년을 넘기면서 천착하게 된 곳이 ‘서정’의 세계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 탈서정의 기치 아래 있던 모던하고 낯선 문학에 자리를 내어주고 변방을 떠돌던 서정시가 문학의 서자가 아닌 적자임을 보여주는 저작을 남겼다”고 말했다. 

유승호 평론가는 “문학의 영원한 주제가 그리움인데, 그리움은 지나간 시간이 결코 재현 불가능성하다는 것에 대한 자기 고백이다. 누구에게도 지난간 것을 재현할 수 없지만, 신이 인간에게 기억이라는 비상한 능력을 주셔서 지나간 것을 상상적으로 재현할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문학이다”고 말했다. 

유승호 평론가는 이렇게 ‘재현할 수 없는 것’을 상상적으로 재현한 문학작품인 백석의 시 ‘흰바람 벽이 있어’와 윤동주의 시 ‘별 헤는 밤’을 비교하며 유사점을 설명했다. 유 평론가는 백석의 ‘흰바람 벽이 있어’라는 시를 두고 “10여 년 전에도 지금도 여전히 최고의 시라고 여기는 시”라면서 “윤동주의 시 ‘별 헤는 밤’은 백석의 이 시가 없었다면 태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동주가 연희전문대 4학년 때인 1941년, 백석의 ‘흰바람 벽이 있어’라는 시를 보고 7개월 후인 이해 11월 ‘별 헤는 밤’을 쓰게 된다. ‘별 헤는 밤’은 ‘흰바람 벽이 있어’라는 시를 모방한 것이 아니라 일종의 헌사이고 오마주다”라고 말했다. 

유 평론가는 “윤동주가 백석보다 더 위대한 시인이라는 것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윤동주가 더 쟁점을 파생시키는 시인이라는 것은 틀림없지만, 시인의 품격에 있어서는 백석이 한 수 위에 있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고양작가회의는 매년 3, 4차례에 걸쳐 문학인들에게 귀감이 되거나 새로운 비전을 던져주는 원로 문인을 초청해 문학강연회는 개최해왔다. 올해에는 정희성 시인, 고양작가회의 전임회장이었던 정수남 소설가를 초청해 강연회를 개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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