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원장
김태영 원장

[고양일보] 이런 상상을 해보자. 면접장에서 질문을 받고 머릿속에 버퍼링이 일어난다면...

컴퓨터나 핸드폰을 사용하다 보면 버벅거리는 일, 버퍼링이 심해서 가슴 답답했던 일들이 종종 있다. 마찬가지로 “면접 연습을 하긴 했는데, 막상 현장에서는 더듬거리고 머릿속이 하얘졌어요”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을 텐데, 이런 상황은 누구라도 마주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일부 대학의 면접은 이미 시작되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전형이지만, 합격을 위해서라면 준비하고 도전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수시 면접 전형의 평가 항목이 어떤 것인지 확인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대학 입학처의 자료실을 찾아보거나, 입시요강을 보면 친절하게 설명이 되어 있다. 그럼에도 학부모 입장에서는 뭔가 다른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렇다면 면접고사에서 어떤 것을 묻고, 대비할 것은 무엇인지 안다면, 그리고 학과별 질문의 유형을 안다면 막연한 불안감은 조금은 덜 수 있지 않을까?

우선, 수시전형 면접의 평가 항목을 확인해보자. 즉, 대학에서는 ‘학업역량, 전공 적합성, 인성, 발전 가능성’을 평가하며, 그 외 탐구역량, 리더쉽, 글로벌 인식, 지역 문제, 시사, 의사소통, 가치관, 논리성 등 다양한 면을 대학별 측정 평가항목으로 제시하고 있다.

물론 이것은 학과, 전공에 따라 다르다는 점도 주시해야 한다. 가령, 사범대, 교육대와 의학계열의 경우 ‘인성’을 특히 중시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럼에도 공통적인 요소들이 있게 마련이다. 다음 공통 질문의 유형은 항목별로 5가지씩 선별한 질문들이다. 엄밀히 보면 중첩되는 질문이 있을 수도 있다.

<학업역량 평가 5가지 질문>

1. 학교생활 중 최선을 다한 경험이나 사례가 있다면?

2. 학업성적을 위해 노력한 방법, 자신만의 공부법은 무엇인가?

3. 고교에서 가장 좋아하거나 자신있는 과목이 있다면?

4. 지원학과, 전공 분야에 대해 아는 대로 말해보시오.

5. 고교 생활 중 본인에게 의미있는 도서가 있다면?

<전공 적합성 평가 5가지 질문>

1. 본인의 어떤 점이 우리 학과에 적합하다 생각하는가?

2. 희망 직업을 갖기 위해 어떤 자질, 능력이 필요할까?

3. 전공을 위해 어떤 지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4. 정보혁명, 4차산업혁명 시대에 우리 학과, 전공의 미래 모습은 어떤 변화가 있을까?

5. 전공 중 어떤 분야에 가장 관심이 있으며, 준비한 것이 있다면?

<인성 평가 5가지 질문>

1. 본인이 합격(또는 탈락)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2. 봉사활동 중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3. 역경, 고난 극복의 예가 있다면 말해보시오.

4. 학교생활 중 리더로서 활동한 내용, 기억에 남는 경험에 대해 말해보시오.

5. 자기관리를 위해 노력한 점이 있다면?

<발전 가능성 평가 5가지 질문>

1. 해당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2. 본인에게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되는 교내·외 활동은?

3. 학교생활 중 학업 외에 열정을 쏟은 분야가 있다면?

4. 자신이 미래에 닮고 싶은 롤 모델이 있다면?

5. 자신의 성장과정과 이러한 환경이 자신의 삶에 미친 영향에 대해 말해보시오.

<기타 질문 5가지>

1. 졸업 후 희망직업과 그 직업에 필요한 지식, 기술이 있다면?

2. 최근 시사뉴스에서 가장 관심을 가졌던 화제는 무엇인가?

3. 학생부의 진로희망과 학과 선택이 다른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

4. 본인의 장단점에 관해 말해보시오.

5. 통학시간, 통학방법은 어느 정도 예상하는가?

학생 및 학부모를 대상으로 강연하고 있는 김태영 원장
학생 및 학부모를 대상으로 강연하고 있는 김태영 원장

면접을 위한 ‘팁!팁!팁!’

면접은 지필고사가 아니다. 충분한 시간과 생각할 여유 없이 즉답을 해야 하는데, 암기된 내용으로 대처하는 것은 옳지 않다.

수시 면접에서 딱 정해진 질문은 없지만, 위의 빈출 높은 질문의 예를 참고로 연습을 해보자. 질문에 대한 답변을 글로 써서 암기했던 학생들은 대개 머뭇거리거나 제대로 하지 못했었다. 이와 같은 학생이라면 다음과 같이 해보기를 권한다.

첫째, 예행연습에서는 질문 상황을 떠올리고 자신을 설명할 ‘단어 몇가지’로 답을 구상하는 것으로 족하다. 문장을 암기해 갔지만, 순간 떠오르지 않는 낭패를 겪지 않으려면, 특정 단어를 묶어 상황을 기억해두는 것이 좋다. 물론 우리는 연설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명연설을 남긴 사람들은 이와 같은 방법을 썼다. 즉, 본인의 생각이나 활동 사실을 두 세가지 정도 짧은 포인트, 단어로만 압축해서 기억하고 답변 준비를 해보자.

둘째, 자소서 4번 문항은 매우 중요하다.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는 면접 전형의 ‘서류’이기 때문에 면접 대상자 스스로 학생부 기록사항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대학은 자기소개서의 문항을 공통 1·2·3번 그리고 대학별로 4번 항목은 자유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차이는 자소서 4번 문항이 있는 대학에서 4번의 내용을 중점적으로 묻거나 평가 항목에 적용하겠다는 의미로 보는 것이 맞다. 우리 대학 학과를 선택한 이유와 준비 과정, 진로 선택을 위해 노력한 점, 전공 선택과 향후 학업 계획을 묻는 등 대학의 자율에 맡긴 문항인 만큼 기억을 되새기고 면접장으로 향해야 한다.

셋째, 면접은 ‘서류’의 진실성,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그 역할 중의 하나이다. 서류를 기반으로 질문을 하는데 정작 본인이 어떤 활동을 했는지 전혀 모르거나, 기록과 다른 내용으로 답을 한다면 거짓된 기록임을 자백하는 꼴이 되니 조심해야 한다.

<자소서 4번 항목이 있는 학교>

가천대, 가톨릭관동대, 강원대, 건국대(서울), 경동대(강원), 경북대, 경상대, 경인교대, 경희대, 고려대(서울), 공주교대, 공주대, 광운대, 광주과학기술원, 국민대, 극동대, 금오공대, 꽃동네대, 나사렛대, 남서울대, 덕성여대, 동국대(서울, 경주), 동덕여대. 명지대, 부경대, 부산교대, 부산대, 삼육대, 서강대, 서울과학기술대, 서울교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성신여대, 세종대, 숙명여대, 숭실대, 아주대, 안동대, 연세대(서울, 원주), 우송대, 울산과학기술대, 울산대, 을지대, 인천대, 인하대, 전북대, 전주교대, 제주대, 중앙대, 진주교대, 차의과학개, 청운대, 청주교대, 총신대, 춘천교대, 충남대, 충북대, 포항공대, 한국과학기술대, 한국성서대, 한국외대, 한국항공대, 한국해양대, 한동대, 한성대, 홍익대 등

“자기소개 해보세요”에 답하자

이제 면접장을 떠올려보자. 면접 시간은 10분 내외에 불과한데, 이 시간에 평가 항목에 적합한 학생을 평가해야 하고, 면접당사자는 장점을 부각하고 미비한 점을 설명해야 한다. 질문 사항은 불과 5개, 많아봐야 10가지가 채 넘을 수가 없다.

특히 “자기소개 해보세요.”라는 질문은 어떤가? 이 질문은 상당히 많은 것을 함축하고, 평가할 수 있는 질문이다. 가치관, 인성 뿐 아니라 발표력, 표현력, 학과 전공에 대한 꿈 그리고 ‘정말 우리 학교에 다닐 학생인가’하는 점 말이다. 이 질문을 받은 대다수 학생들은 “00학과에 지원한 00이라 합니다. 평소 00학과에 관심을 갖고 어쩌고”한다. 이미 원서를 내고 면접장에 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관심은 표했으니, 다른 내용으로 어필하도록 해보자.

물론 한번 더 말을 한다고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대면을 통해 장점을 보여줄 기회를 만들었다면, 과감하게 하는 것이 옳다. 즉 나의 말에 따라 면접관의 질문이 나오도록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알고, 다음과 같이 해보라. ‘저는 00전공을 왜 선택하였는지 설명하는 것으로 제 소개를 대신하고자 합니다.’ 즉, 4번 문항의 내용으로 대신 답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덧붙여 답변할 준비 연습이 되어 있다면 동아리, 독서, 좋아하는 것(취미, 특기) 등을 추가하면 충분하다.

면접관에게 ‘열망을 던지고’ 오라

마지막으로 ‘합격의 열망, 불덩어리를 갖고 있어서, 말 그대로 이것을 전달하지 않으면 불타 버릴 것’ 같아야 한다. 일반적인 얘기로 하자면 ‘가슴에 뜨거운 불, 열정을 가진 학생’으로 반드시 입학을 해야겠다라는 마음을 갖고 면접에 응하라는 뜻이다. 3년을 준비하고 드디어 서류전형을 통과하고 당락을 결정지을 면접의 순간을 마주했는데, 통상적인 답변과 서류에 적힌 내용만을 읊조리고 끝났다고 생각해보자. 후회하지 않으려면, 면접관에게 자신의 열망을 던지고, 쏘고 나와라.

맨 처음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버퍼링증후군(buffering syndrome)은 뜻하지 않게 일이 천천히 진행되면 심한 불안을 느끼는 증상을 말한다. 버퍼링은 어디서나, 언제나 방해 요소다. 이것을 벗어나야 본인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명료하게 전달할 수 있다.

면접장에서 만큼은 천천히 생각하고 말하자. 어쩌면 우리 모두 은연중에 경험하는 병이지만, 내려놓으면 편해진다. 욕심내지 말고 짧게 두세 가지 포인트만 이야기해보자. 머릿속으로 그 포인트, 단어를 기억하고 메모하고 연습하는 것만으로 증상을 사라질 수 있다. 합격은 문밖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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