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축산성으로 알려졌던 행주산성의 토축산성 성벽 안쪽을 따라 석축 산성이 있다는 것이 발견됐다. 사진 = 국명수 기자
토축산성으로 알려졌던 행주산성이 토축산성 성벽 안쪽을 따라 석축 산성이 있다는 것이 발견됐다. 사진 = 국명수 기자

[고양일보] 행주산성이 덕양산 정상 부근 능선을 따라 돌로 쌓아 만든 ‘테뫼식’ 석축산성이라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또한 석성의 조성 시기도 통일신라 시대 이전인 7세기 삼국 시대라는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그동안 행주산성은 통일신라 시대에 산봉우리를 중심으로 주변 계곡 일대를 돌아가며 성을 쌓는 ‘포곡식’ 방식으로 흙을 쌓아 만든 토축산성으로 인식됐다. 그런데 토축산성 성벽 안쪽을 따라 석축 산성이 있다는 것이 발견된 것이다. 축조 시기는 석축산성이 토축산성에 비해 오래된 것으로 파악됐다. 

고양시는 올해 7월부터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행주산성 내 석성 구역 발굴조사를 위해 한양문화재연구원에 의뢰했다. 이번 발굴조사는 올해 3월에 실시한 시굴조사(7개 지점)를 거쳐 석성의 범위와 축조 기법 등을 확인하기 위해 5개 지점을 구체적으로 선별해 진행했다. 고양시는 8일 이번 조사 성과와 출토유물을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현장설명회를 행주산성에서 개최했다.

안성현 한양문화재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지금까지 행주산성은 흙으로 쌓은 토성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돌로 쌓은 테뫼식 석축산성이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아낸 것이 이번 발굴의 가장 큰 성과다”라고 말했다. 

안 연구위원은 이어 “북동쪽과 남동쪽은 석성과 토성의 성벽이 거의 붙어있는데 비해 서쪽 부분은 토성만 더 넓게 계곡 부분을 감싸고 있다”며 “석성이 무너지지 않은 상태에서 석성 바깥 쪽에 토성을 쌓은 사례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왜 이렇게 석성 바깥에 토성을 쌓았는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고 향후 연구를 통해 밝혀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토성의 길이가 약 1km인데 반해 석성의 규모는 지형에 따라 높이가 1.6∼4.3m, 전체 길이는 450m에 달했다. 조사 결과 석성은 장방형으로 자른 화강암을 이용해 지형이 낮은 부분부터 외벽을 쌓은 후 외벽이 내벽과 동일한 높이에 이르면 내부에 돌을 채우고 흙을 다지는 기법이 사용됐다. 석성은 축성 이후 한 차례 고쳐 쌓았으며, 동쪽 일부 석성에서는 붕괴를 막기 위해 바닥에 흙을 다져서 보강한 토성이 발견되기도 했다.

석성의 규모는 지형에 따라 높이가 1.6∼4.3m, 전체 길이는 450m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석성의 규모는 지형에 따라 높이가 1.6∼4.3m, 전체 길이는 450m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 국명수 기자
안성현 한양문화재연구원 연구위원이 행주산성 발굴조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 국명수 기자
안성현 한양문화재연구원 연구위원이 행주산성 발굴조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 국명수 기자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한성백제기의 대옹편과 신라 시대의 토기, 선문 및 격자문 기와편 등 삼국시대부터 조선 시대에 이르는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 이로써 행주산성이 삼국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한강 유역의 전략적 요충지로 자리하고 있었음이 새롭게 증명됐다.      

* 테뫼식 산성 : 산의 정상을 중심으로 7~8부 능선을 따라 머리띠를 두른 듯이 쌓은 것으로 포곡식 산성보다 규모가 작다. 축조 연대가 포곡식보다 훨씬 오래됐다. 

* 포곡식 산성 : 성곽 안에 계곡들을 감싸고 축성된 산성으로 테뫼식 산성보다 규모가 크다. 우리나라 산성의 대부분이 포곡식 산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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