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이 아닌 나로 나답게 살아가기
슈퍼맨이 아닌 나로 나답게 살아가기
  • 조규남 목사/우림복지법인 대표
  • 승인 2019.10.02 16: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양일보]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경쟁력에 관한 이야기로 우리는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 이야기를 떠올리곤 합니다. 날쌘돌이처럼 빠른 토끼가 잠시 방심하고 교만 떨다가 느림보 거북에게 경주에서 패하고 오직 꾸준한 성실함 하나로 뜻밖의 승리를 거머쥔 거북이의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토끼와 거북이
토끼와 거북이

그러나 실제 우리 삶의 현실에서 이 특별한 경우의 이야기를 보편화하여 우리 자녀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가 하는 것은 회의적입니다. 지금 금수저·흙수저로 운명을 가르는 이때에 그게 가능할까요?

어린이 그림 동화작가 유설화가 2014년 내놓은 그림책 ‘슈퍼 거북’에 대한 출판사 소개의 글이 잘 설명해줍니다.

"거북이 꾸물이는 경주에서 토끼를 이긴 뒤, ‘슈퍼 거북’이라는 별명을 얻게 됩니다. 왜 아니겠어요. 거북이가 토끼를 이겼으니 그야말로 인간 승리, 아니 동물 승리라 할 만한 일이지요.

곧이어 온 도시에 슈퍼 거북 열풍이 불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거북이 꾸물이는 이 상황이 마냥 좋기만 했을까요? 꾸물이는 이웃들이 제 본모습을 알고 실망할까 봐 걱정이 됩니다. 그리고 이웃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려고 진짜 슈퍼 거북이 되기로 마음먹습니다.

꾸물이는 착실한 거북이답게 가장 먼저 도서관으로 달려가 빨라지는 방법을 다룬 책을 모조리 찾아 읽고, 책에 실린 내용을 낱낱이 실천에 옮깁니다. 그 결과, 꾸물이는 누구보다도 빠른 거북으로 거듭납니다. 슈퍼 거북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실력을 갖추게 된 것이지요.

그런데도 꾸물이는 하나도 행복하지가 않습니다. 딱 하루만이라도 느긋하게 자고 느긋하게 먹고 싶습니다. 볕도 쬐고 책도 보고 꽃도 가꾸고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예전처럼 천천히 걷고 싶습니다.

그런 꾸물이에게 토끼가 다시 도전장을 내밉니다. 이제는 토끼쯤이야 가볍게 이길 수 있는 몸이지만, 그래도 꾸물이에게 경주는 큰 부담입니다. 드디어 경주 날, 몇 날 며칠 잠을 설친 꾸물이는 지친 몸을 이끌고 경기장에 나가는데, 과연 꾸물이는 슈퍼 거북이라는 이름을 지킬 수 있을까요? 끊임없이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그 기대에 부응하며 살아가는 것이 과연 행복인지, 그렇다면 진짜 행복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큰 3대 난제는 ①낙태의 합법화와 자살 등의 생명경시 풍조, ②극도의 이기주의로 인한 저출산 현상, ③고령화 시대에 따른 연령차별주의(ageism)입니다.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위의 3가지 시대 현상은 모두 생명과 인간의 존엄에 가장 직접적 연관이 있는 인간의 기본 전제이기에 우선적인 과제로 삼아야 합니다.

이러한 사회 현상을 반영해주는 것이 지금 정치계나 교계에 그 결과로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것이 자녀 문제로 요란하게 나라나 교회 전체를 흔들고 있습니다.

정치판에서는 자녀가 우상이 되어 국가의 인사 정책에 발목 잡히는 덫이 되어버렸고, 교계 역시 하나님의 공의와 교회법을 따르기보다는 자녀에 대한 집착으로 세습 문제가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경쟁 사회에서 경쟁력의 뒷받침이 되고자 하는 부모의 마음입니다. 그러나 자녀를 위하고자 하는 마음이 자녀에게 고통을 주는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문제되고 있는 사건들에 연루된 자녀들은 결코 행복하지 못할 것입니다. 아버지를 자랑하고 아버지의 힘을 믿고 있던 모든 것들이 이제는 도망치고 싶은 부끄러운 일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내 자녀가 슈퍼맨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인 내가 먼저 슈퍼맨이 되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왜 슈퍼맨이 되려 하느냐고 묻지 마십시요. 어찌보면 예수님도 슈퍼스타였기에 세상을 고치고 구원하는 일을 할 수 있었던 것 아닌가요?

악당을 쳐부수고 약자를 보호해주고 굽은 것을 곧게 필 수 있는 파워풀(Powerful)한 힘이 있어야 정의가 바로 서며 하나님의 공의가 이루어지는 하나님 나라가 세워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 본분과 수준을 알고 나답게 살라고 말하지 마십시요. 나의 능력을 뛰어넘는 힘을 길러 금수저의 대열에 합류하기 전에는 이 세상은 나를 거들떠 보지도 않을 테니까요.

모두 다 구름 위의 허상을 쫓고 있는 듯 보여지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힘 좋은 부모가 만들어 놓은 사다리를 타고 이미 구름 위에 올라 좋아라 하는 이들도 있고, 이제 그 사다리의 유혹 앞에서 망설이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름 위의 환호성이나 유혹의 사다리에도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그것들을 외면한 채 자신이 서 있는 작은 나무 위에 떨어진 노란 별들을 바라보며 흔들림 없이 서 있는 '장한 아이'를 봅니다.

이 시험을 통과해야 비로소 자신의 힘으로 우뚝 설 수 있습니다. 구름의 허상 위가 아니라, 유혹의 사다리 앞에서가 아니라, 내가 서 있는 작은 나무 위의 별을 우선 사랑하고 아끼는 미래의 소망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 건재함을 믿음으로 기다리며 지켜볼 일입니다.

'조현병'으로 이름을 바꾸어 부르는 정신분열증은 일반인들이 가늠하기 어려운 신비의 미스테리 세계입니다. 정신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단체를 이루고 벌이는 Mad Pride(매드 프라이드)운동가들이 주장하는 것은 항정신병약에 대한 의존도를 최소화하고, 자신의 치료와 관련해 직접 주도권을 행사하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는 이들의 "자발적인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더 이상 치료가 아니다"라는 말로 대변됩니다. 모든 치료는 개인적인 선택과 결정에 의해 자발적으로 행해져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치료 자체의 효과도 미약할뿐더러 치료의 결과에 있어서도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진보적 개선은 교육이든 뭐든 그것이 자발적인 것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슈퍼 거북이 승리는 한 것 같으나, 주위의 시선과 보이지 않는 간접 압박에 의해 행복을 잃어가듯, 이 시대를 이끌어 갈 미래의 주역들이 어른들의 욕심으로 인해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주도적인 삶을 살지 못하는 게 안타깝습니다.

나로 나답게 사는 것을 배우고 이 세상에 나의 존재는 단 하나만의 귀한 생명임을 알고 부모를 떠나 자신만의 세계를 일구어가는 다음 세대들이 일어나야 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