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용수 약천사영산재추진위원장
방용수 약천사영산재추진위원장

[미디어고양파주]  파주 심학산 자락에 있는 조계종 지장기도 참회도량 심학산 약천사가 10월 13일 6.25 전쟁에서 희생된 호국영령들이 극락왕생할 수 있도록 영산대재를 열고 천도법회를 봉행한다. 영산대제를 6월부터 준비해온 방용수 약천사영산재추진위원장을 만나 영산재를 봉행하게 된 배경과 행사 준비상황에 대해 물었다.

●먼저 자신과 약천사를 소개해달라.

자동차부품회사 대흥티엔비 주식회사를 운영하고 있고 재경 장흥 관산읍 향우회장과 동문회장을 역임했으며, 약천사 신도회장을 맡고 있다. 전에는 자비나눔 봉사회 회장을 맡았었다. 약천사는 파주에서 보광사 다음으로 큰 절이다. 고려 시대의 절터로 전해지는 자리에 1932년 중찬된 유서깊은 도량이다. 25년 전에 허정 큰스님이 지장기도 참회도량 중심사찰로 정착시키기 위해 큰 원력을 세우시고 불사를 전개하게 되었다. 큰스님은 서의현 스님의 상좌스님이셨고, 조계사 주지를 역임하셨다. 불기 2552년 10월 약천사 앞마당에 높이 13m의 남북통일약사여래대불을 조성했다.

약천사가 있는 심학산은 해발 194m지만 우축 개성 송학산, 전면 서해 앞바다, 뒤쪽 북한산 40~50km를 멀리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신동국여지승람에 나와 있듯 임진강이 예성강과 합류해 한강을 거쳐 서해로 흘러가는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다.

●영산재를 설명해달라.

영산재는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하시던 도량을 시공을 초월해 약천사 도량으로 오롯이 옮겨와 영산회상의 제불보살님께 공양을 올리는 의식이다. 따라서 영혼을 극락왕생하게 하는 천도재 중 가장 규모가 크고 대표적인 불교의식이다.

영산재는 세계 무형문화 유산이자 국가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로 한국 불교문화의 정수이자 불교예술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영산재가 불교의 사상과 교리적 의미는 물론이고 종교적 상징성과 풍부한 예술성을 담고 있으면서, 전통 불교음악과 불교무용 대부분의 형태를 온전히 구현하는 불교의례이기 때문이다.

●영산재를 열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호국영령과 이승과 저승을 떠도는 외로운 영혼들을 위해 불법의 이치를 설하고 음식을 베풀어 극락으로 천도하는 일에 약천사가 앞장서기 위한 것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분단국가로 과거 6.25동란 시 1953년 7월 27일 휴전 때까지 37개 월 동안 전투가 벌어져 수많은 군인들이 죽었다. 파주의 한강변, 철원, 임진강 상류 백마고지 쪽에서 약 24개월 동안 격전이 벌어졌다.

제가 백마부대에서 군복무를 할 때 행주산성에서 문산까지 철책이 있는데 오두산과 심학산 밑 군부대에서도 철책 경계근무를 했다. 그 때 북한의 대남방송을 귀가 따갑도록 들었는데 전쟁과 분단의 아픔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아쉬움이 많았었다.

그러나 불자의 한 사람으로 지난해 봄 큰 스님께 영산재를 제안했는데 “대단한 생각을 했다”며 격려해 행사를 준비하게 되었다. 한강과 임진강을 끼고 있는 파주 고양은 전쟁의 격전지였다. 10대와 20대 초반의 젊은 영혼들, 전몰자 영혼들을 위한 위령제를 지내고 나서야 통일을 이야기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영산재가 있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영산재는 많은 준비와 비용이 들어가는 큰 행사로 매년 있는 행사가 아니다. 영산재 행사를 주관하신 스님 한 분도 영산재를 봉행하는 것이 생애 두 번째라고 한다. 그만큼 이 행사가 귀한 행사이다.

영산재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1-2곳에서 정부 지원금(1억원)을 받아 거행하지만 심학산 약천사가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영산재를 여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영산재가 진행되는 약천사 전경
남북통일기원 및 호국영령 천도를 위한 영산재가 열리는 약천사

●영산재 준비는 어떻게 하나

영산재는 행사비가 거의 2억원 이상 들어간다고 한다. 지자체 지원을 받지 않는 한 어느 한 분이 원력을 세워서 추진하면 몰라도. 개인사찰에서 이런 큰 돈을 들여 행사하기는 어렵다. 저희도 행사비용을 1억 5천만 정도로 잡고 일부분 제가 부담하고 나머지 십시일반으로 많은 사람이 동참하도록 하고 있다. 한 사람이 주관하는 것보다 많은 사람이 동참해 호국영령을 위로하는게 의미가 있다. 과거 전쟁 접전 지역에서 나라를 위해 산화하신 호국영령을 위로하고 좋은 곳으로 가시라고 하는 행사에 불자 여부에 상관없이 군관민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이 참여했으면 좋겠다.

약천사 영산재를 위해 추진위원회 위원장, 부위원장, 7개 분과위원회, 분과별 국장들을 세워 6월부터 준비했다.

●영산재를 하는 시간이 굉장히 긴 것같다.

영산재 법회 순서가 72가지나 된다. 원래는 3일을 해야 한다. 과거 조선, 고려 시대 국가에 어렵거나 좋은 일 있을 때 개최한 영산재는 2박 3일동안 지속됐다. 그만큼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 행사이다. 이것을 요약해서 하는 거다.

●준비는 잘 되고 있나.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영산재가 될 것이다. 한 가지 한 가지 철저하게 준비해 그 어느 법회보다 멋진 영산재를 준비하고 있다.

불교예술의 극치인 영산재는 중요무형문화재 제 50호 어장 어산도감 구해 스님이 주재하고 취타대, 범패도 출연한다. 부처님을 야외로 모셔하는 법회를 의미하는 야단법석이 이뤄진다.

●영산재가 끝난 후 산사음악회도 예정돼 있다.

박상민 외 대중가수 다수가 출연하고 약천산 전단향 합창단이 참가하는 축하공연으로 누구나 와서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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