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고양파주] 경기도는 사라질 위기에 처한 토종 종자를 시급히 보존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경기도 토종종자은행(가칭)’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2012년부터 도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토종 종자에 대한 수집·교환 등 사업이 일부 진행되고 있지만, 전문적인 보관ㆍ저장 시설이 없어 어렵게 수집한 종자가 서로 섞이거나 분실될 위험이 있다.

또한, 토종 종자를 생산하는 농업인 절반이 80대 이상이어서 대물림할 후계자가 없는 실정이다.

이에 경기도는 토종 종자의 전문적인 보관ㆍ저장 시설과 더불어 검사ㆍ실험실, 육묘ㆍ증식장, 야외 체험장 등을 갖춘 토종종자은행을 설치ㆍ운영할 계획이다.

토종종자은행은 11월 경 경기도 종자관리소 본소가 수원에서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신축하는 시설에 설치된다.

아울러 토종 종자의 거버넌스 협의기구로 ‘경기도 우리씨앗 네트워크’를 구성해 토종종자은행의 운영과 토종 종자 정책을 결정하게 된다. 토종 종자 관련 시민단체, 생산 농가, 농민단체, 소비자단체, 학계 전문가와 정부 관계관이 네트워크에 참여하게 된다.

고양시 벽제동 소재 우보농장에서 보관하고 있는 우리나라 토종벼 종자
고양시 벽제동 소재 우보농장에서 보관하고 있는 우리나라 토종벼 종자

시민단체인 전국토종씨드림의 변현단 대표는 “전국을 다니면서 토종 종자를 수집하고 보존의 중요성을 알리는 활동을 해오면서 사라져가는 우리 씨앗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정책이 아쉬웠는데 경기도가 나서주니 그나마 다행”이라며 “시민단체 차원에서도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박종민 종자관리소장은 “토종 종자는 우리 땅에서 오랫동안 자라온 우리의 문화이며 미래의 소중한 자원”이라면서, “토종종자은행을 통해 보존은 물론 다양한 주체들이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양시 벽제동에 우보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근이 대표는 “토종 종자는 국민의 생명과도 같은 존재이다. 그동안 회원들과 함께 일제에 의해 거의 멸종된 토종벼를 되살리는 사업을 지속해 오고 있다”며, “고양시와 시민들도 토종 종자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경기도 토종농작물 보존과 육성을 위한 조례’를 2014년에 제정했고, 2012년부터는 토종종자 전문 시민단체를 지원하여 고양·화성 등 7개 시군에서 1,700여점의 토종종자를 수집하고, 시민단체를 통해 보존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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