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나 동국대학생
김지나 동국대학교 학생

[미디어고양파주] 매년 일어나는 농산물 과잉 생산. 올해의 대표주자는 양파입니다. 농사만큼 날씨에 크게 좌지우지 되는 일도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매년 이런 농산물 과잉 생산의 논란이 끊이지 않나 봅니다. 이런 일은 작년에도 있었고 재작년에도 있었고, 아니 없었던 해를 찾아보는 것이 더 빠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한 그 해에 따라 과잉 생산되는 농산물의 종류도 바뀌게 됩니다. 평년보다 더워서, 혹은 추워서, 혹은 비가 많이 와서 풍년이 되었다는 뉴스, 많이 들어보시지 않았습니까? 추운 걸 대비해야 하는지, 더운 걸 대비해야 하는지,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야 되는지 저는 감도 잡히지 않습니다. 

양파. 가볍게 넘기지 맙시다. 이번 양파 사태로 양파 뉴스가 나올 때마다 많은 분들이 안타까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안타까운 마음이 잠깐의 관심으로만 남는다면 결국 양파 사태는 다른 농산물의 이름을 따서 다시 되풀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멈추면 안 됩니다.

먼저 우리나라를 들썩이게 만든 양파 사태의 현황을 확실히 짚어봅시다. 7월 19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양파 생산량은 무려 159만4459톤입니다. 약 4000대의 비행기의 무게와 맞먹습니다. 이는 통계집계를 시작한 1980년 이후 39년간 역대 최대치라고 합니다. 심지어 올해는 재배면적이 작년보다 17.6% 감소했음에도 이런 어마어마한 생산량이 나왔다고 합니다.
 
이 사태를 만든 원인을 2가지로 정리해보자면 정책과 날씨입니다. 사실 양파는 저장성이 좋아 공급량 조절이 비교적 용이한 작물입니다. 그런데도 2015년에는 양파 값이 확 올랐고 작년과 올해 또 양파 값이 뚝 떨어졌습니다. 작년과 올해 모두 과잉생산 때문입니다. 갑자기 2018년부터 양파가 과잉생산이 된 이유 중 하나는 ‘논 타작물 재배 지원 사업’에 있습니다. 이 사업은 쌀이 과잉 생산되자 논에 벼 대신 다른 작물을 재배거나 논에 농사를 짓지 않으면 국가에서 지원금을 주는 것입니다. 양파는 논에 심을 수 있는 대표적인 작물이었고 몇 지자체에서는 양파를 쌀 대신 키우는 것을 적극적으로 권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2015년에 양파가격이 급등해 양파 농사가 돈이 된다는 생각이 농가 사이에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2019년에 양파 재배면적이 줄기는 했으나 ‘논 타작물 재배 지원 사업’이 시작하기 전인 2017년에 비하면 2,239ha 더 증가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상황에 날씨도 한 몫을 톡톡히 거들었습니다. 따뜻한 겨울과 양파 알이 굵어지는 4~5월의 적절한 강수량과 충분한 햇살, 심지어 병과 해충도 줄었습니다. 양파가 자라기 너무 좋은 환경이 만들어 진 것입니다. 양파 크기 자체가 커지면서 생산량 증가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평년 양파의 상품(上品) 기준은 280g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350~400g까지 높아졌다고 합니다. 이런 날씨의 영향으로 양파와 비슷한 날씨에서 잘 자라는 보리와 마늘도 풍년을 맞았다고 합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농산물의 가격이 요동치는 것은 양파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닙니다. 2014년에는 배추, 무, 양파가. 2015년에는 배추와 무, 2016년에는 파프리카, 2017년에는 배추, 제주도 월동무, 당근, 감과 같은 겨울 작물에서, 2018년은 올해와 같이 양파와 마늘에서 과잉 생산의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농사는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으니 어쩔 수 없다고 넘기기에는 너무 많은 손해가 있습니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지난 5년 동안 갈아엎은 농산물은 총 37만5015톤이라고 합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448억원이나 됩니다.

이번에는 양파 사태의 현실을 알아보았습니다. 이제는 이 상황을 나아지게 하려는 노력과 그 효과를 알아봅시다. 이렇게 같이 알아보면 우리들 중 누군가는 정말 탁월한 해결책을 생각해낼 수도 있을 겁니다. 우리가 농산물 과잉생산으로 이렇게 뜨겁게 달아올랐던 적도 많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은 국민 모두의 단결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바꿔 왔습니다. 여러 생각이 모이면 우리는 또 다시 새로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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