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환경운동연합 주최로 3기 신도시 관련 토론회가 29일 일산동구청에서 열렸다.
고양환경운동연합 주최로 3기 신도시 관련 토론회가 29일 일산동구청에서 열렸다.

[미디어고양파주] 고양환경운동연합 주최로 3기 신도시 관련 토론회가 29일 일산동구청에서 열렸다. ‘3기 신도시 계획, 고양시민은 무엇을 주시하는가?’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환경운동가와 환경전문가 패널들은 3기 신도시가 어떠한 당위성도 없음을 역설했다. 이들은 “대규모 개발에 의존한 주택공급, 더구나 그린벨트 내 주택공급은 기후 변화 시대를 역행하는 정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첫 번째 발제를 맡은 박숙현 경희 사이버대 교수는 “편의성, 문화적 서비스, 교통편의 등 도시의 매력도가 환경적인 훼손에 의해 떨어지는 시간은 굉장히 오래 걸린다. 환경 훼손으로 천천히 도시의 매력도가 떨어지다가 어느 시점에서 누적된 환경문제가 터지면서 도시 매력도는 갑자기 급락한다”며 환경적 훼손의 도시 매력도와의 연관성을 지적했다. 

맹지연 환경운동연합 처장은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고양 창릉은 97.7%, 부천 대장은 99.9%가 그린벨트로 절대 개발이 불가한 환경성 평가 1등급 지역도 많이 포함하고 있다”며 “지난 정부의 판교와 위례 등 신도시 개발 사례에서 그린벨트 훼손을 통한 주택공급정책은 투기꾼과 건설업자의 배만 불릴 뿐 서민주거안정에는 실패한 정책임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태영 녹색당 정책위원장은 “한국의 주거정책은 기본적으로 사회정책적인 목표 대신에 경제적안정적 관리를 위한 수단으로 역할을 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것은 국민 다수가 경제성장체제에 동조하는 이해관계자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경제안정적 관리, 즉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한답시고 먹고 살 수 있게 하는 기반, 가령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방식으로 주거정책이 그동안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29일 고양환경운동연합 주최로 열린 3기 신도시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은 3기 신도시가 어떠한 당위성도 없음을 역설했다.
29일 고양환경운동연합 주최로 열린 3기 신도시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은 3기 신도시가 어떠한 당위성도 없음을 역설했다.

한동욱 에코코리아 이사는 동식물의 서식지 파괴는 도시화와 분리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이사는 “창릉 신도시가 개발되면 고양시에 마지막 남은 두꺼비 집단 산란지, 해오라기와 백로류 번식지가 사라지게 된다”며 “2000년 당시 고양시는 생태축이 5개 있었는데, 이러한 생태축이 점점 사라지다가 창릉 신도시 개발로 고양시의 생태축이 완전히 조각이 나지 않을까 염려 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다분히 인간중심적인 ‘녹지축’이라는 개념보다 생물이 이동하는 공간으로서의 ‘생태축’이라는 개념으로 자연환경을 바라보아야 한다. 생태축에는 녹지공간뿐만 아니라 도랑, 수로, 습지, 연못, 논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축을 훼손하는 것에 대한 조사가 뒷받침되고 이에 대한 수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창릉 신도시는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정 고양환경운동연합 의장은 이날 도시관리계획을 변경 폐지해 산황동에 골프장을 취소하지 않은 이재준 시장을 겨냥해 목소리를 높였다. 조 의장은 “고양시는 (3기 신도시 개발로) 산황동 골프장 부지에 골프장 대신 도로가 생기게 됐으니 고양시의회 앞에서 농성 중인 천막을 치우라고 주문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도로를 반영한) 도시관리계획을 고지하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지금 와서는 이 도로가 생기는 것이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 고양시의 입장이다”며 고양시에 대한 불만을 말했다.    

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장석환 대진대 교수는 고양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정책 결정자들의 의지도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장 교수는 “예산이나 자족성뿐만 아니라 대기질, 수질 등 환경적 측면에서도 성남시는 고양시에 비해 우위에 있다. 일산주민들이 분당주민들에 비해 이러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면 대체 만족을 시켜 줄 수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일산주민들의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3기 신도시를 건설하고 그린벨트를 훼손하고 생태축을 파괴하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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