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단계의 일산신도시
개발단계의 일산신도시

[미디어고양파주]  수도권 3기 신도시 계획은 수도권 재집중을 유발해 국가균형발전과 상충되거나 역행할 소지를 내포하고 있어 우려된다고 강원도의 핵심 싱크탱크인 강원연구원(원장 육동한)이 7월 23일 밝혔다.

강원연구원은 정책메모 제 767호 ‘수도권 3기 신도시 건설과 강원도’라는 제목의 정책보고서(육동한 원장, 류종현, 조명호 연구원)에서 “수도권의 택지공급은 수도권 1~2기 신도시 정책처럼 주택수요와 공급을 수도권에 더욱 집중시켜 인구, 일자리, 경제적 파급으로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심화는 물론 국가균형발전의 틀을 사실상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원연구원은 신도시 추가 건설이 우리 정부의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신념과 다양한 프로그램들의 효과를 제약할 수 있다고 보고  “그러므로 선행적으로 신도시 건설이 미치는 지역의 부정적 영향을 정부 차원에서 세밀히 파악하고 이를 보완하는 국가균형발전 시책들과 병행하여 3기 신도시 건설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의 신도시 건설을 통한 대규모 택지공급은 중장기적으로 집값 안정에 기여할 수 있지만 수도권 재 집중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그 근거로 신도시 건설이 수도권/비수도권 지역의 인구 유동성, 지역경제기반, 부동산시장 등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이 같은 우려를 확인할 수 있다. 즉 2기 신도시 건설 이후 경기도에는 광역시와 다른 도로부터 인구유입이 급증해 광역시와 도로의 유입 인구보다 2.9배가 많은 인구유입이 있었다. 그리고 2기 신도시 발표 이후 6년간 주택공급이 경기도에서 크게 늘어났지만 경기도 주택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강원도의 5배였다.

또 3기 신도시의 자족시설용지는 판교테크노벨리의 8.5배 규모로 조성할 예정인데 이곳에 입주가 완료되면 기업체 수가 6,130개, 종사자 수는 52,0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로 인해 강원도를 비롯한 인근 지역 첨단산업 등의 생태계가 붕괴됨은 물론 수도권으로의 청년 유출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3기 신도시에 공급되는 18만 가구는 강원도의 최근 10년 간 아파트 공급량의 2배에 해당되며 3기 신도시가 수도권 동부권에 집중되면서 강원도 영서권에 대한 외지인 투자자층들의 유입 감소로 인한 미분양 규모 확대와 향후 평균 집값 하락세에 대한 걱정이 깊다.

강원연구원의 정책메모는 강원도의 입장에서 신도시의 영향을 분석한 것이지만 이것은 충청남북도 등 기타 지역의 입장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연구원은 3기 신도시가 불모지와 다름없는 지방에서 힘들게 키우고 있는 인재와 창업의 어린싹조차 모두 쓸어가는 블랙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떨칠 수 없으며 또 한편으로는 미분양아파트 누적으로 거의 빈사 상태에 있는 지방 주택시장에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과거 중앙정부에서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을 지내고 수도권 및 주택정책을 담당했던 육동한 강원연구원장은 한 기고문에서 “1, 2기 신도시는 근본적인 주택난 완화에의 한계, 자족기능 부족, 광역교통망의 미흡, 그린벨트 훼손 등의 문제점들을 노정해 온 것이 사실이며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일부 신도시 주민들의 반발은 이러한 면들이 제대로 치유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새로운 신도시가 만들어지는 데 따른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도권은 그 자체가 진공의 영역이 아니며 3기 신도시가 필연적으로 그 밖으로 이런저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가뜩이나 인구감소 더 나아가 지역소멸을 염려하고 있는 지금 지역에서는 또 다른 걱정거리가 생기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선은 인구유출의 가속화에 대한 두려움이다. 수도권 1~2기(’92~’18) 건설 전후 경기도의 인구는 거의 두 배로 늘었는데 이 기간 강원도 인구유출의 70%가 수도권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2기 신도시 건설 전후(’01~’06) 2007년 이후 10년간 전체 유입인구의 3배 정도가 강원도 밖으로 나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인구 이동에는 다양한 배경이 작용하겠지만 과거 이동패턴으로 볼 때 신도시의 영향을 배제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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