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고양파주] 평소 고양시의 공공자전거인 피프틴 자전거를 즐겨 타는 A씨는 백마 학원가에서 자전거를 도난당하는 일을 겪었다. 피프틴 자전거를 세워두고 잠깐 커피숍에 들른 사이 한 청소년이 자전거를 타고 잽싸게 달아난 것이다. A씨는 피프틴 센터에 분실신고를 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15일 내로 자전거를 찾지 못하면 28만원의 분실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도난당하거나 분실되는 피프틴 자전거는 2010년 고양시가 공공자전거 사업을 시작한 이래로 무려 976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에 약 100대 꼴로 자전거가 분실되는 셈이다. 

피프틴 자전거는 2010년 3월 고양시가 공공자전거 서비스 사업을 시작할 때 11억5500만원(1대당 38만5000원)을 들여 3000대를 구입했다. 2014년에는 4억9000만원(1대당 35만원)을 들여 1400대를 새로 구입했다. 그리고 2017~2018년 업체로부터 283대를 기부 받았다. 그래서 지금까지 고양시에 입고되었던 피프틴 자전거의 총 수는 4683다. 

그런데 현재 고양시에서 운영되고 있는 피프틴 자전거는 1715대 뿐이다. 분실된 것 976대, 타이어 마모, 안장 부실 등 고장 나서 폐기한 것 1394대, 폐기예정인 것 598대를 제외하고 1715대의 피프틴 자전거가 고양시의 151개의 스테이션에 나눠져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마저도 최근 기부된 283대를 제외한 1400여대는 모두 내구연한이 지난 자전거다. 내구연한이 지나는 동안 2018년 기준으로 피프틴 자전거 수리비용으로 1억2493만원, 거치대 도색, 잠금장치 수리비용 등 노후화에 따른 스테이션 정비에 5699만원이 소요됐다.

버려지는 피프틴 자전거. 도난당하거나 분실되는 피프틴 자전거는 2010년 고양시가 공공자전거 사업을 시작한 이래로 무려 976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에 약 100대 꼴사진 = ‘일산아지매’ 카페에서 가져옴.
버려지는 피프틴 자전거. 도난당하거나 분실되는 피프틴 자전거는 2010년 고양시가 공공자전거 사업을 시작한 이래로 무려 976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1년에 약 100대 꼴이다.   사진 = ‘일산아지매’ 카페에서 가져옴.

자전거와 스테이션의 노후화에 따른 자전거 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점차 문제가 되고 있다. 피프틴 자전거는 본래 이용자의 대여와 반납이 자연스레 이뤄줘야 하는데, 거치대에 자전거가 있지만 고장 나서 대여가능한 자전거가 없거나 비회원 청소년들이 스테이션이 고장난 틈을 타 자전거를 꺼내 타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피프틴 센터에서 파악해 인력을 투입해 빈 자전거를 채워야 함에도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시설 노후화와 이에 따른 불편으로 피프틴 자전거 대여로 인한 수익은 최근 3년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2018년 고양시 151개 스테이션에서 벌어들이는 피프틴 자전거 대여로 인한 수익은 5억4482만원이다. 이는 2016년 6억7368만원, 2017년 6억5960만원에서 점차 줄어든 수치다. 

더구나 피프틴 사업은 지난 2013부터 2020년까지 매년 평균 약 24억원의 운영비용을 세금으로 충당하는 문제를 떠안고 있다. 그리고 내년 5월 31일 피프틴사업이 공식 종료되고 운영 사업체인 에코바이크도 해체되기 때문에, 고양시로서는 공공자전거 서비스를 지속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때가 온 것이다. 고양시는 최근 공동지분을 가지고 있는 민간투자사인 이노디자인과 KDB산업은행 등에 청산작업 안내 협조공문을 발송했다. 

고양시 자전거문화팀 담당자는 “일부 언론에서 나온 피프틴사업에 대한 청산의 의미가 고양시와 공동지분을 가진 민간 투자사(이노디자인, KDB산업은행 등)이 사업에서 손을 뗀다는 뜻이지, 현재 피프틴 가입자가 1만 명이 넘는 상황에서 공공자전거 사업 자체를 중단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전했다. 이 담당자는 또한 “고양시가 향후 공공자전거 사업 방향에 대한 가닥을 잡기 위해 지난 6월부터 관련 용역을 시작했는데, 10월경 전체적인 방향에 대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고양시는 공공자전거 사업 브랜드인 ‘피프틴(Fifteen)’이라는 용어를 계속해서 사용할 것인지 부터 다른 민간투자자를 찾는 방향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고양시 단독으로 사업을 지속할 것인지, 이도저도 아니면 사업 자체를 철수할 것인지 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고양시가 공공자전거 사업을 지속하겠다는 안을 포함해서 향후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적자가 누적되는 데다 시설 노후화로 인한 교체비용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굳이 사업을 지속할 이유가 있느냐는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다.

결국 피프틴 서비스의 시작 당시 에코바이크가 10년간 운영권을 갖고 이후에는 고양시에 모든 권리가 귀속되는 상황이지만, 내년 6월 이후 이루어지는 정책 결정에 따라 피프틴의 운명이 갈라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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