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고양파주] 김서현 고양시의원이 저지른 음주운전뿐만 아니라 이후 김 의원이 행한 일련의 행태를 지켜보는 시민들은 해당 시의원뿐만 아니라 고양시의회의 윤리의식 실종에 대해 심한 배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김서현 의원이 시민들에게 배신감을 느끼게 하는 이유는 ‘음주 운전’ 외에도 몇 가지 더 꼽을 수 있다. ▲경찰조사에 의해 음주운전이 들통 나기 전까지 음주운전을 부인하면서 오히려 신고한 주민을 무고죄로 고발하겠다고 말한 점 ▲음주측정 결과 혈중알콜 농도 0.05% 면허정지 수준 결과를 인지했음에도 고양시의회에서 시정질의를 했다는 점 ▲공식적인 사과 발언 없이 세금으로 이뤄지는 해외연수 일정으로 미국으로 떠났다는 점 등이다. 

김 의원이 지난 10일 고양시의회에서 시정질의를 하는데 아무런 제지 없이 묵과한 점에서 이윤승 고양시의회 의장의 책임론도 대두되고 있다. 특히 105만 시민의 대의기관으로서의 품위나 도덕성 보다는 당파성에 고양시의회가 휩쓸리고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이날 김서현 의원의 시정질문을 앞두고 정회가 됐을 때, 한국당 소속의 이규열 부의장이 의장실에 모여 있는 민주당 소속의 이재준 고양시장, 이윤승 의장, 조현숙 의원, 김효금 의원, 이해림 의원 등에게 김 의원의 발언권을 허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음에도 아무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이날 김 의원에게 발언권을 주지 말라고 한 건의가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규열 부의장은 의사일정이 끝난 후 이 의장을 향해 “고양시의회 X판이야”라는 발언까지 했다. 고양시의회를 대표하는 의장과 부의장 간에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된 것이다.  

지난 10일 고양시의회 본회의장에서 발언하고 있는 김서현 의원.
지난 10일 고양시의회 본회의장에서 발언하고 있는 김서현 의원.

또한 김서현 의원이 미국동부 해외연수를 떠난 것에 대해서도 시민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김서현 의원이 동료 시의원과 함께 미국으로 떠난 시각은 11일 아침이고, 고양경찰서가  김 의원의 새로운 ‘음주 운전’ 혐의를 발견하고 고양시의회에 수사개시를 통보한 시각은 같은날 저녁이었다. 김서현 의원을 비롯해 이길용‧문재호‧김종민‧정판오 의원(이상 더불어민주당), 박현경‧정연우 의원(이상 자유한국당), 박한기 의원(이상 정의당) 등 건설교통위 소속 8명의 의원들은 지난 11일부터 19일까지 일정 7박 9일인 미국으로 떠났는데,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시민들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뿐만 아니라 자유한국당과 정의당 의원들에게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번 건설교통위 의원들의 해외연수가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정의당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견제하는 듯했지만 결국에는 ‘한통 속’이라는 인식을 시민들에게 심어주는 구실이 된다는 것이다. 8명의 시의원과 4명의 공무원을 수행원으로 7박 9일 일정 미국동부 해외연수에 소요되는 해외출장비는 총 4756만원이다.   

일산연합회는 “이번 사태를 보며 더불어민주당뿐만 아니라 자유한국당 시의원들과 정의당 시의원들에 대해서도 엄중한 유감을 표한다”며 “그동안 위법 부당한 3기 신도시 철회를 함께 외치거나 이재준 시장에게 책임을 문책하는 등 주민들의 입장에서 대변해 주는 듯 보였던 자유한국당과 정의당 의원이 미국 맨해튼 출장길에 오른 자체가 주민을 기만하는 더불어민주당과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결국 앞에서는 여당을 견제하며 주민의 입장을 대변해 주는 척하고 뒤로는 3기 신도시를 찬성하는 자들과 동행하는 모순적인 행동은 그 어떤 핑계로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번 김서현 의원의 음주운전 적발 이전에 올해 들어 이미 2차례나 시의원들의 음주운전 사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양시의회 차원에서 자정 노력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도 현재 고양시의회의 낮은 윤리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1월 1일 채우석 시의원(혈중알콜농도 0.065%)이 중산동에서 가로수를 들이받는 음주 사고를 낸 데 이어 5월 28일에는 김완규 시의원(혈중알콜농도 0.125%)이 대리운전자를 보낸 후 아파트 주차장에서 음주주차를 했다. 채우석 시의원이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켰을 당시 고양시의회는 윤리특별위원회를 구성했지만 ‘30일 출석정지’라는 솜방망이 징계를 내려 시민들로부터 원성을 쌌다. 김완규 의원의 음주운전과 관련해서도 자유한국당 고양시의원들이 ‘자유한국당은 음주운전 청정정당, 음주운전 청정의회를 선언하며, 향후 자유한국당 의원의 음주운전 적발시 출당을 원칙으로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음에도 이 성명서를 지키지 않고 있다. 

특히 김완규 의원 관련 윤리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공동 발의했던 당사자가 이번에 음주운전을 한 김서현 의원이라는 점은 고양시의회가 윤리성 회복을 위한 자정 노력보다 정당 간의 힘겨루기에만 힘쓰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웃지 못 할 사례다. 

김서현 의원은 지난달 25일부터 강화된 ‘윤창호법’에 의해 면허가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 강화된 윤창호법은 면허취소 수치가 기존 혈중알코올농도 0.1% 이상에서 0.08%, 정지는 0.05%에서 0.03%로 강화되고, 음주운전 3회 적발 시 면허가 취소되던 삼진아웃 제도에서 1회 감소한 투아웃으로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 김 의원은 지난 2010년 9월 28일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벌금 100만원의 처벌을 받은 바 있어 2회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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