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고양파주] 3기 신도시 지정 철회 촉구 집회가 29일에도 일산동구청 앞에서 열렸다. 지난 5월 7일 창릉 3기 신도시 발표이후 한 주를 제외하고 매주 주말마다 열린 집회의 연장이었고, 이번이 7차 집회였다. 일산신도시연합회‧운정신도시연합회‧검단신도시총연합회‧3기신도시전면백지화대책위원회 등 4개 단체가 함께 했다고 하지만, 5월 16일 2차 주엽공원 집회 때 만 명을 훌쩍 넘은 때와 비교하면 이날 집회 참여자 수는 줄었다.

3기 신도시 지정 철회 촉구하는 7차 집회가 29일에도 일산동구청 앞에서 열렸다.
3기 신도시 지정 철회 촉구하는 7차 집회가 29일에도 일산동구청 앞에서 열렸다.

하지만 집회는 시위 경험이 없는 시민들이 다분히 분노만을 표출했던 초기에 비해 많이 진화되어 있었다. 스크린 차가 동원되고 집회 단상에서 뮤지컬 배우가 노래로 재능기부를 하는가 하면 누군가는 ‘3기 신도시 철회’라고 적힌 부채를 마련해 나눠주기도 했다. 누군가는 먹을거리로 씻은 자두를 참가자들에게 나눠주기도 하고 다른 누군가는 즉석 방석 깔기도 하는 등 세심하게 참가자들을 챙기기도 했다. ‘명품일산 살려내라 3기반대 철회하라 승리의 함성을 다같이 외쳐라 일산의 승리를 위하여’라는 가사를 가진 ‘3기신도시 철회 응원가’도 등장했다. 이제는 고양이 가면을 쓴 사람도 없었다. 

일산신도시연합회 회원들은 주말뿐만 아니라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평일 저녁에 집회 홍보와 3기 신도시 문제를 알리는 활동을 주엽역‧마두역‧일산역‧백석역에서 펼쳤다. 집회를 이끄는 집행부의 고충도 공유됐다. 이날 일산신도시연합회 대외협력팀은 “집회를 진행하기 위해 준비하는 자원봉사자들은 대부분 고정 인원이다”며 “3기 신도시가 철회될 때까지 계속될 싸움이기 때문에 더 많은 자원봉사자가 모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7차 집회에서도 지난 6차 집회와 마찬가지로 고양시장‧국토부장관‧고양시의원의 이름이 적힌 의자를 집회장소에 비치해놓고 누가 집회에 참석하고 3기 신도시 지정 철회에 동참하는지 확인하는 자리도 가졌다. 참석하지 않아 빈자리로 남은 의자에 적힌 이름을 호명할 때마다 집회 참가자들은 ‘아웃’을 외쳤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시의원은 예상했던 대로 자유한국당 시의원 7명이었다. 

일산신도시연합회의 ‘정발고사모’는 이날 ‘3기 신도시 지정 즉각 철회 호소문’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비판했다.
일산신도시연합회의 ‘정발고사모’는 이날 ‘3기 신도시 지정 즉각 철회 호소문’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비판했다.

이날 일산신도시연합회의 ‘정발고사모’는 ‘3기 신도시 지정 즉각 철회 호소문’을 통해 “문재인 정부는 무주택 서민 실수요자를 원한다는 명분으로 2022년까지 공적 주택 100만호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주택 보급률이 2009년부터 100%를 넘겼고 3기 신도시 지역 내에서는 공급이 넘쳐나 악성 미분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런데 졸속 행정으로 주택 100만호를 지어 교통지옥, 과잉공급 문제를 더욱 확산시키고 있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부동산 정책이냐”고 말했다. 이어 “3기 신도시를 추진하는 근거인 공공주택특별법은 저가로 토지를 강제수용해 수십배의 폭리로 LH의 배를 불려주는 악법이다. 결국 국민의 생활을 담보로 하여 토지강제수용이라는 공권력을 동원하며 사유재산을 수탈하는 행태를 벌이고 그렇게 강제로 수탈한 토지를 선량한 국민들에게 몇 갑절로 되팔아 엄청난 수익을 내는 기획부동산사업을 국가가 나서는 것이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운정신도시연합회의 이승철 회장은 “창릉 신도시가 들어설 땅의 99%가 그린벨트 부지라고 한다. 국가가 먼저 나서서 소중하게 보존해야 할 그린벨트를 무책임하게 훼손시키고 대규모 아파트를 짓는 행위는 우리 세대보다 우리 다음 세대에 돌이킬 수 없는 최악의 정부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집회 단상에서 시민들의 3기 신도시 지정을 규탄하는 발언이 계속 이어지면서 날이 어두워졌는데도 불구하고 집회 장소인 일산동구청 앞 가로등이 켜지지 않고 어두운 상태가 계속되자 주민들은 분노를 표출했다. 다른 장소는 다 가로등이 켜져 있는데도 유독 일산동구청 앞 가로등만 가로등이 켜지지 않은 것에 대해 불만을 터트린 것이다. 

보수 성향의 인사들로 이뤄진 3기 신도시 철회 일산대책위원회는 21일부터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일산대책위원회는 29일 7차 집회장소인 일산동구청 앞에서 천막 시위를 벌였다.
보수 성향의 인사들로 이뤄진 3기 신도시 철회 일산대책위원회는 21일부터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일산대책위원회는 29일 7차 집회장소인 일산동구청 앞에서 천막 시위를 벌였다.
지역 정치인들의 이름이 적힌 의자를 집회장소에 비치해놓고 누가 집회에 참석했는지 확인하는 순서도 진행됐다.
지역 정치인들의 이름이 적힌 의자를 집회장소에 비치해놓고 누가 집회에 참석했는지 확인하는 순서도 진행됐다.
이날 7차 집회에는  고양시의회 한국당 의원 8명 중 이규열 시의원을 제외한 7명이 참석했다.
이날 7차 집회에는 고양시의회 한국당 의원 8명 중 이규열 시의원을 제외한 7명이 참석했다.
집회 현장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온 엄마들도 보였다. ‘3기 신도시는 즉각 철회하라’는 문구의 전단지가 붙여진, 아이의 뒷모습이 이채롭다.
집회 현장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온 엄마들도 보였다. ‘3기 신도시는 즉각 철회하라’는 문구의 전단지가 붙여진, 아이의 뒷모습이 이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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