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고양파주] 성수기를 피해 여름이 시작되자마자 우리는 보라를 데리고 워터파크로 물놀이를 떠났다. 워터파크는 오전 9시30분에 개장하기 때문에 이른 아침부터 도시락을 준비했다. 그리고 집에서 7시 20분경 출발해 펜실베니아 포코노 지역에 위치한 Kalahali 리조트에 도착했다.

Kalahari 리조트 워터파크에서
Kalahari 리조트 워터파크 첫날

Kalahali 리조트는 1박 2일간 숙박하면 워터파크 이용이 무료인 곳이었다. 또한 2015년에 개장한 미국 최대의 실내워터파크였다. 성수기에는 두 배로 비싸지만 지금은 비성수기이기에 $250의 ‘착한 가격’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우리는 모두 수영복을 갈아입고 실내워터파크로 입장했다. 보라는 집에서 수영할 때 사용하는 목 튜브를 가져갔지만 사용이 허가되지 않아 가장 작은 구명조끼를 착용 시켰다. 

먼저 보라를 데리고 CORAL COVE ZONE에서 물속에 앉혀 봤다. 가장 어린 아이들이만 놀 수 있는 구역인데도 우리 보라가 가장 어려 보였다. 유스풀로 이동해서 튜브에 보라를 넣고 한 바퀴를 돌아봤다. 보라는 살짝 겁은 먹었지만 한 바퀴를 잘 떠다니다 나왔다. 

일요일 오후가 되어 나도 딸과 함께 여러 가지 슬라이드를 즐겼다. 캐리비안 베이도 있는 아쿠아루프에 제일 먼저 도전했다. 통속에 들어가 서 있으면 원, 투, 쓰리 카운터 후 발판이 열려 그대로 떨어지는 슬라이드 물놀이는 늘 인기였다. 항상 줄이 너무 길어서 도전하기 어려웠기에 발판까지 올라가니 옆에 있던 외국인들도 놀라며 엄지척을 해 주었다. 순간 훅 떨어지며 미끄러지는 스릴이 너무 재미있었다. 아쿠아 루프를 타고 내려오니 왠 중국아줌마가 와서 “괜찮냐고?”라고 물었다. 그래서 나는 “괜찮다. 도전해 보시라. 재미있다”고 서로 중국어와 한국어로 바디랭귀지로 얘기했지만 다 통했다. 그 아줌마는 도전하러 올라가시는 것 보고 헤어졌는데 다음날 다시 만났다. 그래서 “도전했냐?”고 물었더니 “못탔다”면서 손사레를 쳤다. 그리고는 나에게 엄지척을 해주었다. 
 
워터 봅슬레이는 2006년에 뉴저지 Six Flags에서 처음 타 보았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아무렇지 않게 도전했다. ‘스릴을 즐기는 할매’인 나는 정말 오랜만에 신나게 파크 안에 있는 모든 슬라이드를 탔다. 

우리는 폐장 시간인 저녁 9시에 나와 룸에서 준비해 간 반찬으로 허기진 배를 채웠다. 보라는 욕조에 목 튜브를 끼워 따뜻한 물에서 놀게 했다. 오늘도 욕조에서 30여분 수영을 하며 재미있게 놀더니 우유 먹고는 내 옆에서 푸욱 잤다. 
 
월요일엔 11시에 퇴실해야 했기에 짐을 모두 차에 실어 두고서 다시 들어가 Lazy River(유스풀)와 파도풀에서 놀았다. 사위가 보라를 안고 파도풀에 들어갔는데 너무나 재미있어 했다.  보라는 웃어가면서 아빠품에서 구명조끼를 꼬옥 잡고 물결을 즐기고 있는 동안 나와 딸은 또 다시 마지막 슬라이드를 즐겼다. 사람이 어제보다 더 없어서 다시 몇 개 타고서 파도풀로 와서 내가 보라 봐주고 사위와 딸은 둘이서 신나게 더 많이 타고 왔다. 파도풀에서 놀면서 보라의 체온이 떨어진 듯 싶어 따뜻한 물에 들어가 안고 있으니 스르륵 잠이 들어 버렸다. 따뜻하게 해주고 나와 테이블 위 타올 속에 눕게 해두니 1시간여를 푸욱 자고 일어났다. 보라가 잘 동안 딸 내외는 신나게 여러 슬라이드를 타고 왔다. 나는 잠자는 보라를 보면서 나라도 함께 와서 봐주니 둘이 신나게 물놀이를 즐기지 않나 싶었다.

내년만 되어도 보라가 스스로 아장아잘 걸으면서 물놀이를 하지 않을까 싶다. 덕분에 정말 몇 년 만에 워터파크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딸은 “그래도 엄마가 와서 함께 여러 슬라이드를 탈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 만일 엄마가 무서워서 못 탄다면 엄마와 물놀이 추억이 없을 거야”라고 말했다.
 
예전 물놀이가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짐만 지키고 손주들만 봐주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이 다음에 할머니가 되어도 짐만 지키는 할매가 아니라 손주들과 함께 잘 놀아줘야지라며 다짐하곤 했다.  

이곳은 출입구에 사람이 지키고 있지 않아서 간단한 간식은 가지고 들어갈 수도 있었다. 타올도 무한으로 지급해 주고, 구명조끼도 그냥 비치되어있는 장소에서 알아서 맞추어 입으면 된다. 룸에서 워터파크로 편하게 들락날락 할 수 있어서 정말 편했다.

Kalahari 리조트 워터파크 둘째날과 포코노 치즈 케익점
Kalahari 리조트 워터파크 둘째날과 포코노 치즈 케익점

비가 내리는 월요일 우린 오후 3시까지 놀다 나와 포코노라는 동네에서 유명한 치즈케익 가게에 들렀다. 또한 바로 근처의 도미니크공화국 전통식당에 가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한국식의 ‘가정식 백반집’ 같은 곳으로 유명하다 하여 찾아가 앰빠나(만두튀김)와 소고기, 돼지고기, 쌀밥으로 식사를 했다. 먹어보니 우리의 갈비찜만은 못했다. 

보라의 120일
보라의 120일

다음날 11일은 보라의 120일째 되는 날이었다. 비가 온 후 날씨가 너무도 화창해 오랜만에 유모차를 끌고 둘이 인디언레이크파크에 가서 4개월 기념사진을 찍어주었다. 뿜어져 나오는 분수도, 물속에 떠다니는 오리가족도 보면서 두 눈동자를 바삐 움직였다. 유모차로 두어 바퀴 돌며 산책하니 스르륵 잠에 빠져들었다. 저녁에 퇴근들 하고 와서도 함께 추억을 남겼다.

금요일인 14일 오후에는 따뜻한 물을 받아 욕조에 넣어 주니 보라는 신나게 왔다갔다 했다. 이렇게 30분여 놀렸더니 우유 먹고는 좀 자고 깨어났다. 그런데 딸의 고등학교 선배인 정현이가 직장을 퇴직해 시간을 내어 훌러싱에서 보라를 처음 보러 왔다.

정현 삼촌과 멕시코음식
정현 삼촌과 멕시코 음식

차에 자리 잡은 보라의 카시트 때문에 이동이 어려워 동네에 있는 멕시코 음식을 파는 식당에갔다. 타코와 퀘사디아, 나쵸 등을 시켜서 식사하며 밀렸던 얘기를 나누었다. 음식도 저렴하고 지난주 먹어보았던 도미니크공화국 음식보다는 훨씬 입맛에 맞았다. 

이곳 뉴저지 식당에서는 술을 팔 수 없기 때문에 사위가 집에서 포도주와 맥주를 챙겨왔다. 한잔씩하며 4시간여의 담소를 나누다가 헤어졌다. 뉴저지에선 술집을 개업하기가 까다롭다. 술집에서 술값도 비싸고, 식당에는 술이 비치되어 있지 않기에 외부에서 술을 가져와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매상을 술값으로 대부분 채우는 우리나라에선 외부에서 술을 가져왔다가는 망할 것이다. 
 
이렇듯 이번 주에도 여러 가지 이벤트로 한주가 후딱 지나가 버렸다. 또 주말엔 사위의 치과에서 함께 일하는 레이첼집에서의 바베큐파티에 초대되어 갈 예정이다. 또 한껏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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