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고양파주] 지난 1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3년간의 비전을 밝힌다는 의미에서 이재준 고양시장이 25일 민선7기 1주년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창릉 3기 신도시, 대곡역 개발, 일산테크노밸리와 관련해 향후 계획과 긍정적인 효과를 나열했지만, 창릉 3기 신도시와 관련한 부정적 위험을 간과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날 이재준 시장은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 고양시가 헤쳐 나갈 수 있는 탈출구이자 성장동력으로 ‘창릉 3기 신도시’를 받아들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1기 신도시라는 고양시 발전을 위한 추진로켓이 서서히 약화되고 있다. 이제는 2단계 추진로켓이 필요한 시점인데 무엇이 2단계 추진로켓이 될 수 있을까라고 고민했을 때, 3기 신도시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결정에 대해 후회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준 고양시장이 25일 민선 7기 1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창릉 3기 신도시에 대한 고양시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이재준 고양시장이 25일 민선 7기 1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창릉 3기 신도시에 대한 고양시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이 시장은 이어 “고양시가 그동안 수 년 동안 '베드타운'이라는 오명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라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지만, 결국 해결하지 못했다. 1기 일산신도시가 조성되고 나서 자족시설을 단 한 번도 갖추지 못하다가, 최근에 들어와서야 일산테크노밸리, 방송영상밸리에서 자족시설 용지가 처음으로 확보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창릉 3기 신도시를 반대하는 주민들은 3기 신도시를 일산의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는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3만8000호의 주택공급으로 일산 집값의 하락과 신도시가 서울 길목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교통체증이 가중된다는 논리다. 

이재준 시장은 이러한 창릉 3기 신도시의 위험 요소를 애써 과소평가하고, 자족시설 확충이 불확실함에도 불구하고 장밋빛 청사진만 내세운다는 지적도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이재준 시장은 창릉 3기 신도시 개발이 낳을 일산 주민들의 대한 피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이 시장의 창릉 3기 신도시 개발 찬성은 “LH가 도시의 미래에 대한 고민 없이 부지매각에만 급급하다면 그것은 공익이 아니라 민간 토건업자와 다름없는 사익행위일 뿐”이라며 “LH의 대책 없는 공공택지 용도변경을 문제로 인식하고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지자체 차원에서 가능한 모든 권한을 행사할 것”라는 이 시장의 지난 해 12월 발언을 정면으로 뒤집는 행태다. 

창릉 3기 신도시의 위험요소는 상대적으로 확실하지만, 기회요소인 자족시설 유치는 상대적으로 불확실하다는 데 문제가 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쾌적한 베드타운이 정치도구화된 자족도시 실험보다 낫다”는 회한 맺힌 토로도 나온다. 고양시의 ‘자족시설 유치’는 이것을 현실화하기 위한 시의 장단기적 치밀한 전략과 집행력이 없으면 정치적 구호로만 떠돈다. 자족시설 유치를 위한 고양시의 역량과 관련해 불길한 기운이 감돈다. 가령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네이버 제2데이터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각 지자체간 경쟁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고양시는 아직까지 유치 희망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전국 10여 곳, 경기도에서만 수원·파주·의정부는 유치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이 진행된 1시간의 대부분이 기자의 질문에 이재준 고양시장이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기자회견이 진행된 1시간의 대부분이 기자의 질문에 이재준 고양시장이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시장에게 3기 신도시의 문제점에 대해 시의원들이 질문하는 내용이 포함된 ‘시정질문’이 무산된 사실과 관련한 질문도 나왔다. 이 시장은 본회의장 안팎에서 3기 신도시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시위가 있는 가운데, 한국당 시의원들이 ‘3기 신도시 철회’ 피켓을 들고 본회의장에 참석한 것을 의식한 듯 “정당한 회의진행을 방해하는 수준의 의사표현은 허용된 것이 아니지 않은가. 그것은 적절히 제어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시장이 “시장도 의원님들의 시정질문에 답변할 책임이 있다. 시의회에서 먼저 충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해 추후에 시정질문 일정이 결정되면 3기 신도시에 대해서도 답변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한 기자는 “시민들이 3기 신도시 반대 등 시정방향에 반하는 민원을 제기하기 위해 시청을 방문할 때, 여러 번 시청 현관에 셔터를 내리고 이러한 방문을 차단하는 행태로 말미암아, 일산신도시 반대 주민들은 이 시장에게  '셔터 준'이라는 별칭을 붙였다”며 민원을 제기할 때 셔터를 자주 내리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이 시장은 이에 대해 “올바른 집회문화가 형성됐으면 좋겠다. 민원인들이 시청으로 들어오면 시장실로 쳐들어오고 현관에 오물을 뿌린다. 적법하게 시청 앞에서 의사표현을 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한 달에 두 번 운영하는 직소민원실을 잘 활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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