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택 위원장/(전)SBS환경전문기자
박수택 정의당 고양시 병 지역위원장/(전)SBS환경전문기자

[미디어고양파주] 그린벨트는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 개발을 막아 시민의 건강하고 쾌적한 삶을 지키기 위한 녹색의 방벽입니다. 특히 지구 온난화-기후변화로 인해 여름철 폭염이 갈수록 기록을 깨는 상황에서 도시 주변의 그린벨트 녹지대는 폭염의 강도를 낮춰주는 역할을 합니다. 산림청을 비롯해 국가 연구기관, 민간의 저명한 학자들이 연구로써 입증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폭염 피해로부터 시민을 지키기 위해서 그린벨트를 원칙대로 유지하는 것이 지혜로운 정책이 아닐까요?

그린벨트는 개발로 삭막해진 도시에서 자연경관을 유지하고 생물 다양성을 높여주는 훌륭한 생태계입니다. 특히 자연 자원이 매우 빈약한 수도권에서 그린벨트 생태계의 중요성은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합니다.

문재인 대통령 대선 공약집 290쪽을 보면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 부문에 굵은 글씨로 '생태계 보전을 국정의 우선순위로 삼겠습니다' 라고 분명하게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국무위원이고 국회의원까지 겸직하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그린벨트를 관장하는 주무 부처의 수장으로서 '생태계 보전을 국정의 우선순위로 삼겠습니다'라는 대통령의 공약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 아닌가요?

김현미 장관이나 해당 부처 관료들은 혹시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수도권 그린벨트가 매우 훼손된 상황이라 생태 등급이 낮고 보전할 가치가 적어졌기 때문에 차라리 체계적인 신도시 개발이 오히려 필요하다”고 말입니다.

만에 하나라도 이런 생각을 가졌다면 김현미 장관이나 그 관료는 국토 생태계의 주요한 부분이자 우리 미래 세대를 위한 생태자원인 그린벨트를 제대로 지키고 관리하지 못한 책임을 져야 마땅할 것입니다.

김현미 장관이 발표한 3기 신도시 예정지 가운데 부천 대장동은 부천시에 거의 유일하게 남은 농경지대로서 금개구리 등의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겨울이면 역시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재두루미가 날아오는 곳입니다. 수도권에서 보기 드문 제비가 둥지 틀고 번식합니다. 이른바 생물 다양성이 높은 지역입니다. 최진우 박사(환경생태연구재단)의 자료에 따르면 역시 기후변화 대응에 필요한 공간입니다. 이곳도 콘크리트 아스팔트로 마저 덮어야 합니까?

고양시의 경우 '창릉 신도시' 예정지라고 발표한 곳도 부천 대장동과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이 지역은 북한산에서 발원해 한강으로 흘러 들어가며 고양시 동쪽 벌판을 적셔주는 창릉천이 흐르고 있습니다. 창릉천은 북한산과 한강을 잇는 생태통로이자 주요한 바람길이기도 합니다.

'창릉 신도시' 예정지 북쪽으로는 이미 은평뉴타운, 지축지구, 삼송지구가 들어섰고, 서쪽으로는 원흥지구, 화정지구가 맞닿고, 동쪽으로는 향동지구와 붙게 됩니다.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조선왕릉 서오릉 앞까지 고층 아파트가 들어차게 됩니다.

01
일본의 남바공원과 고양시 일산의 한 상가 건물, 개발을 하더라도 나무를 심고 자연과 어울리는 자연친화적 개발이 아쉽다.

서울 강남 집값 잡겠다고 고양시민들의 중요한 생태 환경 자산이자 기후변화시대에 시민 안전과 건강의 보루이기도 한 창릉천변 그린벨트를 파괴하면서까지 3만8천 세대의 고밀도 개발을 꼭 해야 하겠습니까? 이곳에 콘크리트 아스팔트를 부어서 이미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들어찬 주변과 맞닿는 도시 확장형 개발을 강행해야 합니까?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당부합니다. 섣부른 개발 정책을 지금이라도 포기하고 진정 지속가능하고 기존 105만 고양시민이 환영할 수 있는 대안을 새롭게 찾아주기 바랍니다. 이것이 국토교통부 장관으로서 지혜롭게 책임을 이행하는 길입니다.

저작권자 © 고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