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고양파주] 1974년 고양시 관산동에 설립된 ‘필리핀 참전 기념비’에 대한 관리를 전반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양시의회에서 제기됐다. 고양시의회 문재호 의원(원신‧흥도‧고양‧관산)은 17일 시정질의를 통해 “필리핀 참전 기념비 관리에 대해 전면적으로 다시 살펴보고 시설과 주변환경을 개선하고 장기적으로는 ‘필리핀 참전 기념관’ 건립을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문재호 의원은 필리핀 참전 기념비에 대해 ▲관리 부서의 통합 ▲대대적인 보수와 안전진단 ▲주위 도로명을 ‘필리핀 참전 기념비길’로 변경 ▲필리핀 다문화 가정 축제 실시 ▲장기적으로 필리핀 참전 기념관 건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양시의회 문재호 의원(원신‧흥도‧고양‧관산)은 17일 시정질의를 통해 필리핀 참전 기념비에 대한 고양시의 관리소홀을 지적했다.
고양시의회 문재호 의원(원신‧흥도‧고양‧관산)은 17일 시정질의를 통해 필리핀 참전 기념비에 대한 고양시의 관리소홀을 지적했다.

문재호 의원은 ‘에티오피아 참전 기념탑’이 있는 춘천시의 사례를 비교하며 고양시의 ‘필리핀 참전 기념비’에 대한 관리 미숙을 지적했다. 문 의원은 “에티오피아의 경우, 참전규모가 작은데도 불구하고 1968년 춘천시 근화동에 ‘에티오피아 참전 기념탑’을 건립한 것을 계기로 2004년 춘천시와 아디스아바바시 간에 자매결연을 체결하고 2004년에는 참전 기념관도 건립했다”고 말했다. 문 의원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참전 기념관 1층에는 에티오피아군의 참전 과정, 전투 상황, 군인이 사용한 물품 등을 전시했고, 2층에는 에티오피아의 역사, 문화, 종교, 생활풍습 등을 살펴볼 수 있는 풍물전시실을 설치해놓았다. 

이어 문 의원은 필리핀 참전 기념비의 붕괴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에 대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 의원은 “지은지 올해로 45년째인 필리핀 참전 기념비는 페인트 벗겨짐과 같은 유지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붕괴 가능성이 있으며 안전진단과 대대적인 보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또한 “필리핀 참전 기념비를 관리하는 부서가 고양시 본청 복지정책과, 덕양구청 환경녹지과, 관산동 행정복지센터 등으로 분산되어 있는데 관리부서를 통합해 원스톱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양시 덕양구 관산동 통일로 길가에 있는 참전기념비. 6·25전쟁에 참전한 필리핀 지상군 1대대의 뜻을 기리기 위해 1974년 10월 2일에 건립되었다.
고양시 덕양구 관산동 통일로 길가에 있는 참전기념비. 6·25전쟁에 참전한 필리핀 지상군 1대대의 뜻을 기리기 위해 1974년 10월 2일에 건립되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이재준 고양시장은 “지난 5월경 안전부서에 의뢰 안전진단을 실시한 결과, 안전과 직접 연관된 주요 시설의 옹벽누수나 균열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필리핀군 참전비의 대대적인 보수는 국방부와 보훈처 등 협의가 필요한 사항으로서 향후 전면보수가 필요한 시점에 관계부처와 협의해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 시장은 필리핀 참전 기념관 건립에 대해서도 “현충시설인 필리핀군 참전비는 국가중요시설로 국방부에서 했으며, 부지 또한 국방부 소유로 현충시설인 기념관을 건립할 경우 국가에서 건립을 추진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답변했다. 

필리핀은 6‧25전쟁 당시 UN의 참전 결의에 따라 전투 병력을 투여한 16개국 중 한 나라다. 필리핀은 6‧25전쟁이 발발하기 4년 전에 독립해 줄곧 공산 반란군과 교전으로 국내 정세가 불안했음에도 참전을 결정했고, 398명의 지상군 1개 대대 전투단을 파견해 한국을 지원하였던 나라다. 대표적인 전투는 율동전투, 크리스마스 고지전투 등이며, 참전기간 중 전사 112명, 부상 299명, 실종 16명, 포로 41명의 피해를 입었다. 필리핀 참전 기념비는 탑신 높이 17m, 탑신 둘레 15m 규모다. 남산미술원장을 지낸 이일영씨가 참여해 국방부가 1974년 10월에 건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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