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고양파주] 고양시 홍중희 대외협력보좌관(3급)이 28일 이윤승 고양시의회 의장에게 ‘모욕적이고 상대를 무시하는 말’을 한 사실이 드러나서 고양시의회가 발칵 뒤집혀졌다. 여야를 막론하고 고양시의회 3당 대표가(민주당 김운남, 한국당 심홍순, 정의당 박시동)가 31일 고양시장을 항의 방문해 공식적으로 홍 보좌관의 사퇴를 강력 요구할 정도로 홍 보좌관이 내뱉은 말의 수위는 높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105만을 대표하는 고양시의회의 권위가 집행부 3급 상당의 공무원에게 무참히 짓밟힌 사태라고 고양시의회는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좌로부터 이윤승 의장, 이재준 시장, 홍중희 보좌관
좌로부터 이윤승 의장, 이재준 시장, 홍중희 보좌관

홍중희 보좌관은 작년 9월 임명 당시부터 12년 이상의 실무경력을 요하는 대외협력보좌관 자리에 적합한지에 대한 자격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인물이었다. 실제로 고양시의회 행정사무감사의 도마에 오른 것뿐만 아니라 감사원 감사, 경기도 감사, 국민권익위 등에서 경력과 관련해 조사대상이 된 인물이다. 그런데 이번에 고양시 의장에 대한 ‘모욕적이고 상대를 무시하는 말’로 인해 홍 보좌관의 자격시비에 더해 자질시비로 비화되고 있다.  

복수의 고양시의원의 정보를 종합하면, ‘모욕적이고 상대를 무시하는 말’이 나오기 앞서 이윤승 의장은 최근 그동안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어왔던 홍 보좌관 자격 논란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고양시의회 3당 대표단 회의를 열었다. 그리고 이윤승 의장은 28일 단독으로 이재준 시장을 만나 “시장이 스스로 홍 보좌관 문제를 정리하라. 아니면 우리는 고양시의회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행정조사위원회를 구성할 수밖에 없다”라는 요지의 말을 전했다. 하지만 이재준 시장은 이윤승 의장의 이 같은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문제는 이재준 시장이 이 의장으로부터 전해들은 내용을 홍중희 보좌관에게 그대로 알려주면서 커지게 됐다. 홍 보좌관은 고양시의회 차원에서 본인에 대한 ‘사퇴권고결의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이해한 끝에 이 의장에게 전화를 걸어 ‘모욕적이고 상대를 무시하는 말’을 했던 것이다. 한 시의원은 “홍 보좌관이 3급 공무원으로서 시의장을 상대하는 데 있어 상상할 수 없이 부적절한 말을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파문을 바라보는 고양시의회 당대표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격앙된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 홍 보좌관의 발언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30일 이윤승의장과 3당 대표가 모인 자리에서 3당 대표들은 막말이 들어간 통화 내용을 전해 듣고 상당히 분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3당 대표들은 “지금까지 고양시 행정사무감사 지적,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 국민권인위의 고발 등은 홍 보좌관이 자격을 갖춘 인물인지를 알아보는 검증조치였지만, 이제는 이 모든 것이 의미가 없다. 홍 보좌관이 의장에게 한 행위는 공직자로서 기본적인 자질조차도 없음이 증명된 것이다. 또한 3급 대외협력보좌관이 의장에게 한 욕설 등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은 것”이라며 한 목소리를 냈다. 또 다른 의원은 “시장을 보좌하는 일개 공무원이 105만을 대표하는 시의회 의장에게  전화를 해서 부적절하고 모욕적인 언사로 따졌다. 공무원이 얼마나 건방지길래 이럴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한 고양시의원은 이재준 시장에 대한 불편한 심기도 드러냈다. 한 시의원은 “고양시장이 홍중희 보좌관 문제와 관련해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시의장이 말한 것을 그대로 홍 보좌관에게 전한 것도 참 어처구니없다”고 말했다. 

사태가 번지자 고양시의회 3당 대표는 31일 이재준 시장과 고양시장실에서 직접 만나 홍중희 보좌관의 사퇴를 공식적으로 권고했다. 그렇지만 이재준 시장은 3당 대표에게 홍중희 보좌관을 두둔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에 고양시의회는 홍중희 보좌관에 대한 공식사퇴 성명, 사퇴 권고안 등의 강력한 후속조치를 검토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전해졌다.   

저작권자 © 고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