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고양파주] 국토교통부가 15일 고시한 ‘경기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된 9개 노선이 모두 경기 남부에 속해 있어, 고양시와 파주시는 교통정책에서 소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이 같은 교통계획은 최근 창릉 3기 신도시 발표로 인해 교통악화를 우려하는 고양일산과 파주운정 주민들에게는 더욱 박탈감을 안기고 있다.   

‘경기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은 총 9개 노선(총 길이 105.18km)을 구축하는데 사업비가 3조5339억원(국비 60%, 지방비 40%) 소요된다. 그런데 이번에 고시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는 성남 3개 노선, 용인‧수원‧화성‧부천‧시흥‧안산에 각각 1개 노선 등 모두 서울 남쪽 지역에 포함되어 있다. 특히 성남 1호선, 성남 2호선, 8호선 판교연장선 등 성남에만 1조 이상을 들여 3개 노선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은 고양시와 파주시 등 경기 북서부지역의 교통여건을 개선하는 데는 거리가 멀다.   

집값 하락과 함께 창릉 3기 신도시 발표로 인해 고양일산과 파주운정 주민들이 반발하는 이유 중 하나는 교통문제다. 창릉 3기 신도시 조성으로 향동지구역(가칭), 창릉지구 내 3개역, 화정지구역, 대곡역, 고양시청역 등 총 7개 전철역을 신설할 예정이지만, 기존 일산과 운정에서 서울을 오가는 출퇴근길에 대한 교통개선책으로서는 빈약하다. 이미 자유로를 비롯해 대중 교통망은 포화 상태인데다 서울로 들어가는 경계와 도심으로 진입하는 길목에 자리한 창릉 3기 신도시까지 가세하면 출퇴근 전쟁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93년 일산으로 이사 온 한 지역민은 “일산과 분당은 신도시 초창기부터 도시의 쾌적함에서 비슷한 수준을 가졌다. 그렇지만 3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주택 가치와 지역선호도에서 분당이 일산에 비해 결정적으로 우위에 서게 한 것은 서울과의 접근성, 즉 교통이었다”고 말했다.    

경기도와 고양시에 따르면, 이번에 경기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경기남부만 포함되어 있는 것은 경기북부에서 가능한 철도망이 예비타당성에서 0.7미만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도시철도 구축계획은 도시철도법상 5년에 한 번씩 검토 후 재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예비타당성(B/C)이 0.7 이상이면 계획 수립이 가능하다.

경기도 광역도시철도과 관계자는 “경기도 도시철도망 구축 사업은 경기도가 독자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아니다”며 “우선 해당 시에서 사업 여건이 된다고 판단해서 경기도에 제안을 해야 철도망 계획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시에서 제안된 노선들 중에서도 기획재정부가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 타당성을 확보해야만 사업이 추진되기 때문에, 이전에 지자체에서 판단하는 철도 노선의 사업성이 나오지 않으면 아예 제안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고양시가 도시철도망 구축을 제안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고양시 철도교통과 관계자는 “고양시의 철도망 구축사업은 경제성(예비타당성)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 남부 쪽은 예비타당성이 0.7에서 1.0가까이 나오는데, 고양시는 이 정도의 예비타당성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서울 출퇴근에는 수요가 있을지 모르지만 출퇴근 시간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어느 정도 수요가 있어야 예비타당성이 확보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고양시가 자체적으로 관련 용역을 추진해서 다음 계획에는 반영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토부가 이번에 고시한 9개 노선은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조사, 사업계획 등 단계적 절차를 거쳐 해당 지자체 실정에 맞게 추진된다. 성남2호선(서판교~판교지구, 정자역)의 경우 현재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 심사 중에 있으며, 타당성이 확보될 경우 경기도 9개 노선 중 가장 먼저 사업이 추진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 고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