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일산과 파주시 운정, 인천 서구 등 3기 신도시 영향권에 있는 지역의 주민들은 집단행동을 가시화하며 향후 시위를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고양시 일산과 파주시 운정, 인천 서구 등 3기 신도시 영향권에 있는 지역의 주민들은 집단행동을 가시화하며 향후 시위를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디어고양파주] “우리는 투기꾼이 아니다. 우리는 집값을 10억 만들어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이 당을 비판하거나 저 당을 지지하려고 모인 사람도 아니다. 우리는 다들 좋은 환경에서 아이들 키우려고 힘든 출퇴근 감수하며 이사 온 사람들이다. 10~20년 이곳에 터전 잡고 제2의 고향으로 삼아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12일 저녁 6시 30분께 파주시 와석순환로 사거리에서 진행된 3기 신도시 반대 집회에서 이하우 운정신도시 홍보국장의 말이었다. 이날 운집한 운정신도시연합회, 일산신도시연합회, 검단신도시입주자협의회 회원들을 비롯해 3기 신도시를 반대하는 주민들 약 1000명은 이 말에 호응하며 ‘3기 신도시 백지화’를 외쳤다.

이날 모인 파주 운정, 인천 검단 등 2기 신도시 주민들은 아직 도시여건이 무르익지 못한 상황에서 서울과 더 가까운 지역에 신도시가 들어서면 집값이 하락하고 미분양이 쌓일 수 있고, 교통의 사각지대로 몰릴 것을 우려하고 있었다. 

이날 이승철 운정신도시연합회 회장은 성명서를 통해 “운정신도시 주민들 대부분은 10년 전 아파트 최초 분양가 이상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아파트 분양가 가격만이라도 제발 회복해서 재산상의 큰 손해만 보지 않으면 그동안의 피눈물을 감수하며 만족하신다는 분이 대다수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운정신도시의 대중교통 불편문제는 GTX 하나만 들어온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가 결코 아니라는 것이 운정신도시 주민들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동안 국가를 믿고 국가정책에 순응한 댓가가 무엇인지 우리들은 5월 7일 정부의 3기 신도시 지정 발표로 똑똑히 보았다. 이것이 오늘 우리 모두가 자존감을 가지고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우리의 분노와 절규를 쏟아부어야 하는 이유”라고 전했다. 

이날 운집한 운정신도시연합회, 일산신도시연합회, 검단신도시입주자협의회 회원들을 비롯해 3기 신도시를 반대하는 주민들 약 1000명은 이 말에 호응하며 ‘3기 신도시 백지화’를 외쳤다.
이날 운집한 운정신도시연합회, 일산신도시연합회, 검단신도시입주자협의회 회원들을 비롯해 3기 신도시를 반대하는 주민들 약 1000명은 이 말에 호응하며 ‘3기 신도시 백지화’를 외쳤다.

이날 집회에는 검단신도시 입주 예정자들도 참석했는데, 부천 대장지구와 가까운 인천 검단신도시는 지난해 12월 인근 인천 계양지구가 3기 신도시로 지정되자 올해 분양한 단지들이 줄줄이 청약 미달된 상태다. 이태준 검단신도시 입주자 총연합회장은 “작년 검단신도시가 첫 삽을 뜨고 분양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계양신도시 발표가 나왔다. 그 때 ‘정부가 집값을 잡으려면 어쩔 수 없겠구나, 우리가 참고 기다려봐야지’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계양신도시 발표 5개월 후 다시 부천 대장신도시 발표가 나온 것이다. 분노를 참을 수 없어서 여기 집회에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파주에서 열렸음에도 일산 지역의 주민들이 대거 참여했다. 일산 지역 주민들은 특히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동조한 이재준 고양시장에 대한 반발을 거세게 드러냈다. 주민들은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을 인용해 시장은 주민소환투표청구권자 중 100분의 15 이상 서명이 있으면 선거관리위원회에 소환투표를 청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 시장을 주민소환투표에 부치자’는 의견을 모으고 있었다. 김 장관 블로그에는 수천 개 항의글을 남기면서 ‘다음 선거 때 보자’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날 집회에서 일산신도시연합회 회장은 “3기 신도시 개발에 고양시민들의 합의가 있었는가? 김현미 장관은 일산서구에서 8년간 이어 정치를 하는 동안 지켜진 공약이 있었느냐? 서울시의 집값이 올라가는데 왜 경기도에 집을 짓느냐? 서울시 그린벨트는 안 풀면서 왜 경기도 그린벨트를 푸느냐?‘고 따져 물었다.    

일산신도시연합회장이 이날 집회 단상에서
일산신도시연합회장이 이날 집회 단상에서 "서울 집값이 올라가는데 왜 경기도에 집을 짓느냐"고 묻고 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정치인들은 모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었다. 고양시의회에서는 김완규‧박현경‧손동숙‧심홍순‧이홍규‧정연우 의원이 참석했고, 파주시의회에서는 최창호 의원이 참석했다. 

신기식 고양시자치발전시민연합 대표는 “3기 신도시의 최종 결정권자는 결국 대통령이다. 역대 어느 정부도, 1기 신도시와 2기 신도시를 조성할 때조차 건드리지 않았던 그린벨트를 이번 정부에서 건드리고 있다. 이건 미친 짓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완규 고양시의회 시의원은 “7년 전에 운정신도시 조성할 때 보상이 나오지 않아 7명이 죽었다. 그렇게 사업이 진행되지 않았던 운정신도시, 30년이 다 된 일산신도시를 두고 창릉신도시를 짓는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박현경 고양시의회 시의원은 “여러분은 집권당 의원들을 설득해야 한다. 이분들은 여러분들의 표를 먹고 사는 정치인이다. 우리는 이념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것을 걱정하는 생활정치에 나서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운정신도시연합회, 일산신도시연합회, 검단신도시입주자협의회는 이날 집회가 열리기 1시간 전부터 신도시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는 동시에 머리띠와 플래카드, 깃발, 고양이 마스크를 나눠주는 등 집회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들 연합회는 오는 18일 일산에서 2차 집회를 갖기로 했다.  

이날 MBC, KBS, SBS, 연합신문 등 중앙의 언론들도 이날 집회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날 MBC, KBS, SBS, 연합신문 등 중앙의 언론들도 이날 집회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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