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일산서구 법곳동 160번지(멱절길 35번길) 일대에는 고장이 나거나 폐차된 차량뿐만 아니라 인근 업체의 차량까지 길게 줄지어 서있다.  밤낮으로 차량들이 주차해 있지만 어디에서도 단속하지 않고 있다.
고양시 일산서구 법곳동 160번지(멱절길 35번길) 일대에는 고장이 나거나 폐차된 차량뿐만 아니라 인근 업체의 차량까지 길게 줄지어 서있다. 밤낮으로 차량들이 주차해 있지만 어디에서도 단속하지 않고 있다. 사진=국명수 기자

[미디어고양파주] 겉보기에는 멀쩡한 차량부터 완전히 폐차된 차량까지 400m 이상 줄지어 서있는가 하면, 버려진 컨테이너 박스, 심지어는 버려진 소방차까지 몰려있는 곳이 있다. 이곳에서는 누렇게 변질되어 썩어가는 채소가 악취를 풍기기도 하고 플라스틱과 비닐 재질의 썩지 않는 각종 쓰레기가 쌓여있는 데도 누구 하나 손보지 않고 있다.   

거의 방치되다시피 한 이 일대는 바로 고양시 일산서구 법곳동 160번지(멱절길 35번길) 일대다. 이곳은 폐차업체와 자동차 정비수리업체가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인적이 드문 곳이다. 또한 주위에는 창고가 드문드문 있는 논밭으로만 되어 있어 이곳을 찾지 않은 이상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래서 자칫 우범지대로 변질된 가능성도 엿보였다.    

우선 이 일대에 줄지어 선 차량의 일부는 인근 자동차 정비수리업체와 관련이 있는, 수리하기 전후의 차량들이다. 역시 인근에 위치해 있는 외국차 전문업체의 직원들의 차량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이곳에 세워진 멀쩡한 차량에는 해당 외국차 전문업체 직원 이름이 적힌 명함이 꽂혀 있었다. 주민들에 의하면 인근 대화동 아파트에 거주하며 화물차를 모는 아파트 주민들이 저녁마다 그곳에 화물차를 주차해 놓기도 한다. 한 주민은 “화물차만 주차하는 것이 아니라 주차를 하면서 아파트의 쓰레기를 이곳에 내다 버린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쓰레기 더미에 대한 관리를 요구하며 고양시에 여러번 민원을 제기했다.  

보닛과 엔진이 사라지거나 값나가는 부품이 뜯겨나간 보기 흉한 차량들이 적지 않게 보이기도 했다. 또한 일반 자동차뿐만 아니라 공무수행 차로 이곳저곳에 흠결이 나있는 소방차까지도 이곳에 놓여있어 놀라움을 주고 있다.   

이 일대를 자주 접하는 법곳동의 한 통장은 “해당 구역에 있는 차량들은 인근 자동차 정비수리업체가 관리하는 차량들이 많다. 자동차 정비수리업체가 정비할 차량을 세워놓을 곳이 없으니까 그곳에 세워놓는다. 보험사와 협의가 되지 않아 폐차 처리하지 못해 그냥 세워둔 차량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통장은 또한 “인근에 위치해 있는 외국차 전문업체의 직원들의 차량들도 있다. 이 회사의 주차장이 협소하니까 직원들이 50~60대 그곳에 차를 세우는 것 같다. 저녁에 보면 그 차들은 안 보인다”고 말했다. 

각종 차량들이 길 한 쪽에 늘어서 있기 때문에 간혹 이곳을 주행하는 운전자, 특히 이곳의 농업인은 트랙터나 경운기를 몰 때 큰 어려움을 겪는다.  한 농업인은 “봄철에 회전반경이 큰 트랙터를 몰 때면 거기에 있는 차들 때문에 힘이 든다. 그래서 그 차 주인을 불러 한바탕 싸우기도 한다. 그러면 그곳(외국차 전문업체) 직원들이 무리로 몰려와 나와 다툴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고양시는 이 일대에 차량들이 늘 줄지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단속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전했다. 고양시 일산서구청 교통행정과 담당자는 “경찰서에서 주정차단속 구역으로 고시하면 ‘주정차 금지구역’이라는 표지판이 세워진다. 그런데 해당 구역은 주정차단속 구역으로 고시된 구역이 아니기 때문에 구청이 단속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줄지어 선 차량들을 내놓은 업체들에게 문의해보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일대는 가로수들도 문제가 많았다. 이 일대 가로수들은 거의 죽어있거나 부러져 있는 등 거의 방치되어 있었다. 땅바닥으로 뻗어나가거나 나무에 감겨 올라가는 덩굴식물들이 어지럽게 자라고 있어 관리가 필요했다. 도로 옆 농장주는 “8년 전 쯤에 도로가 새로 생기면서 심은 가로수인데, 이 가로수는 그동안 관리를 거의 받지 않은 듯하다. 관리라고는 나무에 있는 벌레를 없애기 위해 몇 번 일산서구청에서 방역 작업을 한 것 외에는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관할 일산서구청에서는 인수인계가 잘못 됐다는 핑계를 늘어놓았다. 고양시 일산서구청 환경녹지과 담당자는 “인계인수가 잘못되어서 관리를 못했다. 뒷 도로에 있는 가로수이다 보니 눈에 띄지 않아서 관리가 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람이 거주하던 컨테이너 박스가 버려져 있다. 확인한 결과 법곳동 자율방법대 초소의 것이 아니라 이를 가장한 것이었다.
사람이 거주하던 컨테이너 박스가 버려져 있다. 확인한 결과 법곳동 자율방법대 초소가 아니라 이를 가장한 것이었다. 사진=국명수 기자
퇴비와 관련된 농약품도 눈에 띈다.
퇴비와 관련된 농약품도 눈에 띈다. 사진=국명수 기자
무우인지 호박인지 모를 채소가 썩어가며 심한 악취를 풍기고 있다.
무우인지 호박인지 모를 채소가 썩어가며 심한 악취를 풍기고 있다. 사진=국명수 기자
페인트와 각종 약품 등을 담았던 용기들을 버려져 있지만 아무도 치우지 않고 있다.
페인트와 각종 약품 등을 담았던 용기들을 버려져 있지만 아무도 치우지 않고 있다. 사진=국명수 기자
일반 자동차뿐만 아니라 공무수행 차인 소방차까지 방치되다시피 이곳에 주차되어 있다.
일반 자동차뿐만 아니라 공무수행 차인 소방차까지 방치되다시피 이곳에 주차되어 있다. 사진=국명수 기자
이 일대 가로수들은 거의 죽어있거나 부러져 있는 등 거의 방치되어 있었다. 땅바닥으로 뻗어나가거나 나무에 감겨 올라가는 덩굴식물들이 어지럽게 자라고 있어 관리가 필요했다.
이 일대 가로수들은 거의 죽어있거나 부러져 있는 등 거의 방치되어 있었다. 땅바닥으로 뻗어나가거나 나무에 감겨 올라가는 덩굴식물들이 어지럽게 자라고 있어 관리가 필요했다. 사진=국명수 기자
보닛과 엔진이 사라지거나 값나가는 부품이 뜯겨나간 보기 흉한 차량들이 적지 않게 보이기도 했다.
보닛과 엔진이 사라지거나 값나가는 부품이 뜯겨나간 보기 흉한 차량들이 적지 않게 보이기도 했다.
사진=국명수 기자
값나가는 필요한 부품을 뜯어간 듯이 보이는 차량도 있었다. 사진=국명수 기자
값나가는 필요한 부품을 뜯어간 듯이 보이는 차량도 있었다. 사진=국명수 기자
저작권자 © 고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