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고양파주] 고양시는 3‧1운동 100주년 기념의 의미를 기리기 위해 23일부터 30일까지 ‘평화, 그 다양한 만남’이라는 주제로 ‘고양평화통일문화예술제’를 개최한다. 또한 한반도 평화 시대를 대비해 ‘평화’라는 주제에 대해 시민들이 소통하고 평화와 통일을 문화예술로 승화시키고자 하는 행사이기도 하다. 고양평화통일문화예술제는 고양시가 주최하고 고양평화통일교육협의회‧통일을 이루는 사람들‧고양YMCA‧고양시민회가 주관한다. 

고양평화통일문화예술제 첫날인 23일에는 ‘한반도 평화시대 고양시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포럼이 열렸다. 이날 백장현 통일시민학교(고양시 시민단체 ‘통일을 이루는 사람들’ 산하)이 발제를 했고 이어 토론회가 열렸다.  

백장현  교장은 우선 지난 2월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의 결렬에 대해 먼저 말했다. 백장현 교장은 회담 결렬이 국민에게 실망을 안겼지만 향후 더 나은 합의 도출에 자양분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백 교장은 회담결렬이 오히려 ‘약이 되었던’ 사례로 1986년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카비크에서 이틀 간 열렸던 미소정상회담을 들었다. 레이카비크 회담 역시 미소 양국이 전략방위구상(SDI, Strategic Defense Initiative)에 대한 이견으로 결렬된 회담이었다. 당시 미국의 레이건은 우주 공간에서 엑스레이와 레이저 기술을 이용해 핵미사일을 요격하는 구상이 핵무기 경쟁을 끝낼 것이라고 주장하며 SDI 개발을 고수했다. 반면 소련의 고르바초프는 SDI가 오히려 핵무기 경쟁을 우주 차원으로 확대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장현 통일시민학교 교장이 ‘한반도 평화시대 고양시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발제를 하고 있다. 그는 결렬된 북미 하노에 대해 "북미 양측의 입장이 분명하게 드러났고, 이에 따라 북미 양측이 어디까지 양보할 수 있고, 어디까지 양보할 수 없는지 파악한 회담이 됐다" 며 "향후 더 나은 합의 도출에 자양분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백장현 통일시민학교 교장이 ‘한반도 평화시대 고양시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발제를 하고 있다. 그는 결렬된 북미 하노에 대해 "북미 양측의 입장이 분명하게 드러났고, 이에 따라 북미 양측이 어디까지 양보할 수 있고, 어디까지 양보할 수 없는지 파악한 회담이 됐다" 며 "향후 더 나은 합의 도출에 자양분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다음해 12월 열린 워싱턴에서 열린 미소정상회담은 성공적이었다. 그 성공은 고르바초프의 SDI 양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고르바초프는 워싱턴 회담 전에 자신이 신뢰하는 과학자로부터 우주공간에 엑스레이와 레이저를 설치할 수 있지만 그것을 방해하는 기술적인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는 SDI의 기술적 결함을 설명을 들었기 때문에 양보가 가능했던 것이다. 

백장현 교장은 “워싱턴 미소정상회담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1년 전 레이카비크 회담을 통해 미소 양국이 서로 양보할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하노이 회담역시 북미 양측의 입장이 분명하게 드러났고, 이에 따라 북미 양측이 어디까지 양보할 수 있고, 어디까지 양보할 수 없는지 파악한 회담이 됐다”고 말했다. 

백 교장에 따르면, 북한의 요구는 영변 핵시설을 미국 전문가들의 입회하에 완전히 영구적으로 폐기하는 대신 2016년 이후 단행된 제재 중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을 해제해달라는 것이고, 미국의 요구는 영변 핵시설 뿐 아니라 다른 곳에 있는 우라늄 농축시설도 폐기해야만 제재 완화를 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백장현 교장은 북미협상이 타결되면 분단체제가 종식되고 평화 속에서 남북이 전면적으로 교류협력하는 시대로 진입하게 되고, 이때 고양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도 말했다. 

백 교장은 “고양시는 남북 지방정부 간 교류협력의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북한의 강령개발구 같은 곳과 제휴해 포괄적인 협력사업을 벌여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고양시에는 농수산물센터가 있어 북한에서 들어오는 농수산물을 소화할 능력이 있고,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북측에 농업기술을 전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고양에서 개성까지 마라톤행사를 정례화하는 것도 추진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백장현 교장의 발제에 이어 김미수 고양시의원을 좌장으로 한 토론회가 이어졌다. 토론회에는 은희만 통일나무집행위원장, 김재환 고양평화청년회회장, 안가영 고양외고 3학년 학생이 참석했다. 

김미수 고양시의원을 좌장으로 한 토론회도 이날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김재환 고양평화청년회회장, 김미수 고양시의원, 은희만 통일나무집행위원장, , 안가영 고양외고 3학년 학생이 참석했다. 
김미수 고양시의원을 좌장으로 한 토론회도 이날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김재환 고양평화청년회회장, 김미수 고양시의원, 은희만 통일나무집행위원장, , 안가영 고양외고 3학년 학생이 참석했다. 

은희만 통일나무집행위원장은 “남북협력을 위해서는 우선 북한을 바라보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사회적합의를 위해서는 우리 사회 내부의 치열한 논의와 토론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환 고양평화청년회장은 “고양평화청년회 차원에서 남북의 이질적인 문화를 극복하기 위해 북의 언어를 공부하고, 3대 세습을 왜 비판해야하는지 공부하고, 북한의 신년사를 분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고양외고 동아리인 통일미래연구부 부장을 맡고 있는 안가영 학생은 “북미정상회담 결렬에 대한 청소년들의 반응은 예상된 결과라는 비관적인 태도가 많다”며 “따라서 청소년들이 올바른 통일관을 갖추도록 통일교육을 공교육범위에서 지정해줬으면 좋겠다. 특히 통일의 달로 정해진 4월에 교육부 측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통일교육을 체계적이고 구체적으로 실시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양평화통일문화예술제는 23일 포럼에 이어 26일 오후 7시부터는 덕양구청 대강당에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 그리고 민생경제의 발전’이라는 주제의 특강도 마련했다. 이 특강은 민생경제연구소 안진걸 소장이 맡았는데 평화와 통일을 민생경제적 측면에서 바라봄으로써 평화통일의 의미를 조망하는 내용이다.

행사 마지막 날인 30일 오후 1시부터는 일산문화공원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주제로 한 ‘평화, 새로운 미래 사진전’과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특별전’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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