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굴조사가 우선적으로 실시될 행주산성 대첩비 주변 모습.
고양시가 재단법인 한양문화재연구원과 함께 하는 시굴조사에서 우선적으로 시굴할 행주산성 대첩비 주변 모습.

[미디어고양파주] 임진왜란 전승지로 많이 알려진 행주산성이 이보다 5~6세기 이전인 삼국시대에 군사 요충지였음을 밝혀내는 시굴조사가 시작됐다. 

사적 제56호 고양 행주산성은 오랫동안 토성으로만 알려졌다. 9세기 무렵의 것으로 추정되는 토성(土城) 흔적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2017년 행주산성에서 삼국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3m 높이의 석성(石城)이 발견됨으로써 학술조사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때 행주산성에서는 석성과 함께 ‘행(幸)’자가 새겨진 기와편, 토기편, 화살촉, 수레바퀴 부속품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 고양시가 ‘행주산성 종합정비 계획 수립’에 앞서 시굴조사를 진행하면서 석성이 드러난 것이다. 

지난 2017년 행주산성에서 삼국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3m 높이의 석성(石城)
지난 2017년 행주산성에서 삼국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3m 높이의 석성(石城)

이후 2018년도 문화재청 예산안 심사에서 ‘행주산성 석성 발굴 사업비’로 5억원이 편성됐다. 국비 3억5000만원, 도비 7500만원, 시비 1억5000만원이다. 이에 따라 고양시는 3월 11일부터 28일까지 약 14일간의 일정으로 행주산성 내 삼국시대 추정 석성구역에 대해 시굴조사를 진행한다. 석성의 규모와 축조 기법을 파악하는 한편 행주산성의 역사적 실체와 가치를 재평가하기 위해서다. 또한 행주산성의 향후 복원‧정비 연구에 필요한 기초 학술자료를 확보하기위해서다. 

고양시는 재단법인 한양문화재연구원과 함께 우선 행주산성 대첩비 주변으로 시굴조사를 실시해 석성의 구체적 범위를 파악하고, 시굴조사 완료 후에는 문화재위원 등의 자문을 얻어 정확한 축조 기법과 축조 시기 등을 파악하기 위한 정밀발굴조사로 전환할 계획이다.

고양시 문화유산관광과 담당자는 “행주산성은 일반인들에게 조선시대 전승지로만 알려졌는데 이런 의미보다 더 유구한 역사를 지닌 유적”이라며 “삼국 항쟁기의 중심지였음을 규명해 잃어버린 역사성을 회복하고 가치를 재평가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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