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고양파주] 지금까지 시의원들의 외유성 해외여행이 보도되며 시민들의 빈축을 사왔다. 하지만 공무원들의 해외출장도 이에 못지않게 외유성이 짙다는 것이 수치적으로 드러났다.   

고양시는 최근 4년 동안 1758명, 1년 평균 440명이 해외출장을 간 것으로 조사됐다. 파주시는 같은 기간 677명, 1년 평균 170명이 해외출장을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4년간 공무원수 대비 해외출장자 비율은 고양시는 15~20%, 파주시는 9~14%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 따지면, 고양시는 최근 4년 동안 약 50억원, 1년 평균 약 12억5000만원의 공무원 해외출장 비용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파주시는 같은 기간 약 16억원, 1년 평균 약 4억원의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명의 공무원이 해외출장에 소요되는 평균비용은 고양시가 284만원, 파주시가 237만원인 것으로 고양시가 파주시에 비해 47만원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해외출장 비용은 모두 시민이 낸 혈세로 이뤄진다.  

이 같은 수치는 미디어고양파주(MGP)가 고양시와 파주시의 2015~2018년 4년 동안 공무원 해외출장에 대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이 분석에는 ‘지방직 공무원’ 신분인 이들이 시 차원의 국외 출장비 예산으로 가는 공무 출장만을 포함시켰다. 해외출장을 무슨 이유로 가는지를 나타내는 ‘해외출장 사유별 비율’은 금액 비율이 아닌 사람수의 상대적 비율을 적용했다. 한 사람이 여러 차례 출장을 갔을 경우 중복 집계될 수도 있으며, 대상국가도 한 번에 여러 국가를 출장가기 때문에 중복 집계될 수도 있다. 

 

• 외유성 짙은 ‘자유배낭여행’ ‘우수직원 보상’ 비율 높아   

‘우수공무원 근무평가 보상’ 항목은 크게 '대외적 평가 유공 공무원 보상+ 조직 내 성과평가 우수 공무원 보상‘을 계산한 항목이다. '타도시와 교류 및 해외 마케팅' 항목은 '타도시와 교류행사 + 해외 마케팅 + 해외시장 개척 + 해외행사 참관'을 계산한 항목이고, '기타' 항목에는 인솔, 출장 목적이 불분명한 교육 등이 포함되어 있다. 파주시도 이와 동일하게 적용했다.
‘해외출장 사유별 비율’은 금액 비율이 아닌 사람수의 상대적 비율을 적용했다. ‘우수공무원 근무평가 보상’ 항목은 크게 '대외적 평가 유공 공무원 보상+ 조직 내 성과평가 우수 공무원 보상‘을 계산한 항목이다. '타도시와 교류 및 해외 마케팅' 항목은 '타도시와 교류행사 + 해외 마케팅 + 해외시장 개척 + 해외행사 참관'을 계산한 항목이고, '기타' 항목에는 인솔, 출장 목적이 불분명한 교육 등이 포함되어 있다. 파주시도 이와 동일하게 적용했다.

  
이번 분석에서 해외출장 사유를 6가지 항목으로 나눴다. △자유배낭여행 △우수공무원 근무평가 보상 △30년 이상 근무 보상 △해외 선진사례 벤치마킹 △타도시와 교류 및 해외마케팅△기타 

이 6가지 항목 중, 비교적 외유성이 짙은 항목에는 △자유배낭여행 △우수공무원 근무평가 보상 △30년 이상 근무 보상 △기타 등이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비교적 외유적이 옅은 항목으로는 △해외 선진사례 벤치마킹 △타도시와 교류 및 해외마케팅이라고 볼 수 있다. 

고양시와 파주시 2개 시의 해외출장 사유별 빈도수(사람수)를 살펴보면, 고양시는 근무평가 우수직원 보상 차원(25.8%)이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해외 선진사례 벤치마킹(18.4%), 자유배낭여행(16.5%), 타도시와 교류 및 해외 마케팅(16.2%) 순으로  많았다. 

이에 반해 파주시는 해외 선진사례 벤치마킹(29.0%)이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근무평가 우수직원 보상차원(22.6%), 타도시와 교류 및 해외 마케팅(16.8%), 자유배낭여행(16.5%) 순으로 많았다. 

외유성이 짙고 옅음의 분류를 위의 기준으로 적용하면,  고양시는 66.8%, 파주시는 55%가 외유성이 짙은 항목에 포함됐다.  

 

•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 등 관광강국 해외출장 선호  

최근 4년 동안 고양시 공무원들이 출장간 나라는 59개국인데 이중 가장 많이 출장 간 나라는 중국(327명)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일본(249명), 싱가포르(192명), 미국(177명), 스페인(171명), 프랑스(170명), 오스트리아(137명) 순으로 해외 출장을 많이 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파주시 공무원들이 출장 간 나라는 44개국으로, 이중 일본(214명)을 가장 많이 갔고, 그 뒤로 중국(194명), 독일(85명), 이탈리아(57명), 체코(51명), 오스트리아(47명), 호주 (41명) 순으로 많이 간 것으로 조사됐다. 

특이한 점은 고양시는 '몽골 고양의 숲' 조림지 점검을 위해 몽골에 출장을 갔다는 점과 파주시는 개성공단의 현지 현황파악을 하기 위해 북한에 출장을 갔다는 점이다.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 관광강국이 상위를 차지한다는 점도 공무원 해외 출장의 외유성이 강하는 점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의 수출금액 순위가 2016년 기준으로 33위로 비교적 낮은 체코가 파주시(6위), 고양시(9위) 공무원 모두 선호하는 해외출장국으로 나타난 것도 특이하다. 

 

• 고양시가 파주시보다 해외출장 많이 가고 많이 써 

고양시와 파주시 2개시 만을 분석했지만,  대체적으로 최근 4년간 고양시가 파주시에 비해 해외출장을 더 많이 가고 비용도 더 많이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에서 밝혔듯이 △1인당 출장비 △공무원수 대비 해외출장 비율 △4년간 해외출장 비용 총액 △1년 평균 해외출장 비용에서 모두 고양시가 파주시에 비해 수치가 더 높게 조사됐다.  

- 1인당 출장비 : 고양시 284만원 > 파주시 237만원
- 공무원수 대비 해외출장 비율 : 고양시 15~20%  > 파주시 9~14%
- 4년간 해외출장 비용 총액 : 고양시 약 50억원  > 파주시 약 16억원
- 1년 평균 해외출장 비용 : 고양시 약 12억5000만원 > 파주시 약 4억

 

• 1인 해외출장 최대비용 12박15일 960만원  

4년 동안 고양시 공무원 한 명이 해외출장을 가는데 가장 많은 비용을 사용한 예는, 2017년 6월 26일~7월 10일 12박15일 동안 러시아와 미국, 노르웨이를 갔다오는데 960만원을 쓴 K모과장의 경우다. 출장 목적은 ’세계도시전자정부협의(WeGO) 어워드 시상식 참가와 고양 프로젝트 홍보 및 투자설명회‘라고 되어 있다. 이 해외출장에는 K모과장뿐만 아니라 최성 전 고양시장을 포함한 10명의 공무원이 참가했고 총 8149만4200원을 출장비용으로 썼다. 

세계도시전자정부협의체는 서울시가 세계도시 상호 간 전자정부 교류․협력 촉진해 도시발전을 도모하고 도시의 정보격차해소를 목적으로 2010년 9월 창립한 국제기구다. 2018년 11월 현재 전 세계 129개 도시가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으며 의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이다. 

러시아 율리아노프스크에서 열린 세계도시전자정부협의(WeGO) 어워드에서 최성 전 고양시장은 지자체 장으로서 ‘지속가능한 도시 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고양시 사물인터넷(IoT) 융·복합 시범단지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스마트 쓰레기 수거 관리서비스’가 수상도시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최 시장은 이 행사에서 ‘통일한국의 실리콘밸리’에 대한 기조발제를 했다. 

이에 비해 파주시의 경우, 2015년 ‘고급리더과정 국외교육’이라는 목적으로 스페인과 독일을 8박10일 동안 다녀오는데 드는 비용 617만원이 최고로 나타났다.  

• 해외출장을 성과로 연결시키는 평가시스템 부재  

이렇게 세금으로 이뤄지는 해외출장 비용이 많지만, 지방공무원 해외출장은 관리•감독을 받지 않는다. 또한 해외출장이 어느 정도 학습효과로 나타났는지, 혹은 성과로 연결시킬 수 있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정교한 시스템은 없다는 것도 문제다. 시스템 마련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러한 시스템 부재가 아무런 개선 없이 계속 되기에는, 시민의 세금으로 1년에 12~13억원, 한달 기준으로 1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고양시의 해외출장 비용이 적지 않다.

해외출장에 대한 평가라고 해봐야 해외출장 갔다 온 모든 공무원들은 서식에 맞춰 출장 결과 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이 고작이다. 출장 결과 보고서는 해외에서 촬영한 사진을 첨부하고  해외출장으로 습득한 바를 향후 직무에 어떻게 접목할 지에 대해 사안별로 기술하도록 되어 있다. 

우수 공무원 선발에 의한 포상성격의 해외출장이 2~3중으로 겹쳐져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 성격의 카테고리에는 '우수공무원 근무평가 보상'뿐만 아니라 '해외배낭여행'도 포함된다. 여기에다가 30년 이상 장기재직에 대한 보상으로 해외출장 기회를 또 한 번 얻게 된다.    

해외배낭여행은 재직 중 1회에 한해서, 선발을 통해 포상의 형식으로 기회를 주는 해외출장이다. 선발의 기준은 실적, 상훈, 기피부서 근무 등 10가지 항목을 종합한 평가점수다. 고양시 인적자원담당관 관련자는 “해외배낭여행을 직급으로는 6급이 가장 많이 가고, 그 아래 7~8급뿐만 아니라 9급 공무원도 실적이 좋으면 갈 수 있다. 하지만 재직 기간 중에 선발이 못되어 한 번도 해외배낭연수 기회를 못 가지는 직원들도 많다”고 말했다. 해외출장 대상국과 기간을 정하는 기준에 대해서는 “일단 각 개인별로 원하는 국가와 기간을 제출하고, 대상국과 기간별로 개인의 의견을 반영하고 조율해 팀을 꾸린다. 해외배낭여행은 팀별로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포상성격을 가진다고 하지만 해외배낭여행은 공무원 복지차원의 자유여행이나 다름없다.   

 

• 법령에서 불허 불구, ‘선심성’ 장기근속 공무원 해외출장 관례화    

특히 30년 이상 장기재직에 대한 보상으로 해외출장 기회를 주는 것은 업무상의 출장이라고 볼 수 없고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도 개선 권고를 받은 사항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15년 12월 "여비(출장비) 예산으로 장기근속, 퇴직 기념 해외여행을 보내는 관행을 개선하라"고 전국 지자체에 권고했다. 4년 동안 고양시는 110명, 파주시는 28명의 공무원이 30년 이상 장기재직에 대한 보상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각 지자체는 강제력이 없는 ‘권고’ 사항을 무시하고 공무원 복지차원의 관례로 해외출장을 계속 보내고 있다. 이러한 관례에 대해 행정안전부는 ‘지방자치단체 세출예산 집행 기준’(예규) 2018년 개정해 장기근속자들의 해외출장을 막기 위한 법안을 내놓았다. 이 법안은 ‘법령 또는 조례에 근거 없이 장기근속공무원, 퇴직 예정 공무원 등에 대한 관광목적의 선심성 국외 여행은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못 박고 있다. 

이에 대해 고양시 인적자원담당관은 "법안이 장기근속 공무원에 해외출장을 완전히 막지는 않는다"며 "모든 지자체에서 30년 이상 근속한 공무원에 대한 해외출장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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