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고양파주] IMF의 직격탄을 맞은 40대에게 악몽은 현재 진행형이다. 통계청은 40대 취업자 수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감소폭이라는 보도로 현재까지 청년실업 1세대의 발목을 잡는 경제상황을 묘사한다. 이러한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도망치거나 맞서거나. 후자인 김태은 OK에듀·OK뮤즈 대표는 ‘청년창업 신화의 주인공’이다.

대학에서 무역학을 전공한 김 대표의 해상 장보고의 꿈은 이내 닻을 내려야 했다. 대신 어학의 재능을 살려 언어분야 유·초등 유명 학습지 교사로 사회 첫발을 내디뎠다. 잠깐의 시간일 것이라는 계획과는 달리 영어 교육자의 시간은 OK에듀 강사 교육 기간까지 포함해 18년 동안 이어졌다.

2014년부터 김 대표는 영어강사 파견과 영어교육 서적 경기 서북부 총판 사업을 시작한다. 학습지 교육에서 얻은 교육훈련법과 영어교재에 대한 안목이 생겼기 때문이다. 법인명은 ‘OK에듀’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그리고 교육 지원센터 등 기관에 찾아가는 인형극과 영어교사 양성, 유치원과 어린이집,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에 관련 교재 제공과 강사 파견 사업으로 18명의 영어교사가 상근 한다.

김태은 대표
김태은 OK에듀·OK뮤즈 대표

아담한 체구, 가녀린 미모의 40대 초반 워킹 맘. 김 대표의 첫인상이다. 초등학교 1학년 딸의 학부모이기도 한 그녀가 일·가정·육아, 삼중고의 극복 방법이 궁금했는데 기발했다. 초등학교와 자택과 사무실이 도보로 10분 거리에 나란히 위치해 있었다. 학교가 정해진 후 등교가 쉽도록 근처로 이사했고 사무실도 아이를 생각해 위치를 정했다.

다음 달부터는 신규 법인을 오픈한다. ‘OK뮤즈’다. 6세부터 초등 3학년까지 뮤지컬 플레이 영어교육학원이다.

강사들이 찾아가는 인형극 '혹부리 영감'을 'OK뮤즈' 뮤지컬 교실에서 연습 중이다.
강사들이 찾아가는 인형극 '혹부리 영감'을 'OK뮤즈' 뮤지컬 교실에서 연습 중이다.

MGP : 뮤지컬로 영어를 공부한다. 독특하다. 영어학습에 음악과 연극 예술장르를 접목한 계기는.

김태은 대표(이하 김 대표) : 서울시 중학교는 지난해부터 연극과 뮤지컬, 영화 등의 협력 종합예술 체험을 추진했다. 인공지능 시대인 미래사회에서 기계가 갖지 못하는 감성 능력, 창의성, 소통과 공감 능력의 함양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OK뮤즈는 취학시기인 유·초등생에게 역할분담을 실시함으로써 교우관계를 발전시키고 개인의 창의력과 표현력, 문제해결력을 갖춘 인재로 성장시킨다. 지식과 기능은 학교에서 주로 하기에, OK뮤즈는 예술 감성과 사고력, 표현력, 협력 중심의 체험 교육과정을 영어 뮤지컬에 접목해 인성과 예술, 영어 교육이 한 번에 가능하도록 했다.

산뜻하고 밝은 색상으로 인테리어 한 OK뮤즈 영어학원 내부.
산뜻하고 밝은 색상으로 인테리어 한 OK뮤즈 영어학원 내부.

MGP : 활동 중심으로 전문성 결핍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에 대한 대안은.

김 대표 : 검증된 영어 교재와 수준 높은 강사가 있다. 교재는 ‘디즈니 플레이 뮤지컬 북’을 사용한다. 해당 강사들은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숙련됐다. 강사도 지역의 유명 맘 카페를 통해 공개 채용하다 보니 아이의 심리를 잘 파악하고 집중도가 높다.

뮤지컬 커리큘럼 안에는 파닉스, 리딩(Reading), 스피킹(Speaking)이 체계적으로 녹아있다. 이후 에세이 라이팅(Writing) 반도 개설 예정이다.

리딩 훈련을 위해 저명한 미국 교과서 출판사인 H. Mifflin의 필독 권장도서 200여 권의 온라인 도서관도 운영한다.

MGP : 잡코리아 등 전문 구인 사이트 대신 지역 파워 맘 카페에서 강사를 채용한다는데.

김 대표 : 책임감과 전문성 때문이다. 파주맘·운정맘·일산아지매·김행나, 지역 맘 카페에 고학력 경력단절 여성인력이 풍부하다는 사실에 놀랐다. 우연한 기회에 구인광고를 통해 받아 본 채용 의뢰 이력서들이 쟁쟁하다.

채용 후에는 3~6개월 단위로 교육훈련이 진행되는 데 학습 능력이 탁월하다. 또한 교육 대상인 유·아동들이 강사의 지시를 잘 따른다. 아마 엄마 같은 친근감을 느껴서인지 학습 집중도와 분위기도 좋다.

거울이 있는 뮤지컬 연습실과 리딩, 스피킹 교실과 수업 전 학생들이 대기하며 영어 독서하는 대기실을 자연 느낌으로 공간을 만들었다.
수업 전 대기실을 자연 숲 느낌으로 꾸몄다.

MGP : 강사들의 업무 만족도가 높다.

김 대표 : 법인 사장이지만 강사들은 동시대의 여성이 많다. 고민도 동일하다. 취향과 생각도 같다. 강사들의 애환을 말하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기에, 같은 워킹 맘의 입장에서 휴게실과 탄력근무 등의 복지 시스템을 만들어 배려한다.

그러다 보니 지역에 착한 기업이라고 입소문이 많이 났다. 회사 이미지로 연결되어 총판 사업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지역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영어강사 파견과 전문서적 문의가 이어져 놀랐다. 뿌듯하다.

학생들이 다양한 원서를 읽을 수 있도록 도서들로 채워진 벽면 책장.
학생들이 다양한 원서를 읽을 수 있도록 도서들로 채워진 벽면 책장.

MGP : 치매 지도사, 학습심리상담지도사 과정을 공부했다. 교육사업과 연관이 있는가.

김 대표 : 고령화 사회를 앞둔 교육사업 기획을 위해 치매 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OK에듀에서 진행한 찾아가는 영어 인형극 사업을 실버 사업과 연계하려 한다. 학습심리상담지도사는 맞춤형 교육서비스 사업을 위해서다. 아이의 성향을 60문항으로 분석해 최적의 교육방법을 제시하는 컨설팅 서비스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24시간을 48시간으로 사용하는 김 대표는 대학원에서 사회복지분야 석사 과정도 하고 있다. ‘영어를 즐겁게 배우자’라는 슬로건에 ‘긍정’을 표현하기 위해 법인명에 ‘오케이, OK’를 붙였다는 절대 긍정녀 김 대표에게 힘들지 않냐고 묻고 싶었지만, 그녀가 한 손에는 아메리카노를 들고 정장 차림에 하얀 스니커즈를 신은 모습에서 영화 ‘인턴’ 속 앤 해서웨이의 모습을 발견했다. 즐기고 있는 모습이 멋졌다. 스마트 한 그녀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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