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고양파주] "평양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기자가 물었다. “치밀한 균형과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캔디 컬러의 도시”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올리버 웨인라이트가 전시장 입구에서 포즈를 취했다.
올리버 웨인라이트가 전시장 입구에서 포즈를 취했다.

올리버 웨인라이트(Oliver Wainwright)는 영국의 유력 매체인 가디언(Guardian)의 사진작가이자 기자, 건축·디자인 평론가다. 건축가로도 경력을 쌓은 그는 영국의 한 매체를 통해 ‘런던에서 가장 데이트하고 싶은 남자’로 선정될 만큼 핫하다.

파주출판도시입주기업협의회(회장 김승기)는 15일 제1회 파주건축문화제를 개최하고 그의 매력만큼이나 건축 비평가로 이름난 올리버 웨인라이트를 초청해 북한 건축물에 대한 강연과 사진 전시를 진행했다. ‘전시명은 <인사이드 평양, INSIDE PYEONGYANG>이다.

그는 북한의 건축물을 “베이비 핑크, 민트의 파스텔톤으로 덧칠한 영화 세트장 같다”라며 주체사상을 강조하기 위해 김일성과 김정일의 사진과 혹은 이들을 상징하는 연분홍 꽃과 붉은 꽃을 건축물 내부에서 항상 발견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건축물 외부와 내부는 자로 잰 듯, 대칭까지 계산한 것처럼 반듯했다. 하지만 내부는 체제의 고통과 신음은 소거된 정적이 흘렀고 사람들은 마치 레고 토이 같았다”면서 “유치원의 스위트한 캔디 채색과 대조를 이루며 미래 공상과학 영화 속 분위기였다”라고 전했다.

또한 “평양을 걷는 것은 일련의 무대 세트를 통과하는 것 같았다”라고 덧붙였다. 그가 강조한 비현실감의 극치는 ‘릉라도 5월 1일 경기장’사진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이처럼 세상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나라에서의 그의 건축여행 사진은 7월에 저서<Inside North Korea>에 담아 출간했다.

이번 첫 파주건축문화제는 올리버 웨인라이트의 오픈 강연에 이어 ‘파주출판단지의 가치 유지를 향한 나의 증언, 건축가 민현식 교수와 함께한 이야기’라는 주제로 이기웅 출판도시 명예회장의 강연도 이어졌다. 이어 서축기념공업관을 설계한 민현식 교수의 공간 투어도 진행됐다.

15, 16일 명필름 아트센터 영화관에서는 건축 관련 영화 <프라이스 오브 디자이어, 2015, 메리 맥귀키언>와 <브라질리아, 2017, 바트 심슨>, <노브고로드의 우주선, 2016, 안드레이 로즌>를 상영했다. 주택과 도시, 극장이라는 3가지 건축물을 둘러싼 에피소드를 다뤘다.

이번 제1회 파주건축문화제의 전시와 강연, 영화 상영, 투어는 모두 무료로 파주건축문화제 주최, 문체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경기도, 파주시, 파주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 사업협동조합 후원으로 진행됐다. 전시는 서축기념공업관에서 오는 27일까지 진행된다.

올리버 웨인라이트의 텀블러에 공개된 평양 건축 사진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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