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고양파주] 우리나라 100대 명산을 등반하는 국민이 많다. 물론 선정 기관에 따라 어느 산은 넣고 어느 산은 빠지기도 한다.

일단 100대 명산 중에서 일반인도 상대적으로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을 중심으로 여유를 가지고 1개월에 1곳~2곳 정도를 직접 등반하면서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오늘은 그 첫 번째로 경기도 파주시, 양주시, 연천군에 걸쳐 있는 감악산(紺嶽山)을 등반하였다. 화악산, 송악산, 관악산, 운악산과 더불어 경기 5대 악산의 하나로 해발 675m 높이의 산이다.

감악산이란 땅이름은 삼국사기(1121년)에서 처음 등장한다.

신령스러운 산이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추정되며, 일설에는 멀리서 산을 보면 전체적으로 감색을 띠고 있어 이와 같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기도 한다.

감악산은 이미 태조2년(1393년), 삼각산과 더불어 호국백(護國伯)으로 정해질 만큼 지리적으로나 신앙적 차원에서 관심의 대상이었다. 현재도 감악산에는 영험이 있다 하여 감악산 근처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치성을 드린다.

6·25 전쟁 중 벌어진 설마리 전투의 무대이기도 하다. 설마계곡 입구에는 이를 기리는 영국군 참전 기념비가 있다. 휴전선과 가깝기 때문에 감악산은 현재에도 군사적 요충지다.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등반이 금지되었다. 80년대 후반에 개방되면서 등산이 가능해졌다.

감악산에 오르는 대부분의 등산객은 파주시에서 추천하는 코스를 따라 등산한다. 추천 등산코스는 감악산 만남의 광장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감악산 출렁다리-청산계곡길-감악능선계곡길-정상-팔각정자-까치봉-운계능선길-손마중길-전망대-범륜사를 거쳐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약 7km 거리로 5시간 정도 걸린다. 이 시간은 휴식 및 식사시간 등을 포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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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악산 만남의 광장. 아직 공사 중이다. 주차장이 바로 옆에 조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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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등산객이 주로 이용하는 등산 코스

감악산 주차장에서 산길을 따라 10여분 올라가면 감악산 출렁다리를 만날 수 있다. 2016년 9월 20일 개통한 것으로 산의 양쪽 계곡을 서로 연결하는 현수교 형태의 다리이다. 많은 사람이 동시에 다리를 건너면 흔들림이 상당하다.

70kg 성인 900명이 동시에 지나갈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폭 1.5m에 연장 150m로 국내 산악에 설치된 현수교 중 가장 긴 보도교량이다. 출렁다리에서 내려다보이는 설마천 계곡과 운계폭포에 숨겨져 있는 사계절 경치는 등반객을 설레게 한다.

감악산 출렁다리. 방문한 날이 평일이라 한가한 편이었으나 주말에는 평균 1만명 이상 방문한다.
감악산 출렁다리. 방문한 날이 평일이라 한가한 편이었으나 주말에는 평균 1만명 이상 방문한다.

감악산 출렁다리를 지나 범륜사 이전에 우측으로 감악능선계곡길이 나온다. 능선길을 따라 올라가면 오랫만의 산행이라 힘들었다. 악귀봉, 장군봉을 지나 임꺽정봉(676.3m)에 도달하였다. 사방 경치가 시원스러웠다. 파주시, 양주시, 연천군 전망이 다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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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악산에 위치한 봉우리로 부도골 북쪽에 있으며 생긴 모양이 매와 비슷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아래에 신암저수지가 보인다.  

임꺽정봉을 지나 감악산 정상(675m)에 도착했다. 정상에는 제법 평평한 공간이 나온다. 철탑이 우뚝 서 있고 그 옆에 감악산비가 침묵을 지키고 있다. 감악산비는 글자가 전혀 확인되지 않고 있어 몰자비(沒子碑)라 부르기도 하고, '설인귀비'나 '빗돌대왕비' 등으로 구전되기도 한다. 

1982년 동국대학교 감악산고비 조사단에서 2차례에 걸쳐 이 비를 조사한 결과 그 형태가 북한산의 '진흥왕순수비'와 흡사하고 적성지역이 전략적 요충지로써 진흥왕대에 영토확장 정책에 따라 세력이 미쳤던 곳이라는 점을 들어 제5의 '진흥왕순수비'의 가능성을 제기하였으나 결론을 낼만한 확실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

감악산비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있다.

감악산비는 원래 양주시 남면 황방리(초록지기마을) 입구 간파고개 도로변에 있었는데, 그 앞을 지날 때에는 말을 타고 가던 행인들도 내려서 절을 하고 지나가야 무사히 고개를 넘었으며 이를 무시했을 시는 말에서 떨어지는 등 화를 당하였다고 한다. 

타지에서 이 내용을 모르고 지나던 행인들도 피해를 보게 되는 등 불편이 있어 감악산신령님께 도움을 요청하는 제를 올리게 되었다. 어느 날 이 근방의 주민들이 같은 꿈을 꾸었는데, 감악산신령이 나타나 소를  빌려 달라고 하였다.

다음날 일어나보니 꿈속에서 빌려주겠다고 한 주민들의 소는 땀을 뻘뻘 흘리고 있고, 거절한 주민의 소들은 모두 죽어 있었다. 그런데 평상시 산모퉁이에 있던 비석이 어느새 감악산 정상으로 옮겨져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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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악산 정상의 모습이다. 우측 보이는 비석은 감악산비이다. 

정상에서는 KBS 중계소 등이 있고, 북쪽 방면에 있는 임진강 건너편으로 휴전선 일대가 보인다. 날이 맑으면 개성의 송악산까지도 희미하게 보이곤 한다. 내려오는 길에는 자연을 만끽하면서 기분 좋게 내려 올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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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는 길에 적성면을 내려다 본 장면. 저 멀리 시가지와 임진강이 보인다. 팔각정자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다. 

정상에서 내려오면서 팔각정자에서 과일 등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였다. 까치봉을 지나 운계능선길을 내려오면서 잠시 하늘을 보았다. 나무와 파란 하늘, 구름이 너무나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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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하는 코스 중 하늘을 본 장면. 파란 하늘과 유유히 떠다니는 구름이 정겹다.

잠시 자연을 만끽하고 나서, 법륜사로 하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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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00대 명산답게 많은 산악인 찾았다는 표시이다. 방문한 수많은 산악회 이름이 걸려있다. 

범륜사는 신라 진평왕 당시 의상대사가 처음으로 세웠다고 한다. 조선시대 임진왜란 당시 불타 전소되었으나, 1970년에 재창건되었다고 한다. 보통 사찰은 단아하고 숙연한 느낌인데, 범륜사는 다소 번잡한 사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좁은 공간에 너무 많을 건물과 조형물이 들어서 있어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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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륜사 경내의 대웅전 모습이다.

범륜사 경내에 나무화석(木化石)이 있다. 통나무가 돌로 변한 것, 약 25억년전 중생대 화석으로 1992년 중국에서 반입한 것이다. 이는 나무가 땅속에 오랜세월 묻혀있는 동안 광물질(주로 규토)이 나무 속으로 스며들어, 나무성분은 녹아서 빠져 버리고 복잡한 화학작용을 통해 나무가 화석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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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화석(木化石). 둘레 4m이고 높이는 1m 정도이다.

내려 오면서 감악전망대에서 다시 감악산 출렁다리를 조망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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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악전망대에서 본 감악산 출렁다리. 저 위쪽 오른편에 범륜사가 있고 그 왼편에 전망대가 보인다. 

매년 9월 둘째 주 일요일에는 이 산을 알리기 위한 감악문화축제가 남면 신산리에서 진행된다.

오랜만의 산행이라 다소 피곤하였다. 오전 7시에 고양시에서 출발하여 오전 8시에 산행을 시작해 오후 1시경에 감악산 만남의 광장 주차장에 다시 도착하였다. 충분히 여유를 가지고 산행하였으나 5시간 정도 걸렸다. 

다음 산행은 추석 명절 기간에 서울에 있는 관악산을 등반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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