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고양파주] 8대 고양시의회 첫 시정질문에 13명 의원들이 나설 예정이다. 시의회 정수는 33명, 전체 시의원의 40%가 시정질문에 나서는 셈이다. 동일 회기에 10명 이상 의원들이 시정질문에 나서는 것도 전례가 없어 ’공부하는 의회‘를 표방한 8대 고양시의회가 변화를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고양시의회 사무국과 의원들에 따르면 오는 24일 시작되는 223회 임시회 시정질문에 의원들이 몰리고 있다. 27일로 예정된 시정질문을 신청한 시의원만 13명. 이중 8명이 초선의원이다.

이번 회기는 지난 222회 임시회가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원포인트 성격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8대 의회를 시작하는 첫 회기다. 

지난 의회들을 살펴봐도 이번 시정질문 참여 의원 수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고양시의회가 공개하고 있는 회의록을 기준으로 5대 의회 첫 회기에는 7명이, 6대 의회는 8명, 7대 의회는 6명만 시정질문에 나섰다. 이에 비하면 두 배 이상 시정질문이 늘어났다. 전체 고양시의회 역사를 살펴봐도 한 회기에 10명 이상이 시정질문을 한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시정질문은 의회 의원이 시정운영 특정사안에 시장과 관계공무원들의 설명을 요구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활동이다. 의정활동의 성실도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활동이지만 그간 활용도는 매우 낮았다.

미디어고양파주는 올해 1월 ’4년 동안 조례발의·시정질문 단 한 번 하지 않은 고양시의원이 있다‘ 제하의 기사를 통해 7대 고양시의회 의원 29명중 6명이 시정질문이나 5분발언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2018년 1월말 기준). 지난 의회 의원정수 기준 20%가까운 시의원은 4년간 본회의장 단상에 한 번도 서지 않은 것으로, 보도이후 지역사회의 비판도 상당했다.

이와 함께 일부 시의원들이 시정질문을 행정에 대한 건전한 비판과 미래지향적 대안제시보다 의도적인 시정 폄훼, 주민민원 소개 등으로 협소하게 활용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그런 점에서 이번 시정질문에는 야당 의원들의 참여가 눈에 띈다. 13명 중에서 한국당이 7명, 정의당이 3명으로 야당이 10명을 차지했다. 한국당은 비례대표 엄성은 의원, 정의당은 박한기 의원을 제외하고 모두 시정질문을 신청했다. 여당인 민주당은 21명 의원중 3명만 신청해 대비됐다.

내용을 살펴보면 지난 8년 시정운영과 민선 7기 이재준 시장의 시정운영에 비판적인 질문이 많았다. ▲백석동 요진와이시티 개발관련 기부채납 이행촉구 ▲행복주택 전면재검토 ▲고양환경에너지 시설 대책 마련 ▲청소노동자 정규직화 관련 질의 등이 예정되어 있다. 정의당 박시동 의원은 취임 한 달차에 불과한 이재준 시장의 시정철학을 겨냥한 질문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들이 높은 수준의 대안제시도 함께 내놓을지가 관심사다.

시정질문이 몰리다보니 동일 현안에 대한 질문도 예고됐다. 민주당 김해련 의원과 한국당 정연우 의원은 산황동 골프장 문제를 동시에 제기할 예정이다. 다만, 해결방법은 다르다. 김 의원이 시민단체측 입장에 다가선 반면, 정 의원은 이재준 시장의 입장변화를 문제삼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정질문을 하루에 처리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고양시의회는 27일 하루 시정질문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이재준 시장이 미리 준비된 답변을 하고 의원별로 추가질문도 할 수 있어 일정이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정호선 고양시의회 홍보팀장은 “시정질문이 이렇게 많은 경우는 흔치 않지만 이전 사례를 찾아보니 10명 이상 시정질문을 신청해 하루에 끝낸 경우가 있어 일정을 하루만 잡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시정질문이 길어지면 의사일정중 하루를 더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시정질문 몰림 현상이 고양시의회의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앞서 이윤승 전반기 의장은 '공부하는 의회'를 강조한 바 있다. 초선의원이 많은 점을 고려해 의정활동 아카데미를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내비쳤다. 초선의원 중심의 정책의회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고양시의회 한 초선의원은 "초선의원들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은 것도 (시정질문이 많은)이유로 보인다. 유권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들도 있지 않겠나"라면서, "(어찌됐건)의정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좋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6.13지방선거 당선인으로 구성된 8대 고양시의회는 총 33명 의원중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이 21명, 자유한국당 8명, 정의당 4명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 다수다. 재선 이상에 비해 초선의원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24명이 초선으로 의회 70%에 이른다. 성비는 남성이 18명, 여성이 15명이다. 여성의원은 제7대 의회 10명에서 5명이나 늘었고, 전반기 이윤승 의장도 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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