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매듭 ; 남편의 그림자, 달빛아래 숨기놀이 하는 7남매나는 친정에서 딸 셋으로 성장했다. 아버지 어머니를 우리 집으로 모셔 와서 같이 지내다 돌아가셨다. 남편은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도 있었지만 장인・장모한테 남들이 흉내 낼 수 없을 만큼 효자였고 우리는 생전 싸움을 안했다. 애들 앞에서 큰소리 내 보지 않았던 우리 품에서 자란 큰딸 주신이가 “엄마 나도 시집가면 엄마처럼 살 줄 알았더니 싸울 일이 왜 이렇게 많아? 엄마는 어떻게 안 싸우고 살았어?”싸울 일 없는 부부가 세상천지에 어디 있나. 참는
[고양일보] 무명천에 핀 목단꽃은 고덕면 상장리 시골 마을, 여산 송씨 할머니와 많이 닮았다. 365일 내내 고단했던 그때는 무명천 밑에 실타래처럼 얼기설기 매듭을 풀 수 없이 하루하루는 뒤엉켰다. 한 올 한 올 풀어가면서 무명천 위로 목단꽃이 피어올랐다. 한숨과 세월로 한 땀 한 땀 놓은 수는 자태 고운 목단꽃은 코끝을 간질거리는 향기 대신 80년 켜켜이 쌓인인생의 향기로 마당 한 편에 도란도란 모여 앉았다.발그레한 뺨이 붉어 꽃봉오리 같던 봄날의 청춘을 뒤로하고 이제는 고향 마을의 뿌리 깊은 나무가 되었다. 아득히 멀리 와 버린